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학자들 그리고 교학사가 이 정도로 친일성향인 줄 몰랐습니다. 블로그 등에서 실수로 사용할 용어를 교과서에 사용하면서 아이들에게 친일과 식민사관을 가르치겠다는구요. 그리고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반드시 채택하고 보급해야 한다고 새누리당과 노친네 연합회가 날뛰고 있습니다.
일본 입장에서 깨알같이 사용한 단어도 수두룩하다. 일본인들의 의병 '학살'을 '소탕' '토벌'이라고 표현한 게 대표적이다. "일본은 한국 병합을 실현하기 위해서 의병을 소탕해야 하였다.
교학사 - 일본은 1909년 9월부터 2개월에 걸쳐 '남한 대토벌 작전'으로 의병을 토벌하기 시작하였다."(265쪽)
다른 교과서 - "의병 4천여 명이 체포되거나 학살당하였다"(미래엔·214쪽), "대대적으로 의병을 공격하였다"(두산동아·187쪽), "2개월 동안 100명이 넘는 의병장과 수천 명의 의병이 체포되거나 피살되었다"(지학사·248쪽)등
다른 교과서의 서술과는 분명히 다르다.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도 '투하'라는 게 일반적인 표현이라서 다른 교과서들은 다 그렇게 썼다. 하지만 교학사 < 한국사 > 에서만 '피격'이란 단어를 고집했다. 피격은 일본인들이 태평양전쟁의 전범이면서도 원폭의 피해자라는 의미로 쓰는 단어다.
나머지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기사는 여기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media.daum.net/issue/530/newsview?issueId=530&newsid=20130913185005747 이러니 일본의 꼴통 우익까지도 이 교과서를 반기죠.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제 블로그에서 약간의 겸손을 보였더니 제가 밀리터리 지식없이 번역만 하는 사람으로 낮춰보는 방문자도 있더군요. 젊지 않은 나이까지 20년 넘게 전사공부를 해오고 있고 여기에 소개한 책보다 훨씬 많은 책을 읽으며 공부했습니다. 아무렴 도서관을 차릴 것도 아닌데 전사와 무기 원서를 쌓아놓고 공부하는 사람인데...
오래 전에도 설명했듯이, 무슨 무기가 어떻고 하면서 토론할 나이도 수준도 지났고 저말고도 그런 분야는 워낙 다재다능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일부러 피하고 있습니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고 전사를 정리하는 것도 아니고, 국방대학원 교수자리를 노리는 것도 아니고 더 늦기 전에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외국의 자료와 지식을 정리하는 것 뿐이니까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
오늘도 제가 읽었거나 버린(보관의 가치가 없어서) 역사/전사 서적에 대해 두서없이 책장에 보이는대로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제가 책을 읽었다는 것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 출간된 역사서적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분이 있어서 쉬어가는 차례로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전사와 역사에 대한 국내출판도서 소개 (4)
먼저 절판임을 밝힙니다. 콜디스트 윈터가 한국전쟁의 큰 그림을 잘 설명하고 맥아더의 신화를 제대로 재조명해줬다면 브레이크아웃은 맥아더의 실수 그리고 참담한 패배인 장진호 전투를 중심으로 개별 병사의 경험을 잘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맥아더에 대해 설명했듯이 중공군 정예를 얕보고 함부로 진격했고, 장진호 부근에서 미군과 국군은 큰 피해를 입고 간신히 후퇴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서울을 내주게 되었죠.
한국전쟁 전체가 아닌 장진호 전투의 자세한 전황을 알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런 식으로 역사의 한 주제를 잡아서 가볍게 풀어가는 초보자용 역사서가 많습니다.
유명한 여왕에 대해, 그 중에는 지금의 나라가 있게 만든 여왕도 있고 그냥 이름만 남긴 여왕도 있고, 어쨌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왕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를 모은 책입니다.
위의 책과 같은 형식의 역사서입니다. 이번에는 18인의 황제를 가볍게 풀어서 설명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럽의 학자가 아니라 좀 멀리 떨어진 중국인 교수의 저서입니다.
절판이어서... 이런 류의 도서는 워낙 많으니까 주요 인물에 대해 가볍게 시작하실 분은 어떤 책을 골라도 될 것입니다.
책세상에서 밀리터리 고전을 시리즈로 발간했었는데 지난 번의 해양력... 과 같은 군사이론에 대한 심각한 책입니다. 시리즈 중에서는 다른 책에 비해 상당히 최근에 편찬된 책입니다. 저자인 리처드 삼킨이 1960년대 말까지도 현역(장성)이었으니까요.
2. 전격전 3. 종심작전 이론 7. 회전익의 혁명 14. 임무형 전술(지령형 통제) 19. 나토 중심부 방어 20. 소규모 부대 기동 이론 와 같은 내용이 있어서 상당히 구미가 당길텐데, 본격적인 군사이론이기 때문에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입니다.
서양의 고대 전사에 대해 궁금한 분이 읽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배경이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그 상대국이 전부이지만 어렵지 않은 내용에 오스프레이의 풍부한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그리스와 로마사에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분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그리스 로마 정도가 아니라 냉전시대까지의 전사를 알고 싶다면 전쟁의 역사가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는 아예 한 권으로 묶어서 양장판으로 나왔군요. 그러니 가격도 상당히 셉니다. 저자가 몽고메리 원수입니다. 그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다른 학자들이 연구한 전사를 집대성한 정도이고 유럽중심의 전사라는 한계가 분명한 책입니다.
