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은 미국의 대형 세단시장에서 상당히 좋은 호조(2013년 7만대, 140% 성장)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성공적인 진입은 어려워보입니다.
도요타 자체가 한 달 30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첫 달에만 그 목표를 뛰어 넘었을 뿐이고 그 이후에는 극히 부진한 것으로 압니다. 한 달에 9대 판매라는 기사도 나오더군요.
저는 임팔라와 함께 관심이 많은 차였기 때문에 어제 아발론을 빌려서 250km 정도를 시승해봤습니다. 토러스는 미국에서 3일 렌트해봤지만 임팔라는 언제쯤 기회가 있을런지...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에서는 참 난감한 차입니다. 성능과 가격대는 제네시스와 비교되는데, 정작 구매층은 그랜저와 비교하며 오히려 그랜저의 손을 들어줍니다.
대상 구매층이 될 수 있는 60대 초반 중산층 분에게 차를 보여주고 가격대를 말했더니 바로 "그럼 제네시스를 사지!" 하시더군요. 저부터도 과연 프로모션전 4,900만원의 돈을 주고 아발론을 살까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차라리 급을 낮춰서 그랜저나 토러스를 구입하거나 아예 좀 더 주고 제네시스나 인피니티 M37을 구입하겠습니다. 요즘 M37의 할인조건이 꽤 좋다고 하니까 사정권에 들어오겠죠.
사진기술이 엉망인데다가 폰사진을 올린 드랍박스가 다운이라 모두 외부의 것을 이용합니다.
차의 외관은 개인적으로 안 좋아하는 캠리보다 더 못난 느낌입니다. 대형세단이면 뭔가 인상적이어야 하는데 이것 저것 섞어 놓은 모습입니다. 다른 분에게 그랜저와 비슷한 크기라고 설명해도 못 믿더군요 ㅡ.ㅡ
입벌린 모습은 포드 패밀리룩이 먼저 생각나더군요.
국내에서는 최고옵션인 Limeted만 들어오기 때문에 옵션은 모자람이 없습니다.
대시보드의 시인성과 조작감은 모두 훌륭합니다.
센터페시아는 호불호가 갈릴 겁니다. 이런 미국식 배치를 좋아하는 분도 있겠고 전통적인 배치를 더 선호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전자기기를 조금 만져본 분이면 설명서없이 바로 개인설정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성이 좋습니다.
UBS 연결인 줄 알았는데 아이팟만 되어서 아쉽습니다. CD는 한장만 들어갑니다. 이왕 쓰는 김에 멀티체인저로 해주면 좋았을텐데요.
JBL 오디오로 서라운드 기능도 있고 터치식으로 특정 좌석에 음을 집중시키는 기능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마이너스가 많습니다. 사운드는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중저음의 타격음이 부족하고 그냥 예쁜 소리(솔직한 음이 아닌 화장끼 가득한 음)만 내줍니다. 그리고 운전자 중심으로 바꿀 경우 심하게 사운드가 무너지더군요.
핸들은 특별한 기능은 없고 여성이 운전하기에도 적당한 두께 그리고 무게감입니다. 주차장에서도 쉽게 핸들링이 되어서 여성이 불편하지 않을 겁니다.
의자는 세팅이 세밀하고 편하게 되어 있어서 불편하지 않지만 이 등급에서는 조금 딱딱한 느낌이 있습니다. 역시 알티마 의자가 최고입니다.
의자와 실내공간 모두 충분합니다. 참고로 182/95인 제가 의자와 머리 공간모두 불편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전면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어 시원합니다.
테스트하느라 정속주행용 크루즈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버튼식이 아니어서 편하지 않을 겁니다. 작년 말에 국내도입된 모델치고는 차선이탈이나 어댑티브 크루징 등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스포츠, 노말, 에코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데 제 엉덩이가 두터워서 그런지 아니면 제가 평소 타던 인피니티가 워낙 통통거려서 그런지 주행이나 승차감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안사람은 바로 느낀다고 하던데 저는 모르겠더군요. 승차감은 아주 미세한 수준이고 심하게 몰지 않아서 그런지 주행도 크게 바뀌지는 않더군요.
이제 달리기 성능입니다. 엔진음은 상당히 조용하고 주행소음도 꽤 조용합니다. 주행소음은 타이어의 차이도 크기 때문에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아발론의 상대적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달리기 성능입니다. 80~140km로 순간가속하면서 계속 갸우뚱하게 됩니다. '이 차가 3,500cc라고??? 더구나 네가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가볍잖아???'
물론 느낌은 상대적입니다. 저는 인피니티에 익숙해서 그런 것이고 아주 얌전한 차에 익숙한 분에게는 힘이 넘치는 괴물일 수 있지만요.
그리고 브레이크 압력이 매우 센 편입니다. 아우디 등은 브레이크 페달을 살짝만 대도 급제동하게 되어서 당황했는데, 아발론은 거꾸로 '이걸 여성이 운전하라고?'할 정도로 센 편입니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어서 '이거 도대체 얼마나 세게 밟아야 하는거야?'하고 아우디와 반대로 당황했습니다. 여성 운전자의 경우에는 ECU를 세뇌시키기 전까지는 아예 페달 위에 올라타야겠더군요.
왼쪽 리어미러는 확대, 오른쪽 리어미러는 일반이어서 양쪽을 번갈아 볼 때에는 어질거립니다. 그리고 사각이 있어서 리어미러를 바깥쪽으로 최대한 밀고 차선변경 시에는 머리를 기울여야 합니다.
차라리 중간 트림으로 4,000 정도에 들여와서 3,900만원에 할인판매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시승에서 돌아오던 길의 양재 IC 공영주차장(?) 모습입니다. 그냥 국도로 돌아갔어야 했는데 설마?가 역시!더군요.
양재 IC에서만 50분 동안 이 모양이었고, 저는 익숙하지 않은 브레이킹때문에 정말 곤란했습니다.
동승자는 넓고 편안하고 따뜻하니 잘 자더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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