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러시아전역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을겁니다. 모스크바여행만으로 함부로 재단하면 안되지만 가장 번화하고 외국인이 많이 찾는 크레믈린 주변의 박물관도 영어설명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러시아역사서적을 번역했고 왠만한 장면은 다 알고 있어서 그나마 눈치로 파악했고 일행에게 즐거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러시아연방 중앙기갑군 박물관 정면에 전시된 T-34를 일행에게 설명하고 있었더니, 친절한 노인 한 분이 안으로 들어가서 중국인 가이드를 불러오더군요. 우리를 길을 잃고 헤매는 중국인으로 오해했던 모양입니다.
여담으로 이 정도면 엄청나게 친절한 것입니다. 직접 여행을 가보시면 압니다. 기본 중의 기본 고객응대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공항면세점 직원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실수하고도 미안하다는 소리보다는 '내가 너같이 하찮은 동양인에게 물건 팔아주는 게 다행인 줄 알아'라는 태도를 보여서 출국직전에 비행기 못탈 뻔 했었습니다.
부탁받은 유명 핸드크림을 비행기 탑승 직전에 급하게 샀는데, 현금을 냈더니 계산 실수인지 기계오류인지 제대로 계산이 안되고 멈췄습니다. 재동작시키느라 자신의 매니저 찾아다니기에 '나 급하다. 잔돈 안줘도 된다. 그냥 물건가지고 가게 해달라'고 말했더니 저를 노려보면서 손가락 세우면서 '기다렷(Wait!)'라고 하더군요. 물론 불편을 드려 미안합니다라는 말은 고사하고 표정조차 없었습니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매니저조차도 미안하다는 말을 안하더군요.
모스크바여행 중에 이런 경우를 여러번 겪었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서 간신히 참고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한두번이 아닙니다.
제가 먼저 다녀오고 정보를 파악한 후에 가족여행을 다시 가거나 주변에 추천하는데, 러시아는 절대로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출장과 배낭여행을 그렇게 많이 다녔지만 '빨리 돌아가고 싶다', '가족이 보고 싶다'라는 말이 처음으로 나온 여행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내부전시물은 상당히 잘되어 있습니다. 거의 전부가 러시아설명이라는 점만 제외하고요.
특히 2차대전 동부전선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박물관입니다.
특별한 설명없이 사진만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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