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 노부나가를 올리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반드시 외우지 않아도 되지만) 용어들을 먼저 정리하고 전국시대의 독특한 신분제도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외우는 부담갖지 마시고 그저 필요할 때에 참조하는 정도로만 가볍게 봐주시면 됩니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일본은 천황이 존재했고 천황과 조정대신들 밑에 막부(바꾸후)의 쇼군(장군)이 그들의 명령을 받들어 통치하는 정치체제였습니다만, 실제로는 천황과 조정대신은 상징적인 의미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하늘의 자식은 커녕 일반 상인만도 못한 매우 비참한 생활을 했습니다. 지방의 다이묘가 신경을 써줬다면 좀 더 나은 처지가 되었겠지만, 실권을 가졌던 또는 보다 이익이 되던 쇼군만 신경쓰면 되었기에 아무도 천황과 조정을 챙겨주지 않았습니다.
그림 설명 : 게임 신장의 야망의 한 장면. 조정대신이 지방 다이묘를 찾아와 금 32,000냥에 높은 직위를 사지 않겠냐고 권유하고 있다. 그 당시 얼마나 이런 일이 잦았으면 게임에서까지 구현되었을까? 그림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결국 조정이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벼슬(임명장과 같은 상징만 있고 실권은 없는)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궁녀나 조정대신의 딸을 유력 무장에게 팔거나 황실의 보물을 파는 지경에 이르릅니다. 전국시대가 종식되는 도꾸가와 가문의 막부때부터 좀 나아지다가 메이지 유신과 함께 근왕파가 막부파를 타도하면서 천황의 지위가 복구됩니다.
간레이(관령, 管領) : 무로마치 막부의 한 직명. 쇼군을 보좌해 정무를 보는 벼슬
간빠꾸(관백, 關白) : 천황을 보좌해 정무를 담당하는 최고위 대신
고쇼(소성, 小姓) : 주군을 측근에서 모시며 잡무를 보는 무사
고쇼(어소, 御所) : 대신이나 쇼군의 처소
노(능, 能) : 연극 형식의 일본 고전 예능
다이묘(대명, 大名) : 많은 영지와 부하를 둔 무사의 우두머리
렌가(연가, 連歌) : 일본 고전 시가의 양식
세이이다이쇼군(정이대장군, 征夷大將軍) : 정치와 군사에 대한 전권을 가진 막부 최고의 권력자
바쿠후(막부, 幕府) : 무신정권 체제
(그림 설명: 신장의 야망이라는 게임에서의 막부시대 개막장면입니다. 클릭하면 커지지만 그냥 그림하나 넣을 때가 되어서 넣었습니다^^:)
진바오리(진우직, 陣羽織) : 전쟁터에서 갑옷 위에 걸쳐 입는 소매없는 겉옷
가로(가로, 家老) : 가신의 우두머리
가이샤꾸(개착, 介錯) : 할복하는 사람 뒤에서 목을 치는 일
노부시(야무사, 野武士) : 패잔병의 무기를 빼앗아 무장한 무사나 지역민 무리
덴슈까꾸(천수각, 天守閣) : 성의 중심부에 높게 쌓은 망루 겸 거처
로닌(낭인, 浪人) : 주군이 몰락해 거처없이 떠도는 무사
쇼군(장군, 將軍) : 세이이다이쇼군의 줄임말
아시가루(족경, 足輕) : 전시에 병졸이 되는 최하급 병사
(그림 설명: 일본 군대의 실질전력인 아시가루입니다. 평상시에는 농사를 짓다가 전쟁이 벌어지면 소집되었기 때문에 농한기에만 전쟁을 벌이는 재미있는 패턴이 있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가 상비군을 도입하면서 이런 패턴이 깨지고 그림과 같은 우수한 무장과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림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하따모또(기본, 旗本): 대장이 있는 본영이나 그곳을 지키는 무사
호로(모의, 母衣) : 갑옷 뒤에 장식용으로 걸치거나 화살을 막기 위해 입는 옷
부교(봉행, 奉行) : 행정, 재판, 사무 등을 담당하는 무사
슈고(수호, 守護): 지방의 치안 유지 담당관
라꾸이찌(악시, 樂市) : 특권 상인의 독점시장 대신에 다이묘 관리 하에 두었던 시장
세이가(청화, 淸華) : 궁전 벼슬아치의 가문
와까(화가, 和歌): 일본 고유의 정형시
히에이잔(比叡山) : 에이잔이라고도 하며, 천태종 총본산인 엔랴꾸 사가 있는 산
(그림 참조)
가게무샤(영무자, 影武者) : 대장이나 중요 인물대신에 적을 속이기 위해 꾸며놓은 비슷한 인물
기리시딴(절지단, 切支丹) : 카톨릭 교 또는 그 선교사
마에다떼(전립, 前立) : 투구 앞에 꽂는 장식물
가시와데(박수, 拍手) : 신에게 경배드릴 때에 치는 박수
그림 설명: 현재의 히에이잔 위치.
고와까마이(행약무, 幸若舞) : 무사가 노래를 부르며 부채로 장단을 맞춰 추는 춤
(그림 참조)
교겐(광언, 狂言) : 풍자형식의 전통극.
