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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와 드라마

영화 소원, 우리의 힐링영화입니다.

by uesgi2003 2013. 10. 6.


제가 가끔씩 올리는 영화이야기에, 진상관람객때문에 영화관 나들이를 꺼리고 있다는 불편한 이야기를 합니다. 멀리있고 시설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렇지, 서울 중구 중심가의 대한극장을 가면 아무리 인기작이라고 해도 주말에도 바로 관람할 수 있고, 평일 조조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진상을 피해 자리를 옮길 수 있습니다.


대한극장에 사람이 없는 것은, 가끔씩 일어나는 상영사고도 있지만 그보다는 체인이 아니어서 마일리지를 대한극장에서만 사용하는 제한때문일 겁니다. 


안사람과 처제 만나는 자리에 나갔다가 제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소원'을 보게 되었습니다. 




쏘고 부수고 터트리는 액션이나 전쟁영화가 아니어서 피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전국을 발칵 뒤집었던 바로 그 사건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나이들면서 눈물샘 조절이 안되는데, 그리고 온갖 부조리와 폭력때문에 평상시에도 가슴에 분노가 차있는데, 이런 영화를 봤다가는 눈물과 분노 폭풍버프 3일짜리를 맞게 되니까요.


하도 잔소리하는 안사람때문에 차라리 '영화관가서 잠을 자자'는 편법을 쓰기로 했는데...


2시간 동안 눈물 닦느라 혼났습니다. 영화가 신파조로 눈물을 강용하는 것도 아닌데, 실제 피해자와 영화속 아역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참을 수가 없더군요. 다행히 조조 그것도 대한극장이라 마음껏 흘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이 영화가 특별한 점은, 피해자의 시각이지만 피해를 강조해서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이겨가는 모습으로 관람객을 함께 치유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작의적인 냄새도 심하지 않습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라는 화두로 시작한 영화는 태어나서 다행이다... 로 마무리하면서 눈에는 눈물을 그대로 머금고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는 삐에로같은 모습으로 상영관은 나오게 만듭니다. 


이레라는 아역배우의 연기는 감탄스럽고 밉상인 설경구씨의 연기도 참 좋습니다. 그리고 엄지원씨나 다른 조연들의 연기도 깔끔합니다. 


마지막으로 '뭐 이런 영화에 눈물을 흘리느냐?'라는 젊은 관객이 있을텐데... 제 대답은 '부모가 된 후에 다시 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