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가슴아픈 사연이 시작될 겁니다. 장을 끊어내는 아픔을 단장의 아픔이라고 하죠. 가족을 잃은 슬픔과 아픔은 글로 표현할 수 없지만 그 중에서도 자식의 초상을 치뤄야 하는 부모의 슬픔과 아픔이 바로 장을 끊어내는 고통입니다. 그것도 살아있는 여생동안 매일같이 장을 끊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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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배 안에서 죽음을 목전에 둔 가난한 언니는 동생의 옷가지를 챙겨온 게 못내 미안했다.
16일 오전 10시9분께 완전히 기울어진 세월호 안에서 기초생활수급자 가족의 장녀인 유모양(17)은 여동생(15)에게 문자를 보냈다. 새 옷은 꿈조차 꿀 수 없을 정도로 빠듯한 가정형편을 잘 아는 언니는 미안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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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에 보낸 아이의 마지막 문자는 '미안함과 사과'였습니다. 죽음을 앞둬 공포에 질려있었을텐데도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안타깝고, 세상을 이렇게 만든 한 사람으로 용서를 빕니다.
참사가 벌어진 후부터 입에 욕설을 달고 삽니다. 비공개 공간이었으면 여기도 욕설이 가득했을 겁니다. 꽃다운 아이들이 영문도 모르고 죽어가는 상황이 안타까운데 너무나도 무기력한 제 자신이 싫어서 욕하게 됩니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변함없는 망언과 미망의 책임자들을 보며 욕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약속하고 장담을 했던 사람들은 조금의 미안함도, 진정어린 사과도 없이 책임만 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사방팔방이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책임을 통감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대통령은 가장 먼저 탈출해서 제3자 연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미망이어도 직언을 퍼부어 정신차리게 만들어야 할 측근은 여전히 철의 장막을 치고 있습니다.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라고 합니다.
참사를 빌미로 정치공세를 펴자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앞서서 책임을 지고 남은 시간동안 전력을 다해 개혁해서 용서를 빌어야 청와대와 정부가 가장 먼저 구조선에 오르고 있는데, 5년 후에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무기력한 노인들이 마치 달관한듯이 말하는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고 입만 차면 그만일까요?
미망의 대통령과 탐욕스러운 정부는 5년만 참으면 다른 얼굴로 바뀔 것입니다. 새 얼굴로 바뀌면 달라질까요?
구조선에 오르고 있는 청와대와 정부를 끌어내리고 침몰하는 대한민국에 다시 태워서 제대로 위기를 돌파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다시 한 번 사진을 인용합니다. 이 모습은 약속실천하라고, 편안한 삶을 책임지라고, 국민행복을 추구하라고, 아이안전을 우선하라고, 책임보육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거나 문책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약속을 실천할 것이며, 편안한 삶을 책임질 것이며, 국민행복을 추구할 것이며, 아이안전을 우선할 것이며, 책임보육을 보장하겠다며 국민앞에, 국가앞에 약속하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최소한 이 약속을 들고 있는 사람들만큼은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용서를 빌게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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