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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이파이홈씨어터

공간, 기기, 사람 3박자의 오디오 시스템입니다.

by uesgi2003 2020. 9. 10.

모 오디오 커뮤니티 이벤트(오디오 자랑 부문)에 응모하느라 쓴 글을 여기도 공유합니다. 

그리고 요즘 제게 조언을 구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 분들에게 어느 정도의 신뢰를 드리기 위해 공유합니다. 

 

인생 뭐 있나 하는 오기로 지른 스텔라 유토피아...

이 녀석을 위해 집을 지었고 친한 두두오 회원들을 초대해서 자랑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위기때문에 여기에서 공유하겠습니다.

 

 

공간 -> 기기 -> 사람의 순서인데, 길더라도 함께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에이 설마? 오디오때문에 집을? 하실텐데, 전원주택 부지부터 설계와 시공부터 스텔라 유토피아가 주인이었습니다. 아내에게는 그럴듯한 변명과 궤변을 늘어놓았지만요. 

충분한 공간을 빼느라, 요즘에는 1층에 방을 두지 않고 넓게 거실만 사용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설득해서 1층에는 방이 없고 층고도 최대한 올렸습니다.

설계할 때부터 아예 1층 거실은 내 마음대로! 대신에 주방, 가구와 화장실은 당신 마음대로! 이렇게 합의를 봤습니다.  

 

하이파이와 홈씨어터 모두, 이웃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마음껏 볼륨을 높일 수 있어야겠죠.

일부러 전원주택단지 가장 끝을 선택했고 모든 창은 3중창(눈물납니다)으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했습니다.

 

그리고 설계도 옆집쪽에 방과 계단을 두어서 한 번 더 방음이 되게 했습니다. 왼쪽이 1층 거실 공간입니다. 

방에는 옆집 쪽으로 붙박이 장을 넣어 한 번 더 방음을 보강했습니다.

 

볼륨이 3시를 넘어도 상관이 없는데, 문제는 이제 제가 시끄러워서 소리를 줄이게 됩니다.

각잡고 음악을 즐기지 않고 책을 읽거나 웹 서핑을 할 때에 앰프 전원을 넣기 때문에 알아서 소리를 줄이죠. 대신에 영화를 볼 때에는 자정 넘어도 염려없습니다.

 

 

설계와 시공까지 모두 스텔라 유토피아를 먼저 생각했다고 했죠? 당연히 전원부터 챙겼습니다.

에어컨을 설치해주신 두두오 모 회원분이 강력하게 조언하시고 저도 건축회사에 신신당부를 했더니 배전함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3상 전력이어서 어마무시합니다. 문제는 어느 스위치가 어디인지를 모른다는 것이죠.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파워텍 AVR은 멀티탭용으로 전락했습니다.

 

 

그리고 내부 네트워크 배선도 속도는 물론이고 차폐도 완벽하게 했습니다.

건축회사에서 (7? 8?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CAT8 SSTP 네트워크선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제가 강원전자 것으로 200m를 사다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돈을 안받았군요. ㅡ.ㅡ

 

CAT8(최대 40기가 전송속도)이라 앞으로 나올 차세대 인터넷망도 충분하고 번개를 맞아도 안전하게 개별 선까지 차폐가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잡신호 유입은 없죠.

 

거기에 트랜스포머급 공유기가 각 층마다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내에게는 이런 것이 아니면 콘크리트 층에 막혀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만... 다 알고 있겠죠.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껏, 눈치 안보고 음악과 영화를 즐겨보자 해서 만든 공간에 들어온 녀석들입니다.

 

상전은 아무래도 스텔라 유토피아입니다. 정리를 좀 해볼까 하다가 어차피 며칠이면 다시 어지러워져서 그냥 있는 그대로 찍었습니다.

 

빔 프로젝터와 스크린 설치를 추천하는 지인이 많은데... TV가 86인치이고 빔 프로젝터는 시끄럽고 조명을 꺼야 해서 일부러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많아서 스크린은 위험하기도 하고요.

 

 

앰프를 모노 모노로 바꿔볼까 생각했었는데, 스텔라 유토피아는 자체 전원으로 우퍼를 울리고 이퀄라이저를 내장하고 있어서 코드 파워앰프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제가 코드 앰프 광팬이라 다른 앰프는 사용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앰프가 들어왔다 나갔는데 일부러 다시 들인 브랜드는 코드가 유일합니다. 이전 고질라급 코드는 싱가폴에서, 이것은 독일에서 직구했습니다. 

 

코드 앰프의 빠르고 날카로운 음색이 포칼과도 아주 잘 맞습니다. 요즘 클라세 모노 모노가 자꾸 눈에 밟히지만 일부러 꾹꾹 눌러 충동구매를 막고 있습니다.

