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주절 주절 쓰다보니 상당히 긴 내용이 되었습니다.
잘 읽어두시면 언젠가는 도움이 될 내용입니다.
제가 다닌 도시가 시애틀(5회), 샌프란시스코(2회), LA(3회), 샌디에고(2회), 아틀란타(2회), 보스톤, 뉴욕, 워싱턴, 뉴올리온즈, 도쿄(5회), 오사카(4회), 교토, 후쿠오카(2회), 타이페이, 상해, 계림, 싱가폴(3회), 세부, 티후아나(2회)이고 이 중에서 패키지 관광은 단 한 번이었으니까 나름 여행에 대해서는 이력이 붙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은 왠지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 앞으로도 안 갈 것 같고, 기회가 된다면 러시아, 터키, 중남미를 가보고 싶습니다. 이번 주 로또가 맞아야 하는데 ㅡ.ㅡ
제 생애 최초의 배낭여행은 플라모델 수입업자를 따라 나선 일본 여행이었습니다. 대학원 재학 중에 그 사람만 믿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따라 나섰다가 중간에 사이가 틀어져서 (배낭여행은 이런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도쿄 역에 홀로 남겨졌었죠. 몇 분 동안 공황상태였지만 다행히 약간의 일본어가 가능하고, 한자를 많이 알기 때문에 여행 책자 하나 믿고 7일을 여행했습니다. 배낭여행 어~어~려업지 아나요~~~ 여권, 항공권, 약간의 돈 그리고 튼튼한 체력과 더 튼튼한 자신감만 있으면 돼요~~~
신혼여행도 유스호스텔을 이동하며 일본 배낭여행을 다녀왔었습니다. 신혼부부가 첫 날 밤부터 남녀 침실동이 따로 있는 유스호스텔에 묵었으니 많이 황당하죠? 안사람과는 10년 연애 끝에 결혼한 것이라 결혼했다는 것보다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이 더 좋았으니까 그렇게 된거죠^^ 나중에 신혼여행이라는 것을 안 유스호스텔 직원이 방을 따로 하나 마련해주기는 했습니다.
시애틀에서 올랐던 레이니어 산(http://www.seattlekcr.com/Article/ViewArticle.aspx?p=37&q=&page=1&aid=1987, 천년설에 올라... 너무 급해서 쉬싸고... 7시간 헤맨)도 그렇고, 무엇보다 지역사정때문에 당분간은 즐기지 못할 뉴올리온즈의 프렌치 재즈, 티후아나 안쪽의 멕시코 산동네는 기록에 남기지 않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 동안 많은 여행에도 불구하고 자료나 사진을 아예 남기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뉴욕->워싱턴->LA->샌디에고->티후아나 배낭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사진과 여행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MS에서 잘 나갈 때에는 너무 많은 해외출장에 병을 핑계로 거부하곤 했었는데... 싱가폴과 말레이지아 등의 출장은 거의 100% 버텼죠. 이제 백수가 되고 보니 그 때의 시간들이 많이 귀중하군요. 지금부터라도 기록에 남겨야겠습니다. 제가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인가요? 그래도 기록에 남기겠다고 마음 먹어 여러분이 즐기는 전사/역사/잡담 블로그도 만들어지게 된 것이지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배낭여행 초보인 분들을 위해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여행정보는 다른 블로그나 책자에도 흘러 넘치고 다시 정리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저는 주로 뉴욕을 중심으로 '초보자를 위한 비용 줄이기'에만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 빈약하면서 늘어지는 것은 여러분에게 하나라도 알려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약간의 영어실력이 필요한 점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1.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많은 먹이를 잡는다는 진리
첫째도 시간여유, 둘째도 시간여유! 해외여행은 무조건 일찍 준비해야 비용을 절약합니다.
1년 전에 준비한 여행은 항공권과 호텔에서만도 100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고 최소한 1개월 전에만 예약해도 2~30만원은 절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개월 전에 여행계획을 잡았다고 해보죠. 대박 빅딜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 국내선 항공권을 20% 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호텔 또한 반 값까지 할인되거나 별 한 두 개는 더 좋은 호텔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3개월 전부터 계획을 시작해서 1개월 전까지는 본격적인 예약에 들어가기 바랍니다.
2. 소셜 커머스를 이용
요즘 할인 항공권이 국내 소셜 커머스의 단골 메뉴가 되었죠? 해당 국가의 소셜 커머스를 잘 살펴보면 항공권뿐만 아니라 호텔과 (한국에서 떠나는 것말고 현지에서 합류하는) 관광패키지가 대폭 할인되어 나옵니다.
그림은 클릭하면 커지는 것 아시죠? 구체적인 여행계획이 없더라도 인터넷 웹툰이나 야동만 즐기지 말고 이런 해외 소셜커머스도 즐겨찾기 한 후에 심심풀이로 눈여겨보세요.
해외여행은 사소한 계기로 시작됩니다.
3. Expedia.com과 같은 여행 포탈사이트에서 출발
소셜 커머스에서 원하는 지역의 호텔이나 패키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Expedia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서 할인 항공권이나 호텔을 찾습니다. 왜 돈지랄하는데?(WHYPAYMORE)와 같은 할인 항공권 사이트도 있지만 해외 여행포탈사이트에도 할인 항공권이 올라옵니다.