남만(南蠻) : 포루투칼과 스페인
덴구(천구, 天狗) : 깊은 산속의 신통력이 있다는 얼굴이 붉고 코가 큰 상상의 동물
무로마찌(실정, 室町) : 무로마찌 시대(1338-1573). 아시까가 다까우지가 막부를 개설한 이후 오다 노부나가가 막부를 무너뜨릴 때까지의 시대
와끼자시(협착, 脇着) : 큰 칼과 함께 허리에 차는 작은 칼
하까마(고, 袴) : 겉에 입는 아랫도리
히닌(비인, 非人) : 사형장에서 잡역에 종사하는 사람
그림 설명: 무장들이 즐겨 췄다는 부채춤 고와까마이
그림은 일본 무형문화재 모습이며, 음이나 동작이 매우 단조로와서 사실 춤이라고 하기에도 어색합니다. 가끔 창을 짊어지면서 추는 춤이 있는데, 그것이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신분제
(1) 덴노 (천황, 天皇)과 귀족
원래는 조정의 핵심으로 정치를 하며 각 지역(국)에 고꾸시(국사)를 보내 통치했다. 그러나 지방에서 자생한 무사집단이 그 지역은 물론 중앙정치까지 영향을 미치자, 가마꾸라 막부시대부터 메이지 유신에 이를 때까지 실권이 없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렇더라도 조정의 관직은 여전히 천황이 내리는 것으로 매관매직이 심했다.
(2) 고꾸시 (국사, 國司)
지방의 행정단위인 고꾸(국, 國)를 다스리는 사람으로 원래는 중앙귀족이 일정 임기로 파견되었다. 조정에서 임명한 지방의 수령이며, 막부의 지방조직과 공존하는 기이한 형태의 정치체제가 된다.
(3) 슈고 (수호, 守護)
국내의 치안유지와 경찰권 행사, 국내 무사들에 대한 지휘권을 막부로부터 인정받아 한 국(國)에 한 명씩 임명되었다. 앞에서 설명한 조정의 고꾸시와 같은 형태로 막부에서 지명하는 슈고가 공존했다. 그러나 실권에서 영향력이 훨씬 컸기 때문에 점차 고꾸시를 무시하게 된다. 슈고는 슈고다이(수호대)를 해당 지역에 두고 자신은 교또에 있는 막부에 등청해야만 했고, 막부의 권한이 약해지면서 슈고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슈고다이가 그 지역을 빼앗는 일이 다반사였다.
(4) 슈고다이(수호대, 守護代)
교또에 있는 슈고를 대신해서 그 지역을 다스리던 사람이다. 슈고다이 체제로 인해 슈고다이묘(수호대명)은 센고꾸다이묘(전국대명)과 달리 전국에 흩어진 영지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전국시대로 들어서자 지방에서 실제 지배를 행하던 슈고다이들이 나라를 빼앗고 다이묘로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5) 슈고다이묘(수호대명, 守護大名)
남북조시대의 오랜 전란에 인해 중세 유럽처럼, 슈고끼리의 사적인 주종관계가 만들어져갔다. 그리고 고꾸시의 기능까지 흡수하면서 일국을 완전히 지배하는 정도까지 발전하는데 이것을 슈고다이묘(수호대명)라고 부른다.
(6) 센고꾸다이묘(전국대명, 戰國大名)
스스로의 힘으로 한 지역을 독자적으로 지배하는 지방권력자다. 슈고다이묘는 어떤 형태로던 쇼군과 막부의 후원이 필요했지만 센꼬꾸다이묘는 자신의 힘에 의존해 영지를 다스리는 것이었다.
(7)사무라이(시, 侍)
귀족이 통치하던 헤이안 시대 말기에, 지방에서 토착 호족이나 실력자들은 자체적으로 무장을 하고 무사의 성격을 띄게 된다. 중앙에서 내려온 귀족(고꾸시)으로부터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서로 뭉치는 가운데 사무라이라는 계급적 성격을 갖추게 되고 나아가 중앙정부를 무력화 시킬 만한 실력을 갖춤으로써 일본사회에 사무라이는 신분이 확정되게 되었다.
(8)고꾸진(국인, 國人)
지방 토착 세력으로 호족화 해서 결국 센꼬꾸다이묘가 되는가 하면, 센꼬꾸다이묘의 가신단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다.
(9) 세이이다이쇼군(정이대장군, 征夷大將軍)
원래는 이민족 토벌을 위해 조정에서 임명한 장군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사무라이들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말로 변하게 되어 막부의 통치자를 말한다. 세이이다이쇼군은 명문대가의 자재들만이 할 수 있어서, 미천한 출신의 히데요시는 세이이다이쇼군이 되지 못했다.
(10)간빠꾸(관백, 關伯)
어린 천황 대신 정무를 맡아보는 것을 섭정이라 했고, 천황이 성인이 되고도 정무를 맡아보는 것을 간빠꾸라고 한다. 히데요시는 미천한 출신 때문에 쇼군이 될 수 없었기에 대신 관직에 집착하여 결국 일본 최고 관직인 정일품(正一位) 태정대신에 이어 간빠꾸가 되었다. 후에 간빠꾸의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났는데... 이를 다이꼬(태합, 太閤)이라 한다. 조선 말, 왕 뒤에 대원군이 있었듯이, 일본에서는 다이꼬 히데요시가 있었다.
(11)바꾸후(막부, 幕府)
원래는 중국에서 전시에 왕이 천막에서 정무를 보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으나, 세이이다이쇼군이 세운 무사들의 정권을 뜻하게 되었다. 일본 역사 속에서, 미나모또 가문의 가마꾸라 막부, 아시까가 가문의 무로마찌 막부, 도꾸가와 가문의 에도막부. 이렇게 3개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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