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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잡설

눈이 온 김에 유머 몇 가지

by uesgi2003 2012. 12. 5.

 

 

눈 길에 과속한 토끼의 처참한 사고장면이라고 하는군요.

 

 

남자분들이면 대부분 눈에 대한 끔찍한 추억이 있을 겁니다. 군에서 눈 치울 때죠.

아직 경험이 없는 젊은 분들은 조금 기다리면 실감이 날 겁니다.

 

저는 다른 부대에 비해 상당히 자유로운 육군본부에 있었는데, 첫 눈 오면 안사람과 통화하기로 했었으니까 눈이 내릴 때에 "눈이 온다. 신난다"했다가 맞을 뻔 했습니다.

전방부대에 비해서야 비교도 안되게 적게 오는 눈이지만, 나름 고충이 있더군요.

별들이 오가는 곳이고 콘크리트 도로가 깔린 곳이라 내리는 순간에 모두 쓸어야 했습니다. ㅡ.ㅡ

허리를 숙여 한 10시간 정도 쓸고 나니까 왜 고참들이 악마의 똥덩이라고 부르는 지 알겠더군요.

요즘은 염화칼슘을 뿌릴 수 있나요?

 

눈에 대한 오래된 유머를 가져와봅니다. 원래는 동부와 서부 기온이 극과극을 달리는 미국의 유머인데 한국에 맞게 바꾼 것입니다.

 

---강원도로 이사간 부산사람의 일기---

8/12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산맥의 줄기는 위풍당당하다. 부산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난 눈이 정말 좋다. 빨리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10/14

이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들을 보았다.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분명히 세상에서 제일 멋진 동물이다.

이곳은 천국과 다름없다.

이곳을 사랑한다.

11/11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을 사냥하려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가 없다.

저렇게 아름다운 사슴을 잡는다는 건 도저히 인간이라 여길 수 없다.

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신의 선물... 아! 정말 기다려진다.

12/2

드디어 간밤에 눈이 왔다! 만세! 만세! 만만세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덮여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마당을 쓸고 길을 냈다. 아내와 눈싸움을 했다. (내가 이겼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며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아내와 같이 치웠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이곳을 사랑한다.

12/12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제설차가 또 와서 길을 치웠다. 집 앞을 다시 치웠다.

아름다운 곳이다.

12/19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 버렸다.

삭신이 쑤신다. 이건 뭐 내 몸이 내 몸같지가 않다.

그 놈의 제설차가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22

하얀 눈이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다 치울 때까지 숨어있다 오는 것 같다.

12/23

드디어 몸살이 걸렸다. 아내도 같이 걸려서 병간호도 해줄 사람이 없다.

약도 사러 갈 수가 없고..

12/24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아내와 난 이틀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다.

하지만 힘을 내야지. 저녁 무렵이 되니까 몸이 좀 나아지는 것 같다.

12/25

크리스마스라구?

방송에선 서울에는 눈이 안와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난리다.

저 사람들을 여기로 잡아다 사흘밤낮 눈만 쳐다보게 해야 한다.

간밤에 눈이 더 왔다.

간신히 몸을 추스리고 일어났는데 말이다.

제설차는 내가 눈을 다 치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 앞으로 잔뜩 밀어놓고 가버린다.

소금을 잔뜩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뭐하는지 모르겠다 .

이렇게 많은 눈을 제설차로 다 치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다니...

소금을 찔찔 뿌리지 말고 왕창왕창 퍼붜야지 될 것

소금 뿌리는데 들어가는 돈이 지네 돈이야! 다 쓰라구 있는 국가 예산인데 말이야!

12/27

간밤에 더 많은 하얀 눈이 쌓였다!

제설차가 지나갈 때마다 나와서 삽질한 것 빼고는 집안에 쳐 박혀서 한일이 없다.

도대체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자동차가 하얀 눈에 파묻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가 도대체 사람 사는 곳인가?

일기예보는 또 30cm 가량의 눈이 더 온단다. 30cm면 삽질을 얼마나 더 해야 하나?

우와! 돌아버리겠다.

12/28

일기예보가 틀렸다.

30cm가 온다더니 무려 1m나 더 왔다. 1m30cm다.

도대체 이렇게 눈이 많이 올수가 있는 건지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모를 일이다.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에나 다 녹을 것 같다.

제설차가 눈에 파묻혀 운전수가 우리 집에 와서 삽을 빌려 달랜다.

밀어놓은 눈 때문에 삽을 여섯 자루나 부러뜨렸다고 얘기 해주었다.

1/4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가게에 가서 음식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사슴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차로 치었다.

차수리비가 200만원이 나왔다.

저 망할 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뭣 때문에 산에 돌아다니게 하는지 모를 일이다.

지난 11월에 사냥꾼들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3/3

지난 겨울에 얼마나 소금을 뿌려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제설차로 밀어야지 도대체 왜 소금을 사용해서 이 모양을 만들어 놓냐 말이다.

국가예산이 저희 돈이란 말인가? 아껴 썼어야 하지 않은가!

5/10

부산으로 이사왔다...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제 차가 후륜+광폭 스포츠 타이어라 눈길에 쥐약인데, 처음 차사고 가족여행을 동해안으로 가려고 소셜 커머스에서 콘도 예매해뒀다가 2월이 되어서야 겨우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려고 하면 눈 예보더군요.

눈오는 날 한계령인지 미시령인지 안넘어가고 중간에 불법유턴하고 돌아온 덕분에 지금도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을 겁니다. 후륜이 얼마나 취약한지 모르던 때라 '거의 넘어갔는데...'하고 모험을 했다면 아마도 제 블로그는 존재하지 않았겠죠.

 

이렇게 짧게 이야기를 끝내기는 아쉬우니까 정치적이지만 재미있는 유머 몇 가지를 덧 붙여 봅니다.

 

실제 있었던 일로 보도까지 되었습니다.

 

백지영은 지난 11월 26일 모 경제신문이 주최한 경제포럼에 초청가수로 참석했다.
당시 이 포럼은 수백억 원 이상의 자금을 다루는 사모투자펀드와 관련된 사람들이 주축이 됐다.
포럼 디너 타임에 초청돼 무대에 오른 백지영은 참가자들에게 “여기 계신 분들이 대단한 분들이라고 들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고 계시다면서요? 맞나요?”라고 물었다.

참가자들이 일제히 “네~”라고 답하자
백지영은 “그런데 세계 경제가 왜 이렇죠?” 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일순 당황케 했다.

 

그리고 어제 이정희씨의 싸가지 없는 '박정희의 친일'과 '남쪽 정부' 용어때문에 오늘 말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녀의 대북관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쪽 정부' 발언에 많이 놀랐습니다만...

 

이미 조선일보 등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용어였더군요. 혹시나 싶어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했는데 실제 사설이 맞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연거퍼 '남쪽 정부'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실수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남쪽 정부'라는 말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선일보는 큰 잘못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일보의 유쾌한 유머감각을 볼 수 있는 미주판 1면입니다. 

박근혜씨가 만약에 '압승'이라는 제목을 보면 얼마나 수치스럽겠습니까... 대권후보를 대놓고 비웃는 조선일보의 패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중앙일보는 저 사진에서 이정희씨만 삭제해서 박근혜씨 비위를 맞췄던 것에 비하면 역시 '민족정론지' 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