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소식과 다른 사람의 관심사를 읽다 보면 ~카더라 또는 불순한 왜곡자료가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카더라는 어차피 근거가 희박하고 하루 이틀이면 사라질 가십이니까 별 참견을 하지 않습니다만 왜곡자료는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것일수록 파급력과 재생력이 크기 때문에 제가 아는 내용은 반드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합니다.
왜곡자료는 보통 2가지입니다. 작성자가 악의적으로 중요한 데이터를 숨기거나 데이터 간의 관계를 엉터리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고, 작성자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경우입니다.
저는 어떤 결론을 봤을 때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근거 데이터를 찾아보라고 권합니다.
요약된 결론만 봐도 정보가 넘치는 하루이기 때문에 귀찮을 수도 있고 실제로 그 오류를 찾아낸다고 해도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지갑이 두툼해 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남들이 퍼주는 결론만 삼키다 보면 점차 판별능력이 떨어지게 되죠. 마치 TV를 바보상자라고 불렀던 것과 같이요.
그래서 몰라도 불편은 없지만 잡상식에 관심을 가지고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품으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한 번 연습해볼까요?
이런 자료가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더군요. 요즘 IS나 유럽테러 때문에 눈을 고정시키는 주제입니다.
주로 이슬람권이 유럽에 크게 번지고 있고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몇 가지 근거 데이터를 제시했는데 이 정도면 상당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정말 이슬람권이 심각하구나?' 또는 '기독교 주장이네?'라며 결론만 저장하거나 지운다면 우리는 얻은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제가 '왜 그럴까?'라고 의문을 품고 데이터를 찾아보자고 했었죠?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4%는 당연한 숫자인데 4개국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이슬람교인의 비율이 너무 높습니다. 특히 보스니아와 알바니아는 이슬람국가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약간의 세계사 지식을 가진 분은 대번에 "당연하거 아니야?"라고 반문할 겁니다.
오스만 투크르가 절정이었던 시기의 유럽 지도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앞에서 이슬람권의 확장근거로 든 나라들은 모두 오스만 투르크의 영토였었고 불가리아는 무려 500년 동안이나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르크인이 많이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이슬람교가 신분상승의 한 방법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예니체리처럼요.
초기의 예니체리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전쟁포로나 발칸지방 기독교 소년으로 구성된 노예부대였다가 점차 특권세력이 되었고 후반기에는 아예 술탄을 꼭두각시로 부리는 정치세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 근거자료는 또 다른 말도 안되는 오류가 있죠. 유고(연방)은 20년 전에 사라지고 없는 나라입니다. 아래의 지도는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해체과정입니다. 인종청소를 견디며 독립한 보스니아는 원래 이슬람교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유고슬라비아 내전에 대해서는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영어공부하며 타임지로 인종청소에 대한 참혹한 이야기를 많이 봤었는데 그 이후는 관심에서 멀어져서 다시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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