동양의 전사에 대해서는 무지할 정도로 가볍게 다루고 넘어갑니다. 그래도 전사를 공부하는 초보자라면 지도로 보는 세계사와 함께 읽어야 할 책입니다.
책 값이 부담이 된다면 제 블로그를 계속 응원하세요. 감히 몽고메리 원수의 저술과 비교될 수도 없고 비교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외국학자의 귀중한 자료들 덕분에 제 블로그의 전쟁사 이야기가 양과 질 면에서 두터운 책 3권 정도는 되었습니다.
생각의 나무 출판사가 좋은 책을 많이 출간했었는데 부도가 나서 안타깝습니다. 전에 설명했듯이 중간 유통망의 부도로 미수금이 쌓여서 부도가 났습니다.
그 덕분(?)에 생각의 나무가 출판했던 거대작들을 염가에 구입할 수 있었는데 역사와 전사를 공부하는 분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도로 보는 세계사입니다.
역사/전사를 읽다보면 자세한 지도가 필요한데 시대별로 대륙별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국경선이 확립되지 않았던 유럽의 역사 이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에게는 불행이자 다행(정가 120,000원)으로 품절입니다. 저는 당연히 가지고 있죠!
청제국 시대의 정치, 군사, 경제와 문화에 대해 설명한 책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인 저자가 아니라 일본인 저자입니다.
제가 중국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라 뭐라고 논평을 하기가 그렇고, 그냥 교과서 읽는 정도의 깔끔한 정리입니다.
서양 제국주의에 온 몸을 뜯기던 청말 역사가 새삼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간토정벌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입니다. 외국의 역사소설이 사라진 지도 오래되었는데 워낙 반가워서 바로 구입했고 반나절만에 읽은 책입니다. 대망 등과 비교해서 그냥 소설이라고 할 정도로 가벼운 책이어서 일본 역사를 알고 있는 분이면 금방 읽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오른팔인 이시다 미츠나리와 나리타 나카치카라는 실존 무장의 전투를 소설로 각색한 내용입니다. 그 당시의 배경이 적절하게 설명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SF급 역사소설 정도로 역사를 황당하게 왜곡하지도 않았습니다.
영화로도 개봉했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절대로 수입될 리가 없죠.
일본의 근현대사가 궁금한 분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책입니다. 이 책은 지난 설명에서 소개했던 오다 노부나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간경영처럼 자기계발서이어서 대기업 신입사원 연수용 인상을 줍니다.
이렇게 가벼운 책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데... 절판이군요...
료마가 간다라는 7권짜리 역사소설을 읽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저는 읽었습니다.
일본의 역사와 인물을 동경하라는 것이 아니라, 수구세력의 중심이어야 할 유명한 무사가 거꾸로 구체제인 막부를 무너뜨리고 일본을 개국시키려고 했던 , 선견지명과 리더십에 대해 간접학습을 해보시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위에 소개했던 청제국은 개혁에 실패하며 몰락했지만, 일본은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성공하면서 강대국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굉장한 피해를 입기는 했습니다만... 배울 것은 배워야죠.
이렇게 소개하다 보니 한 편으로는 밀덕 편집증의 사람으로 오해받을까 염려스럽군요. 참 블로그하기 힘듭니다. 겸손하면 아마추어 주제에 떠든다고 태클걸고, 전문가인양 하면 인간성없는 밀덕 꼴통보수로 보일테고요.
가끔씩 독서량을 자랑(?)하지만 제 서재(블로그)에 놀러오시는 분들보다는 나이가 많은 편이어서 책읽는 시간도 그만큼 더 가졌습니다. 여러분도 제 나이 정도가 되면 당연히 이 정도의 책은 가볍게 읽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술자리를 일체 가지지 않았고 차없이 지하철로 장거리 출퇴근하면서 독서량이 많았습니다.
살아온 배경이 좀 이랬다 저랬다 하다보니 독서분야도 잡식성이었습니다. 경영학 석사이다보니 당연히 경영, 경제와 마케팅에 대한 책도 많이 읽었고 소설은 기본적으로 (연애와 무협소설빼고) 많이 즐겼습니다. 요즘에는 블로그 이야기를 정리하느라 90% 이상의 독서가 역사와 전사이지만, 예전에는 3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IT에서 오래 근무하고 전문서적도 여러 권 번역하다 보니 그 쪽 책은 당연히 많이 읽었습니다. 나름 균형잡힌 사람이니까 제 서재에 놀러오시는 분만큼은 '이 양반 대단하네!'라는 감탄을 애써 과장되게 해주셔도 됩니다. 그런다고 제가 듣는 것도 아니고... 듣는다고 해도 그냥 감사하다는 말만 할 수 있을 뿐이죠.
자기계발서도 좋고 환타지 소설도 좋고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도 좋고 심각한 역사나 전공서적도 좋습니다. 올 해가 다 가기 전에 좋은 책을 몇 권 읽어보세요.
그나 저나 왕좌의 게임 원서는 언제 시작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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