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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2차대전

지옥에서 쓴 일기 - 한스 로스의 동부전선 일기 (4부)

by uesgi2003 2015. 10. 10.


요즘 커뮤니티를 둘러보다 보면 답답한 사연이 많이 올라옵니다. 취업시즌이다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20대와 30대 사망원인 첫 번째가 자살이라고 하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겠죠.


예전에는 금수저 이야기를 하며 부러워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흙수저라며 한탄하고 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갈수록 막장으로 치닫는 헬조선을 함부로 위로하거나 조언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지옥에서 쓴 일기 - 한스 로스의 동부전선 일기 (4부)


이제 오렐Orel 있다. 파르티잔으로 들끓는 숲과 공습을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렐에 미리 들어와 있던 본대에 바로 합류했다. 집에 돌아온 같다. 다음 모험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주변의 색과 빛을 모두 빨아들인 후에 나라의 색인 황량한 회색으로 물들여 놓은 같다. 사람을 침울하게 만든다.

 

(중략)

 

전선이 가까운데도 잠시나마 꿈꾸고 과거를 그리는 휴식을 취할 있어서 놀랍다. 작은 난로 주변은 온기뿐만 아니라 감정의 기운이 떠돌고 있다. 우리는 주변에 낮아 흡연하고 짧은 대화로 침묵을 깨곤 한다.

 

(난로에 빵구워 먹는 등의 이야기 중략)

 

밖은 이제 칠흑처럼 어두워졌다. 눈보라 속에서 우르렁거리며 포격이 들렸다. 고향을 그리던 상상이 바로 사라졌다. 구운 빵에서 피어 오르던 연기도 사라졌다. 참호의 모든 병사는 바짝 경계해야 했다.

탄두 충격이 퍼지더니 , 발의 충격이 조금도 쉬지 않고 떨어졌다. 동시에 떨어지고 있었다. 터지고 부서지는 소음이 연이어지며 무한의 지옥음이 들렸다. 일분이 한시간처럼 느껴졌다.


 

벙커와 눈참호로 기어들어갔다. 처음에는 그래도 입을 열었지만 이제는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포격 대신에 적이 주기를 바랬다. 지금은 끝없는 북소리를 견뎌야 했다.

밖의 지평선 풍경이 점차 변해갔다. 파편이 위장막을 날리고 충격음은 눈을 털어냈다. 눈보라가 사방에서 불고 있었지만 착탄음 때문에 바람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폭발로 땅이 뒤집히면서 흰색이 점차 녹색과 흑색으로 바뀌었다. 손바닥만한 파편조각들이 날아다녔다. 어쩌다가 잠시 멈춘 것을 빼고는 3 밤낮을 이렇게 쏟아졌다.

포격은 볼세비키가 공격할 때에만 멈췄다. 전차와 많은 병력이 몰려왔지만 매번 격퇴했고 때마다 무지막지한 포탄이 진지전체를 집어삼켰다. 이제 주변은 전부 검은 색으로 변했다.


동부전선의 겨울 모습입니다. 




 

적군Reds 병력과 무기를 아무 생각없이 무자비하게 사용한다. 곳곳에서 전선을 돌파했지만 손실은 우리만큼이나 극심했다. 참호바닥에 조용히 누워있는 전우의 얼굴 위로 눈이 내려 앉고 있다.

 

일요일이다. 지난 3 동안의 격전 후에 황량한 주변에는 이상할 정도의 정막이 찾아왔다. 볼세비키 전차가 불타면서 맨땅이 드러났다. 전방에는 그렇게 자리에 멈춰 숨죽인 전차들이 많았다.

10번이 넘게 적을 쓸어버렸는데도 갈수록 공격이 거세졌다. 마치 땅에서 솟아나는 잡초처럼 황토색 무리가 기관차처럼 어제도, 오늘도, 분명히 내일도 밀어닥칠 것이다.

공격 중간 잠시 평화가 찾아오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놈들은 시체를 다시 소환하나?

 

포탄이 우리 주변을 매일 두들기고, 폭약뭉치와 수류탄이 새없이 날아들고 전차포탄이 비명을 질러대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없다. 땅바닥에는 알아볼 없을 정도로 훼손된 전우가 널려 있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귀중한 전우다.

여기에 와서 증오를 배웠다. 이전에는 그렇게 좋았던 모든 것을 증오하게 되었다. 증오는 우리의 본성도 아니고 포기할 때도 아니다.

