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물이면 제일 먼저 찾아보는 저이지만, 한국 역사드라마는 아예 건드리지도 않고 일본 역사드라마도 한 두 편 외에는 모두 외면해왔습니다.
한국 사극의 경우 예전에는 제작비와 사료부족의 한계라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말도 안되는 억지와 막장전개로 도저히 눈뜨고 못 볼 정도입니다. 일본 사극은 완성도가 상당하지만 전개가 너무 느리고 특유의 영웅플레이 때문에 바로 시들해지죠.
그래서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우에스기 겐신이 등장하는 드라마도 초반 몇 편보다가 포기했습니다.
사극의 명가 NHK에서 올해부터 사나다마루真田丸를 봤는데 방영한다고 해서 ‘역시나 그렇겠지’하면서 기대를 거의 안하고 봤는데 이전과 많이 달라졌더군요.
일본 전국시대 중 결정적인 대목을 도입배경으로 잡았는데 무척 빠른 호흡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 사나다 노부시게(유키무라)真田幸村의 어린 시절부터 영웅플레이하지 않고 다케다 가문의 멸족과정을 빠르게 보여주며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1화까지는 감탄을 하며 즐겼는데 2화가 좀 염려되는군요. 갑자기 축 처지며 신변잡담을 늘어놓는 예전의 포맷이 재현될 것 같은데…
아직 도입부도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사나다마루를 여러분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먼저 눈이 호강하는 화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 속의 방송인 FHD가 어느 정도인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피부의 돌기까지 보이니 갑옷의 화려한 문양은 당연하겠죠.
FHD 방송한다면서 대국민사기를 치더니 요즘에는 UHD 방송한다고 다시 사기를 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생각나서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나다 유키무라가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일본 젊은 층에서는 다테 마사무네伊達政宗와 함께 인기순위 1~2위인 전국시대의 풍운아입니다.
전국시대 최대의 반전이라면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의 오케하자마 전투일텐데, 사나다 유키무라는 오사카 공방전에서 오케하자마 전투와 비교할 수도 없는 반전을 이끌어내다가 실패했습니다. 일본 전국시대 최고의 전략가로 구로다 요시타카(간베에)黒田孝高를 말하지만 사나다 유키무라는 여기에 전투력까지 갖춘 만능형 지휘관이었습니다.
더구나 불가항력의 적에게 마지막 돌격을 감행해 늙은 너구리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가 자살을 각오할 정도까지 몰아 넣었다가 전사한 극적인 최후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인물입니다.
그럼 왜 이제야 드라마 주인공이 되었냐고요?
사나다 가문이 원래 소영주였고 후세에 전해진 명성에 비해 가세가 많이 약했습니다. 하필이면 일본 최고의 영웅인 다케다 신겐武田信玄과 우에스기 겐신長尾景虎사이에 껴 있었고 시기도 무척 안 좋았죠. 멸족 당하지 않고 살아 남았다는 것 자체가 사나다 가문의 능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생존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가문이다 보니 대하드라마로는 소재가 빈약했죠.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사나다 마사유키가 너무 멋지게 나옵니다.
당분간 제가 좋아하는 우에스기 가문이 가끔씩 나올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2화에서는 제가 우에스기라는 별명을 사용하게 된 이유가 나오는군요.
아래 인물은 우에스기 겐신의 양아들로 아버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만 인성만큼은 양아버지를 물려 받았습니다.
PS. 정도전이 괜찮은 가보군요. 봐야겠습니다.
사나다 노부시게의 최후에 대해서는 오사카성 공방전 마지막 편을 참조하세요. 드라마를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http://blog.daum.net/uesgi2003/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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