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씨어터가 절정기였을 당시에 초보자들이 사전조사없이 매장에 발을 들여 놓으면 대다수가 엄한 제품을 정말 엄한 가격으로 뒤집어 쓰는 일이 많았습니다. 유명 브랜드의 정상가(?)에 1~2백만원은 더 주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고, 양아치 수준의 업체에 걸리면 듣보잡 브랜드를 마치 명품처럼 생각하며 들여놓는 일도 다반사였죠.
그런 일이 요즘에도 꽤 벌어집니다. P모와 M모 브랜드가 명품 코스프레한 후에 대폭할인 (그래봐야 폭리) 유혹으로 초보자들을 놀리고 있죠.
아주 극단적으로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본토 가격이 착한데다가 개념있는 국내 수입사와 유통사를 통하면 오히려 역차별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제가 초보자들에게 강추하는 PSB가 바로 그런 브랜드입니다. 그 중에서도 PSB Imagine X2T는 공간과 예산만 된다면 되도 안돌아보고 선택해야 하는 톨보이입니다.
저는 원래 포칼과 JBL과 같이 직선적이고 호방한 성향을 좋아하기 때문에, 10년 전에 만났던 PSB는 바로 방출했었죠. 가격이나 만듦새는 무척 착한데 소리는 먹먹하다고 할까, 좋게 말하면 부드럽고 나쁘게 말하면 흐리멍텅한 소리였기 때문에 PSB라면 고개를 흔들며 말려왔습니다.
2015년 말에 와싸다에서 PSB가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졌다고 권하기에 '그래봐야 근본은 안 바뀐다'고 강하게 부인했었는데 정말로 놀라운 진화를 했더군요.
우퍼 2발의 저음은 꽤 깊고 단단하면서도 티타늄 돔 트위터의 고음은 무척 날카롭고 선명합니다. 중저음이 좀 강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서 놀랐습니다. 하이파이는 물론이고 AV에서 대단한 성능이겠더군요.
소리도 놀랍게 진화한 반면에 착한 가격은 여전하더군요. 미국본토의 가격은 약 1,300달러로 약 150만원 정도입니다. 미국은 보통 개당 판매하기 때문에 아래는 한 개의 가격입니다.
국내는 얼마일까요? 재고와 유통비용을 감안한다면 200만원 정도, 앞에서 예를 들었던 거품덩어리를 생각한다면 300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100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고급 바이와이어 포함이고 그나마도 환율때문에 올라간 가격입니다. 와싸다 창고개방에서 직접 수령한다면 무척 황당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00만원 정도의 한 두 등급 아래의 제품과 비교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그 정도라면 X2T가 아니라 X1T와 비교를 해야겠죠.
전에도 설명했었지만 X2T는 애교죠. PSB 플래그십인 T3는 미국본토에서 산다고 해도 800만원 이상을 주어야 하는데 와싸다는 430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하이파이 경력 30년이 되어가는 제 의견은 개인적인 편견으로 차치하고 다른 전문매체의 평가를 인용해보겠습니다.
국내에서 유명한 풀레인지의 평가를 보면 PSB T6가 입문형 톨보이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PSB T6? 예. T6는 이전 모델이고 X2T에서 훨씬 좋은 소리로 진화했습니다. 구형 모델에서도 이 정도 평가를 받았습니다.
평가절하되었고 국내인기가 별로 없었다는 T6와 달리 X2T는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어서 수입물량이 바로 품절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평가했던 리뷰어는 X2T의 성능과 가격에 저와 같이 놀라고 있을 겁니다. 성능은 훨씬 진화했는데 가격은 더 착해졌으니까요.
CNET은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그냥 단점만 보도록 하죠. 너무 커서 작은 방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단점입니다.
사실 극찬인 셈이죠.
뽐뿌에서 X2T로 홈씨어터 입문한 사용자의 자세한 후기입니다. 동영상의 소리는 (가장 잘 알고 있는) 저도 혹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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