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무시하는 닛산 알티마와 인피니티가 미국에서는 대단한 인기입니다.

제 블로그를 미리 방문하셨던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듯이 지난 달 10일 동안 뉴욕->워싱턴->LA->샌디에고->티후아나 배낭여행을 다녀왔고 이제 조금씩 정리해서 여행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원래 예정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중세갑옷 2편이지만 다른 사이트에 안내할 겸 순서를 바꿔서 '미국에서의 의외의 닛산 자동차 인기'를 간단하게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닛산의 주력 알티마 그리고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는 한국에서 독일3사에 워낙 밀리는데다가, 대배기량때문에 더더욱 불리한 입장이죠. 그나마 SUV 무라노와 로그보다는 나은 편인데, 한국에서는 무라노 특히 로그를 타고다니는 오너를 다시 쳐다볼 정도로 희귀한 차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적어도 제가 다닌 3개 대도시에서는) 닛산 자동차가 오히려 도요타보다도 더 많이 보인다 싶을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닛산의 마케팅이 좌우하는 택시와 렌트카는 제쳐두고, 일반 승용차로는 막히는 뉴욕시내 어디라도 100m 잘라내서 닛산 차만 골라낸다면 15~20%는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흔한 차입니다. 알티마는 조만간 전면교체 예정인데도 지난 2월에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으로 잘 팔린 차라고 하니까 당연하겠죠.

 

뉴욕 외곽에서 진입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처음에는 '우와 알티마가 다 있네?'라고 했는데... 시내 진입하니 알티마 투성이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외면받는 디자인으로 희귀차종인 무라노가 뉴욕에서는 꽤 인기입니다. 이것말고도 좀 작은 로그도 많이 타더군요.

뉴욕에서는 미국의 다른 도시와 달리 뒤에 보이는 포드 소형 SUV? CUV? 택시가 많이 사용됩니다. 알티마 택시도 30% 이상은 되더군요.

뉴욕에 며칠 있어 보니까 인피니티도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M 세단의 뒷태라 찍어봤습니다.

워싱턴으로 도시를 옮겼는데, 마찬가지로 닛산의 자동차를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있었던 호텔에 정차된 인피티니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극히 보기 힘든 알티마와 인티니티가 함께 달리고 있는 광경입니다. (샌디에고)

오른쪽의 인피니티는 FX50으로 기억하는데, 할아버지가 5,000cc의 괴물을 어찌나 천천히 모시던지, 좀처럼 추월하지 않는 미국에서 소형차가 앞질러 가더군요.

 

그리고 빨간색 쥬크를 모시던 할머니가 기억나는데, 그 작은 차로 칼질하며 터프하게 모시더군요. 안타깝게 사진에는 못 담았는데... 가족용 SUV는 중대형을 선호하는 미국이라 쥬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Juke가 들어오지 않는게 다행입니다. 들어왔으면 질렀을겁니다 ㅡ.ㅡ 미국에 있는 동안 Cube도 한 대 봤습니다. 

 

Juke-R로 괴물을 만들어낸 닛산이 감히(?) 슈퍼카와 맞짱 드래그를 펼쳐 관심을 모은 동영상이 있었는데, 미국 잡지에 실린 후일담을 보니 두바이 부자들이 벤틀리 3~4대 가격을 제시하며 그자리에서 사겠다고 질러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혼다의 고급 브랜드 Acura는 망한 디자인의 대명사로 꼽혔지만 뉴욕시내에서 의외로 자주 보였습니다. 미국인들은 디자인보다는 성능과 가격을 중요하게 여겨서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결론은, 우리나라에서는 폄하(^^;)되는 닛산의 알티마, 인피니티 오너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시라는 것입니다. 자동차가 생활용품인 미국에서도 항상 상위에 먼저 이름을 올리는 두 차종입니다.

 

p.s. 이번에 무리해서ㅡ.ㅡ 포드의 토러스를 3일간 렌트했는데... 인피니티가 얼마나 좋은 차인지 그리고 미국에서 토러스가 왜 그렇게 안보이는 지를 알겠더군요(가격차이와 포지셔닝이 다르기 때문에 1:1 직접 비교가 말이 안되지만요). 패밀리 세단이니까 직빨은 당연히 안나오지만, 빡빡하고 느린 브레이크에 적응이 안되어서 사고 위험도 있었습니다. 알티마와 인피니티 고속 코너링을 지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토러스를 몰고 보니 인피니티의 코너링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그리워지기까지 하더군요.

 

너무 토러스에 대해 욕만 했는데... 토러스의 넓은 실내와 광활한 트렁크는 상당히 부럽더군요. 

국산차 오너분들은 토러스 차문을 한 번 닫아보시면, 안정성은 미국차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아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