 

편지를 받았다. 지난 동안보다 많이 어두운 내용이었다. 고향의 분위기와 염려를 알게 되었다. 전투는 이전보다 훨씬 힘들어졌고 틈이 없어졌다. 고향에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살아남기 위한 싸움이다. 모두를 위한 싸움이다.

 

오렐

20 정도의 빛줄기가 하늘을 훑고 있다. 폭격의 밤이다. 어제 러시아 비행기가 선전물을 뿌렸다. 무차별 공격을 선포하고 민간인은 떠나라고 경고했다. 밤새 온갖 크기의 폭탄이 떨어졌다. 고폭탄과 마그네슘 집속탄이 화염으로 밤하늘을 밝혔고 대전차탄과 파편이 노란색 유성우처럼 떨어졌다. 마녀안식일Witches’ Sabbath이었다.

오늘 밤은 우리와 무기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 지옥 같은 때문에 다음 주간은 마가린과 최소한의 배급만으로 버텨야 한다.


 

이제 잠잠해졌다. 아침 일찍 지금 위치에서 뒤로 많이 떨어진 전우를 지원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전방에서 6km 떨어진 후방한계선 부근이었다. 10시간 단잠을 자는 동안 폭격으로 번만 깼기 때문에 기분좋게 아침식사를 즐겼다.

우크라이나 할머니가 얼마 되지도 않는 재산을 바쁘게 옮기는 것을 보고 놀랐다. 벽에서 그림 , 보이지도 않는 거울을 떼고 구석에 있는 십자가도 챙겼다. 그녀에게 그러는 지를 물었는데 대답을 주저했다. 동안 우리도 짐을 챙겼는데, 이전의 경험으로 보면 민간인이 짐을 챙기기 시작하면 우리도 후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안전했다.


 

1월에는 부데닌, 2월에는 벨고로드에 있었다. 마을 오두막이나 석조건물에 막사를 만들었다.

지역주민은 우리를 반겼고 우리 입술을 보고 알아서 챙겨주었다.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느라 곯아 떨어졌다. 화로가 꺼져 너무 추워서 집주인을 불렀는데 나타나지 않았다. 가족 모두가 사라졌다 

영문을 몰라 시간을 그대로 있었다.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일요일의 적막이었다. 갑자기 포탄이 쏟아졌다. 우리는 이런 패턴에 너무 익숙했다. 짧은 정적 그리고 포탄의 충격. 동이 트면서 시작된 지옥콘서트는 자정까지 계속 되었다.

그리고는 정말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경보가 울렸다. 소련군이 도시에 쳐들어왔고 야간 시가전이 시작되었다.

 

민간인은 소련군이 벨고로드를 점령하기 일주일 전에 이미 빠져나갔다. 그렇지만 우리는 적군의 기습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코웃음쳤었다. 전선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갑자기 어느 아침에 시민이 모두 사라지더니 소련전차가 건물 앞에 있었다.

교훈을 얻었다. 복잡한 감정으로 주민의 허둥지둥거리는 모습을 보았다. 좋았던 기분이 완전히 사라졌다. 다른 거주지역의 시민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침몰하는 배에서 쥐가 먼저 탈출한다는 유명한 말이 생각났다.

 

포격관측망원경을 분해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소련인은 보통 오두막에 바퀴벌레처럼 숨어 산다. 폭격이나 포탄에도 달아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달아났다는 것은 소련군의 시가전이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통신체계는 아프리카 원주민의 북소리보다 끔찍했다. 밤이 되자 거의 모든 사람이 사라졌는데 아주 좋지 않은 냄새를 맡을 있었다.



머리에 숄을 두른 소련 여성을 독일군도 바부슈카Babushka라고 불렀습니다. 

 

7시에 전방쪽에서 이전보다 훨씬 굉음이 들렸다. 잠시 후에 연대전령이 와서는 적군이 전방을 돌파했고 이제 마을에서 1km 밖까지 접근했다고 알려주었다.

마을을 두고 2 동안 전투를 벌였다. 힘들었지만 소련군을 격퇴했다. 3일째되는 , 전선이 다시 이어졌다. 그리고 시민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돌아왔다.


동부전선을 구한 3대 무기 중 하나인 스탈린 오르간입니다. 탄두가 작고 오차범위가 너무 커서 소리만큼 위력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산과 배치가 쉽고 대량으로 제압포격하기에 알맞은 무기였습니다. 독일군도 비슷한 다연장 로켓을 사용했지만, 역시 독일답게 위력이 막강한 반면에 대량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