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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2차대전

지옥에서 쓴 일기 - 한스 로스의 동부전선 일기 (1부)

by uesgi2003 2015. 10. 3.


1부에 이어 그 다음 전투이야기를 정리해야 하는데, 흥미로운 부분이 갑자기 생각나서 지난 이야기를 2부로 돌리고 1부로 아주 짧게 소련군의 부비트랩에 고생하는 이야기만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한스 로스는 이 당시만 해도 독일군의 승리를 강하게 믿었고 자긍심도 강했기 때문에 소련군의 당연한 방어전술에 대해 많은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군이 공세를 펼 때라 지뢰나 부비트랩을 혐오했지만 자신이 퇴각할 때에 펼쳐 놓은 치밀한 부비트랩은 지뢰정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공포스러웠고 연합군에게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지옥에서 쓴 일기 - 한스 로스의 동부전선 일기 (1부)


714: 19. 전차진지 오른쪽 25~30보 앞에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다. 곧바로 같은 자리에서 더 큰 폭발이 일어나더니 전차에서 80보 앞에서 두 차례 폭발이 더 있었다. 현장에 있던 대대장과 몇몇이 폭발충격으로 날아가 버렸고 참호에 있던 전우는 생매장당했다. 그렇지만 다행히 폭발충격이 위로 향했기 때문에 다른 참호는 별 영향이 없었다. 나도 몇 군데 작은 상처만 났다.

 

갑자기 포격이 시작되더니 적이 우리 코앞에 나타났다. 기관총진지가 폭발로 묻혀 버린 데다가 이런 근접전에서는 별 도움도 안되었기 때문에 수류탄과 카빈만으로 혼전을 벌였다.

몇 명의 포로를 잡을 수 있었는데 나중에 심문했을 때에 재미있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우리는 3명 전사, 12명 부상 정도의 피해만 입었다.

 

공격 전의 폭발은 우리의 첫 번째 참호 아래에 있던 터널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적군Reds은 터널공사에 많은 병력을 동원했고 14일에는 170미터를 팠다. 터널 안에서는 한 번에 20명이 작업을 했고 부드러운 진흙토양이라 들키지 않고 파들어올 수 있었다.

터널 끝의 폭파공간에 1톤의 폭탄을 쌓아두었고 14일 저녁에 터트렸다. 적군이 자행하는 사악한 짓 중 하나로 꼽힐 수 있다. 적군이 악마와 같은 계획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는 짓이 매일 일어난다.

 

예를 들면 이런 일이다. 지난 겨울 내내 50개 정도의 지뢰를 봤더니 유선풍선과 백린수류탄은 이제 새롭지 않다. 그렇지만 이제는 전부 지뢰밭이다. 교활한 볼세비키놈들이 몰래 넘어와서는 여러 곳에 우리말로 이런 표지판을 세워둔다 경고! 지뢰! 트럭은 오른쪽 차선이용!” 물론 도로 우측에는 지뢰가 매설되어 있고 트럭은 끝장난다.

다른 예도 있다. 지뢰밭 한가운데에 지뢰위험 제거!”라는 표지판을 세우거나 지뢰가 잔뜩 매설된 포탄구덩이에 탄피수집지역 전우여, 고향으로 탄피조각을 보내 새 탄약을 받자라는 표지를 놓는다. 부지런한 보병이 사악한 함정에 가장 먼저 빠져든다.


영화에서 시가전 도중에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계단을 오르고 문을 여는 장면이 있어야 고증이 제대로 된 것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부비트랩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적군에게 다가가는 곳곳이 모두 함정이었으니까요.



독일군의 지뢰는 워낙 악랄했기 때문에 영국군이 손가락 감각을 이용한 지뢰와 부비트랩 해체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적군 돼지Schweine은 금기사항이란 없다. 일진일퇴를 하는 전투에서는 전사자 시체를 거둬 후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튿날 반격에서 전우의 시체부터 챙기게 된다. 독일군이라면 누구나 시체매장을 당연한 임무로 여기는데 이것을 적군도 알고 있다.

적군은 시체에서 팔다리를 떼어 지뢰와 연결해 놓았고 의무를 다하려는 병사는 큰 부상을 입게 된다. 여러 번 목격했지만 아직도 나쁜 놈들의 짓에 몸서리치게 된다.



소련군이 궁여지책끝에 도입한 대전차 자살견으로 평소 습관대로 전차 아래로 기어들어가도록 훈련했습니다만 아군전차에도 달려들었고 몇 번 당한 독일군이 보이는 즉시 사살했기 때문에 큰 성과는 없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파르티잔이 보급로에 적십자 표시가 있는 응급처치모양의 지뢰를 놓아두었다. 처치상자를 집는 순간에 터졌고 트럭 운전병이 전사했다. 작은 진동에도 동작하는 연필이나 만년필 폭탄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러시아공군은 이제 아군 것을 흉내 낸 응급상자를 뿌리고 다닌다. 압박붕대를 푸는 순간 폭탄이 터져서 배나 얼굴에 큰 상처를 낸다.

 

탈영병 장교의 진술에 따르면 러시아공군은 이런 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담배갑 : 열면 터진다.

회중시계 : 태엽을 감으면 터진다.

녹색 개구리 : 진짜 개구리처럼 보이는데 누르면 터진다.

 

보급로에 독일 주소와 보낸 사람 이름이 있는 군사우편이 떨어져 있어서 집으면 큰 화상을 입힌 경우도 있었고 모기와 벼룩용 오일이라고 적힌 작은 원통도 손가락 몇 개를 날릴 위력을 가졌다. 이런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볼세비키놈들은 이런 식으로 전쟁을 벌이는데 있어서 우리보다 훨씬 앞선다. 애처로운 능력이지만 위험한 능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