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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와 드라마

영화 1987, 팝콘은 잠시 내려두시길

by uesgi2003 2018. 1. 6.


그렇지 않아도 나이먹고 여성호르몬(?) 증가때문에 눈물이 늘어서 1987은 혼자서만 보려고 했는데, 결국에는 아내에게 끌려갔습니다. 


'나는 팝콘!'


'이건 팝콘 먹으면 안된다고 들었어. 끝나고 그냥 밥먹자.'


그런데 입장하는 사람들 손에 들린 팝콘... 나중에 잔소리 좀 듣겠다 싶었는데, 긴장감 넘치는 대사장면이 지배하다 보니 다들 팝콘을 안먹더군요. 그런데 바로 뒤에서만 부스럭 바삭 짭짭... 


그 관객들 덕분에 영화 끝나고도 아내에게 욕은 안 먹었습니다.  


혹시 1987 보시는 분은 팝콘 잠시 멀리하시는 것이 좋을겁니다.  조용한 장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당시 5~6월, 온몸을 땀과 최루탄으로 뒤집어쓰고 돌을 던지고 뛰어다녔던 현장(특히 미도파)을 다시 보니 역시나 걱정했던 눈물이 나옵니다. 


'박종철을 살려내라' '호헌철폐 독재타도' 등등 수천번은 외쳤을 구호가 나올 때에는 소리를 낼 것 같아서 화장실 핑계대고 어두운 입구에 가서 실컷 울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엔딩곡이 그날이 오면 이더군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나왔다면 더 이상 못 버텼을겁니다. 하긴 울고 있느라고 제대로 못 봤습니다만... 


혹시 신파조?라는 염려가 있는 분에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영화사상 가장 화려한 출연진이, 주조연 심지어 액스트라 막론하고 각자 그 짧은 장면에 모든 것을 다 쏟아냈습니다.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잘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민중가요입니다. 아스팔트 바닥 위에서 부를 때에는 왠지 모르게 뜨거운 것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더니 이제는 주책맞게 눈물이 납니다. 


 

늙은 군인의 노래를 투사로 바꾼 늙은 투사의 노래도 빠지지 않았던 민중가요였죠.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봅니다. 



마지막으로 오래 잊고 있었던 곡 하나 더... 그 당시에는 입에 달고 살았던 한맺힌 민중가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