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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잡설

전사 정리작업의 최대 난적? 고냥이 ㅡ.ㅡ

by uesgi2003 2011. 1. 6.

몇 년 전에 아파트에서 헤매던 놈을 이틀간 지켜보다가 식구로 받아들인 놈이어서 나이를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오자마자 개밥(고양이 사료가 없어서)부터 먹더니 천연덕스럽게 개 옆에서 자빠져 자더군요.

 

성격이나 깔끔한 털관리를 보면 길냥이가 아닌데 집에 갈 생각을 안하더군요. 

까만 놈이라 쿠로(일본 냥이만화 주인공)라는 이름을 붙이고  몇 년 살았는데

 

 

 

하는 짓을 보면 당시 1살 미만 (지금 4살)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요즘 전사 정리작업을 방해하는 최대 난적입니다. 노트북을 펼치면 올라옵니다. 밀어내면 올라오고, 밀어내면 올라오고.... 아예 한동안 퍼지게 자게 만들어야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놈이, 어릴 때 주인이 안아서 키우지 않았는지 안아주면 물고 도망가던 놈이...

 

한 번 제 안정된 배 위에서 자보더니만, 책상에 앉아 작업할 때마다 올라와서 매달립니다.

몸을 뒤로 제껴서 안아달라고요. 모른 척 무시하고 있으면 "이봐 자네. 내가 안보이는건가? 안보고있는건가?"하고 말하듯이 앞 발을 제 어깨에 대고 귀에는 갸르릉 소리를 내면서 밀어댑니다. 결국 이 놈을 안아주고 있는 동안에는 정리작업은 둘째고 웹 서핑도 못합니다.

 

이 녀석이 독특한 점은 사료 외에는 참치 캔, 소세지 기타 등등을 안 먹습니다. 사료도 자율급식으로 가뜩 부어주면 배고플 때마다 조금씩 먹고 체중 조절을 하는 이상한 놈입니다. 그리고 보통 고양이와 달리 손님이 오면 반드시 바로 앞에서 얼굴을 보고 갑니다. 고양이는 대부분 외부인이 오면 숨는데 말입니다.

 

유일한 간식은 슬라이스 햄인데, 그것도 일반 햄은 일체 안건들이고 아무 것도 안들어간 수입 터키 햄만 먹는데 막상 사료는 아무 고양이 사료 (심지어 개 사료까지)나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이제 추운 겨울이 지나가면 악몽과 같은 봄이 찾아올겁니다.

고양이 키워보신 분은 공감하실텐데... 일주일 정도 빠진 털을 모으면 거짓말 조금 보태 털 코트 하나 해 입을 수 있습니다.

 

빗겨주고 목욕시키고 털어주다 지쳐서 지난 가을부터는 아예 아침 저녁으로 박스 테이프로 이 녀석을 문지르는 획기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부작용이 있지만 어차피 빠질 털인데 뭐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