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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와 드라마

H2와 내집으로 와요

by uesgi2003 2016. 3. 19.


국딩때에 5 10원가지고 보던 용가리가 지금은 베르세르크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아내와 데이트할 때에도 (고질인 지각때문에) 약속장소는 만화가게였죠. 미아삼거리와 덕성여대 앞 만화가게에서는 죽돌이로 주인과 친했죠.

제가 농구나 데모로 좀 늦으면 주인이 먼저 아직 안 왔어요라고 알려줄 정도로요.

 

인생의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많은 고민 끝에 아다치 미츠루와 하라 히데노리의 전성기 작품을 꼽겠습니다. 오죽하면 결혼 후 독립해서 아다치 미츠루 책장을 갖겠다고 다짐했었고 실제로 책장을 채웠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이사를 여러 번 하면서 지금은 모두 버리고 없지만요. 



팬층에서는 러프와 H2 시리즈 중 어느 것이 더 대표작인지에 대해 싸움이 대단했는데, 무의미하죠. 둘 다 세기의 명작이니 말입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장점은 여백입니다. 대사량도 많지 않고 표정도 무척 단순한데, 결정적인 순간에 배경 그림 한 장으로 모든 것을 느끼게 만드는 천재입니다.


여주인공이 병문안 길을 일부러 돌아가던 장면의 감동이 남아 있습니다.  아! 이 장면 말고요. 스포라 일부러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의 특징은 실력과 인성 모두 히어로급(실제 이름도 히로)의 남녀주인공의 로맨스인데 선이 굵습니다. 심지어 여성 캐릭터의 성격이나 행동도 무척 단순하고 굵습니다. 그래서 깔끔하고 청량감을 주죠.


반면에 뒤늦게 알았던 하라 히데노리의 작품은 대사량도 많고 남주인공의 성격이나 현실도 구질구질하고 분위기도 짜증날 정도로 답답합니다. 


모든 면에서 평범하고 내성적인 주인공이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회에 진출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상처를 입는 과정이 누군가 나를 들여다 보며 그린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기까지 합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내 집으로 와요는 더욱 그렇죠.



아다치 미츠루는 울음도 웃음으로 바꾸며 힐링을 주는 반면에 하라 히데노리는 그냥 울게 만듭니다. 


이 장면 아직도 아프게 남아 있죠. 



아! 두 만화 모두 자전거 장면이 많이 나오죠?


실제로 일본 외곽으로 나가면 자전거가 기본입니다. 출근하는 직장인부터 가정주부와 학생까지 자전거 행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