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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2차대전

영화 미드웨이를 10배로 즐기기 - 일본항모의 방어수단과 항공기

by uesgi2003 2019. 12. 16.

 

일본항모는 강력한 공격력을 갖췄던 반면에 방어력은 상당히 취약했다. 레이더가 없었고 대공화기가 부족했다. 그리고 산호해Coral Sea해전에 이어 미드웨이해전에서도 항모선원의 위기대처 능력이 기대와 달리 심각했다. 

일본항모는 레이더가 없었기 때문에 적의 공습에 대해 조기대처할 수 없었다. 호위함 경계병이 적기를 발견하면 연막을 피우거나 적기 방향으로 주포를 쏘아서 전투공중초계(호위전투기경계CAP, combat air patrol)에 알렸다. 이미 미드웨이해전 2개월 전, 영국공군 블레넘Blenheim경폭격기 9대가 인도양에서 경계에 걸리지 않고 아카기를 폭격했듯이, 경계는 심각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미드웨이에서도 미군급강하폭격기를 제대로 발견하지 못했다. 

 

호위전투기통제도 허점투성이였다. 보통 9대의 전투기를 3그룹으로 나누어 항모주변을 초계비행했고 다른 9대는 대기상태에 있다가 경보와 함께 급히 이륙했다. 일본항공기의 무전기성능이 너무 열악해서 이미 이륙한 전투기는 통제할 방법이 없었다. 사실상 기동함대의 CAP를 통제할 종합지휘소가 없었다. 조종사가 개별적으로 적기를 상대했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서 그리고 여러 고도로 접근하는 위협을 대처하지 못했다. 

 

 

 

미드웨이해전에서도 호위전투기들이 뇌격기에 모두 몰려가서, 항모 머리 위가 텅비었고 급강하폭격기가 그 틈을 파고 들어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CAP를 뚫고 들어온 적기는, (대함용 주포는 별도) 5인치 장거리포와 25mm 단거리포로 격추시켜야 하지만 실제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더구나 아카기는 발사속도가 느린 구형 4.7인치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카가는 신형 5인치/40 89형포를 장착했지만 사격통제시스템이 구형이었다. 소류와 히류는 89형과 최신형 통제시스템 94형을 장착했지만 94형도 급강하폭격기와 같이 급격하게 이동하는 목표물을 추적할 수 없었다. 

 

 

96형 25mm포는 마지막 보루였지만 역시나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일본군도 인정하듯이 빠른 목표물을 조준하고 따라갈 수 없었다. 포구화염과 진동이 너무 심한 데다가 탄창이 작아서 발사속도를 높일 수 없었다. 설사 적기를 맞춘다 하더라도 포탄이 겨우 270g 무게밖에 안되어서 단단한 미군기를 격추시키기 힘들었다. 

미드웨이에서 미국은 144기를 잃었는데 그 중 겨우 5기만 대공포에 잃었다. 

 

 

당시 일본군의 대공화기는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항모 카가는 3열도 아닌 2열 25mm포를 겨우 11문만 장착했으니까 호위전투기 방어막을 뚫고 들어온 적기는 무인지경으로 누비고 다닐 수 있었을겁니다.

25mm포는 영화 남자들의 야마토에 아주 잘 재현되었는데, 레이더가 아닌 경계병이 적기공습을 알리고 25mm포에 올망졸망 매달려서 애쓰는 모습을 즐겨보세요.  

 

 

 

 

 

 

항공모함 최고의 방어수단은 능숙한 기동이었다. 급선회로 적기의 공격을 피했지만 반대로 호위기에서 멀어지는 약점이 있었다. 동시에 사격통제시스템도 혼란을 빚었다. 다행히도 미군의 마크13 해군용 어뢰는 최고속도가 33노트밖에 안되어서 쉽게 따돌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능숙한 급강하폭격기 조종수에게는 급선회도 별 소용이 없었다. 

 

 

미해군은 항모가 공격을 받아 급선회하면 호위함들도 함께 급선회하는 반면에 일본해군은 각자도생하는 이해못할 교리를 채택했습니다. 그래서 미군기는 그나마 수월하게 항모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항모용 항공기 중 전투기와 뇌격기는 미국항모용보다 훨씬 우수했다. 반면에 일본 급강하폭격기는 미국 돈트리스Dauntless보다 떨어졌다. 

 

 

일본해군기의 엄청난 작전거리입니다. 미군 돈트리스는 폭장을 절반으로 줄여야 겨우 닿을 수 있는 거리를 가볍게 뛰어 넘었습니다.  

 

일본은 기동성과 작전거리를 우선해서 개발했기 때문에 미군기보다 내구성과 방어력이 열세였다. 일본해군항모의 표준전투기는 A6M 0형으로 양측 모두 제로기로 불렀다. 제로기는 산호해해전에서 처음으로 미군신형전투기와 격전을 벌였는데 우수한 기동성, 상승과 가속, 강력한 무장으로 미군기를 압도했다. 그렇지만 장갑이 부족했고 연료통의 자가밀봉Self-sealing기능이 없어서 방어력이 부족했다. 

 

 

자만에 가득찬 일본해군은 전력을 나누어 미드웨이와 별도로 알루샨Alutian열도를 공격했는데 제로기가 불시착해 고스란히 넘어간 덕분에 미군은 공포의 제로기에 대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급강하폭격기를 항모폭격기라고 불렀고 미드웨이 당시의 표준 항모폭격기는 D3A1 99형(코드명 발Val)이었다. 발은 정밀급강하폭격용으로 개발되어 조종사에 따라 위력이 달라졌다. 80도까지 급강하할 수 있었지만 폭장량이 미군 돈트리스보다 부족했고 역시 자가밀봉기능이 없었다. 

 

 

일본해군항공기의 진정한 핵은 항모공격기라고 부르는 B5N2 97형이었다. 연합군이 케이트Kate라고 부른 이 뇌격기는 어뢰와 폭탄 모두를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어서 대함과 대지공격에 투입했다. 

일본군의 91형 어뢰는 최대 42노트의 속도로 2km 정도를 갈 수 있었기 때문에 케이트와 함께 미군의 악몽이었다. 케이트는 다른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작전거리와 성능을 위해 방어력을 크게 낮췄다. 

 

 

이제 일본뇌격기의 항모공격 방식입니다. 약 2km 밖에서 저공접근하다가 1km 지점에서 어뢰를 투하하고 대공포화가 가장 약한 선수쪽으로 탈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