 

바닥에 놓인 검은색 앰프는 신닥앰프입니다. 중국에서 재미삼아 직구할까 하다가 잊고 있었는데 두두오회원이 착한 가격으로 넘겨주셨습니다. 

중국앰프 그 동안 실망 많이 했었는데 이건 정말 물건입니다. 가격대비 만듦새나 성능이나 모두 대만족입니다.

그런데 코드앰프때문에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너저분하게 펼쳐 놓은 것을 보면 이 사람 혼자 사는 것 아니야? 의심하실텐데, 사람 이야기는 뒤로 돌리겠습니다.

 

그리고 동물원사육사인 작은 딸때문에 집에 동물이 무척 많습니다. 포스 넘치는 이 녀석은 국내 극히 보기 드문 시베리안 블랙입니다. 캣쇼에 나갔더니 외국 심사위원이 거꾸로 사진을 찍어갈 정도로 드뭅니다. 암컷의 발정 그리고 다른 고양이와 서열싸움이 심해서 1층에 격리 중입니다.

 

사진에서는 신닥 앰프가 작게 보이죠? 실제로는 52kg 엄청난 체구의 앰프입니다. 엘락 센터와 고양이가 그만큼 크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사이 좋은 부부인데 강제 별거 중입니다. 

 

 

 

홈씨어터용 프리 파워입니다. 원래는 데논 음색을 좋아하는데 홈씨어터 만들 때에 데논 프리 파워가 없어서 그냥 마란츠로 했습니다. 

 

리어는 포칼 일렉트라 1038be입니다. 국내 완전히 단종이라고 해서 리어로도 쓰고 하나쯤 가지고 가자 싶어서 들였습니다.

왓하이파이에서 유일한 단점이 공간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톨보이입니다. 다행히 공간은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리어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녁에 음악을 즐기는 제 공간과 시스템입니다.

심오디오와 일렉트라 1008be로 PC-FI를 만들어두기는 했지만 저녁에는 가족때문에 주로 헤드폰으로 듣습니다.

 

메리디안 헤드폰 앰프 그리고 유토피아입니다. 그러고 보니 포칼이 많군요.

 

 

 

스피커도 그동안 숱하게 들어오고 나갔죠. 그 중에서 의외로 오래 버틴 것인 PSB X2T와 T3입니다. 오디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에도 인피니티였고 포칼 스피커를 사용한 지가 JMLAB부터 20년 훌쩍 넘었으니까 고음성향인데도 PSB는 오래 버텼습니다. 포칼과는 반대성향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스피커입니다. 

T3는 중고 나오면 소장용으로 하나 구할 생각입니다. 

 

유토피아때문에 그라도, AKG 812와872, 베이어 T1이 모두 찬밥이 되었습니다. 젠하이저 기타 등등은 물론이고 베이어 T1은 아예 박스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있죠. 그라도는 저 허접한 이어패드 가격이 헉 소리나오는데 지금쯤이면 또 녹아있겠군요. 

 

 

 

그나마 가끔씩 듣는 AKG 812와 872입니다. 872는 운동할 때에 주로 사용했는데 몇개월째 날씨가 엉망이어서 이것도 봉인아닌 봉인상태입니다. 

 

 

앞에서 스텔라 유토피아 때문에 집을 지었다고 했는데, 음악도 그렇고 공간도 그렇고 기기도 그렇고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참아주고 이해해주는 아내덕분이죠.

원래 성격도 그렇지만, 이 여자가 나를 포기한 것은 아닐까 할 정도로 잔소리가 없습니다. 남편의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취미(플라모델, 사회인야구, 온라인게임, 오디오와 홈씨어터 등등)를 모두 참아주고 '네 돈 네가 쓰는데 내가 왜 스트레스 받아야 하니?'라는 반응이 전부입니다.

 

스텔라 유토피아를 들일 때도 '나중에 중고로 팔거야'라는 거짓말로 끝입니다.  

참 고마운 사람인데... 이래 저래 미안하군요. 

 

 

집에 동물이 많다고 했죠?

집 안에서 키우는 녀석들 말고도 어떻게 알고 오는 지 모르겠지만, 고양이 7마리 정도, 물까치 10마리 정도, 그리고 참새와 까치까지 아침 저녁으로 밥을 먹고 갑니다.

몇 녀석은 밥먹고 저렇게 뒹굴거리다 갑니다. 심지어 밥이 없으면 거실 창 안으로 기웃거리며 '이 인간이 밥 안주고 뭐하나?' 살피곤합니다.

밥 떨어지면 서글피 울던 뚱땡이 녀석은 이제 더 이상 안보여서 안타깝습니다. 

딸이 러시아에서 이달 말에 다시 한 마리 더 들여온다고 예약해두어서 더 많아지겠습니다. 

몇년 째 키우고 있는 거대한 뱀 두마리는 사진을 공유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