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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한국

넷플릭스 '사무라이의 시대'의 참담한 수준

by uesgi2003 2021. 3. 22.

제가 역사세미나를 할 때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사에 대해 좀 아는 척을 할 때에도, 반드시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티비에 나온다고, 책으로 나왔다고, 유명한 방송인은 물론이고 학자라도 절반만 믿고 나머지는 물음표로 남겨두라고 강조합니다. 

 

보통 다큐형태로 그리고 무슨 무슨 대학교수 등의 이름이 주욱 나오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쉬운데 무척 위험한 함정이 있습니다. 뭐 우리 역사도 모르는데 남의 역사는 몰라도 되고, 실생활에 금전적인 도움이 안되니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죠.

 

그래도 이왕이면 사실을 아는 것이 좋겠죠. 특히 내 귀중한 시간을 들여, 머리의 기억세포 안에 넣을 다큐라면요. 

 

일본 전국시대에 대해 조금은 아는 척하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사무라이의 시대'를 기다리다가 봤습니다. 

첫화부터 다큐가 아닌 소설과 영화에 가깝고 영상은 고증과 너무 거리가 있어서 2화까지만 보고 다른 분들에게도 비추했습니다만...

 

계속 말이 많더군요. 도대체 얼마나 더 엉망이기에? 했는데, 끔찍한 수준이었습니다. 일본 전국시대의 결정적인 한축인 임진왜란을 소위 학자라는 사람들이 정말 무식한 소리를 지껄이며 날조를 했더군요. 

 

조선 궁궐이 야만족 수준이고 일개 소 다이묘가 거들먹거리며 앞으로 다가갑니다. 

 

다큐가 아니라 개그 프로그램이었어야 합니다. 이 양반이 선조입니다. 

그나마 갓조차 현대식 야구모자처럼 썼습니다. 

 

역시나 일본역사관에 심취했으니 정확한 팩트도 모르죠. 

임나본부설을 당당하게 지껄이고 있습니다. 

 

한국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무지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 사람이 조선인입니다. 동남아? 중국? 일본? 복장을 마구 섞어 놓았습니다. 

 

곽재우장군이라는데... 주변 의병도 그냥 넘어가죠. 워낙 무식한 학자와 제작자들이 만든 개그프로그램이니까요.

 

조선을 후진국으로 묘사하고 임진왜란을 의병의 게릴라전으로 승전했다며 마지막까지 무식한 소리를 지껄입니다. 심지어 곽재우장군에 대한 황당무계한 야사를 당당하게 주장합니다. 그리고 임진왜란 3대 대첩은 물론이고 전세계 전사연구가가 다 아는 이순신장군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도 안합니다. 

 

일본쪽 등장인물과 영상도 멍멍이판이라, 재미로도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스테판 텀불이라는 유명한 일본역사학자도 등장하는데 왜 그랬을까? 싶습니다. 그는 동북아 수군에 대한 책도 썼고 거북선과 조선수군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듣던, 어떤 책을 보던, 그리고 제 서재의 글을 읽어도 절반만 담아두시면 됩니다. 언제나 왜곡과 무지가 널려있고 사실이라고 해도 반대쪽 시각과 해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