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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와 드라마

서울의 봄을 안보려고 했는데, 보게 만드는군요.

by uesgi2003 2023. 12. 9.

대학 첫 수업날, 교문을 들어서며 가장 먼저 마주친 대학낭만(?)은 (군사정권에 저항하던 제적되었던) 선배들의 시위였습니다. 워낙 공영방송과 조선찌라시의 세뇌에 찌들어서 적군파라고 눈살을 찌푸리고 지나갔었죠.

 

그런데 대학 4년 내내, 1987년 6월에는 서울역과 명동에서 한달 내내 격렬한 시위를 벌이게 되더군요.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바로 군사정권 타도였다고 대답합니다. 물론 강제징집되고 투옥되고 목숨을 잃는 분들에게 비교하면, 숨을 것 다 숨고 피할 것 다 피하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현실주의자였습니다만.

 

영화 1987을 보러 갔다가 끝까지 자리에 앉아 있지 못했습니다. 그 때, 그 곳, 그 사람들이 생각나서 영화관 통로에 주저 앉아 통곡을 했습니다. 

 

서울의 봄도 마찬가지로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때, 그 곳, 그 사람들이 생각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고 욕설을 퍼부을테니까요.

 

아내가 재촉하는데도 안 볼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당장의 암담한 현실로 이어지는 그 고통을 되살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좌빨 운운하는 것들이 설쳐대서 일부러라도 보러갑니다. 다음 주 중반에 가족 모두 보자고 연락해두었습니다. 

 

동학농민운동의 원흉 중 하나였던 고병갑은 부귀영화와 천수를 누리다 뒈졌습니다. 

군사쿠테타와 광주항쟁의 원흉 중 하나였던 전두환도 부귀영화와 천수를 누리다 뒈졌습니다. 

 

그 때는 힘없는 국민이 목숨내놓고 저항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소환과 직접투표로 응징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처절하게 처벌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힘을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