여행 전문사이트를 이용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3-1. 호텔이나 관광패키지 업체에 직접 예약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 예약 바우처(Voucher)는 반드시 출력해가야 합니다. 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서비스 체계가 부족해서 예약자 명단조차 챙기지 않기 때문에 여권만 내밀어서는 받아주지 않습니다. 제 경우에는 호텔을 2일 예약했는데 3일이라고 헛소리하면서 위약금을 물리려는 것을 예약 바우처로 "그 입 닥치거라~"했습니다.
Expedia의 바우처입니다. 이것을 반드시 출력해가야 하는데, 잊었더라도 집으로 되돌아가 비행기를 놓치는 더 큰 실수를 하지 말고, 현지에서 PC를 통해 My itinerary에서 다시 출력하면 됩니다. Expedia에는 여러분이 예약한 내용이 날짜 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3-2. 업체간의 할인과 서비스 정도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성수기에 급박하게 여행한다면 비교는 커녕 예약만 되어도 다행입니다. 어느 곳에 예약할 수 있는지 편하게 알 수 있고, 비수기에는 특히 할인폭이 늘어나거나 업체 수가 많아지는데, 비교해서 같은 가격이면 별이 더 많은 고급호텔로 가면 좋겠죠?
위치를 다른 업체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텔이라면 인근에 있는 다른 호텔의 위치도 모두 구글 지도와 연동해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지역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내가 가려는 목적지 또는 지하철과 가까운 곳이면 아무래도 더 낫겠죠? 그런데 도심이나 관광지 근처의 호텔만 고집하면 비용 또는 부실한 서비스에 실망할 수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3-3. 다른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적나라하게 피드백을 올리는 경향이 있어서 믿을만합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좋았지만 근처 건물보수공사로 상당히 괴롭다던가, 뉴욕의 유명한(?) 빈대나 바퀴벌레가 발견되었다는 피드백은 미리 알아두면 편할 겁니다.
이제부터는 여행 포탈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조심할 점입니다.
3-4 너무 많은 리스트가 나오는데, 그래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후보군을 좁혀나가도록 하십시오. 비수기가 따로 없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도심이나 관광지에서 조금은 떨어진, 지하철로 2번 갈아타고 10~20분 걸어가야 하는 외곽의 호텔이 비용/효과에서 상당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뉴욕에서 첫 2일은 롱 아일랜드의 Z NYC 호텔(별 4개)에 묵고 나머지 2일은 뮤지컬 관람과 새벽 열차이용을 위해 유니온 스퀘어(도심) 근처의 Hotel 17(별 2개)에서 묵었습니다. 별 4개인 Z NYC 호텔이 1일 25달러 정도가 비싸고 40분 정도의 이동시간이 더 걸렸지만 다시 뉴욕여행을 한다면 도심 호텔은 절대로 이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Z NYC 호텔은 시간마다 도심 셔틀서비스, 간단한 아침식사, 사진과 같은 환상적인 야경 그리고 당연한 호텔 서비스를 즐길 수 있었던 반면에 Hotel 17은 별도의 화장실과 샤워, 질낮은 침구류와 경악스러운 서비스(수건과 침대 세팅없음)로 하
루라도 빨리 나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만약 공동 화장실 앞에 방을 얻었다면 밤새 물내리는 소리에 잠을 깼었겠죠.
높은 평점과 위치만 보고 예약했다가 많이 실망한 Hotel 17입니다. 시설보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호텔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였습니다. 반드시 Twin Beds여야 한다고 Expedia 예약에도 적어넣었고, 따로 전화까지 해서 요구했는데도, 도착하니 Double Bed(2인용)로 예약되어 있더군요. 나중에는 "네 전화받은 직원이름 대봐"라며 짜증을 내기까지 했습니다.
(이쯤에서 배낭여행은 그 정도를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분이 분명히 있을텐데... 제가 여기에서 강조하는 것은 약간의 차이라면 서비스가 훨씬 더 좋은 곳을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잠자리입니다. 뜨거운
물에 마음껏 샤워하고 편안한 침대에서 뒹굴며 잠을 잘 수 있어야 체력을 회복할 수 있겠죠?)
Hotel 17을 겪고나니 천국과도 같았던 워싱턴의 DoubleTree Inn입니다. 거의 같은 가격인데도 규모만 작을 뿐 별 4개 호텔과 맞먹는 시설이었고 독일계 미인이었던 호텔직원의 대응이 너무나도 친절해서 손잡고 울 뻔했습니다. MS 출장 때야, 특급 호텔에서만 지내다보니 당연한 서비스였는데, 백수가 되다보니 사소한 곳에서 상처받고 감동받는군요 ㅡ.ㅡ
3-5 호텔/패키지/교통편은 업체의 사이트와 직접 비교해야 합니다.
여행 전문사이트는 많은 업체의 현황을 비교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분이 고민하고 있는 업체가 제대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다면 의외로 더 비싼 또는 황당한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여행하는 날짜에 방이 없다고 나온 호텔 사이트를 확인해보면 같은 가격에 방이 나와 있는 경우도 있고, 현지의 패키지 관광 일정이 예고없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수상택시를 이용해 뉴욕 외곽과 9/11까지 볼 생각으로 아침 9시 첫 편을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보다 정확한 이동코스를 확인하려고 수상택시 업체의 홈 페이지를 뒤져보다가 "겨울에는 첫 편이 10시에 출발합니다"라는 공지를 발견했습니다.
만약 예약대로 9시에 갔었다면 추운 강변에서 1시간을 떨면서 영문도 모르고 서있을 뻔했습니다. 나중에 클레임을 걸면 되지만 전화로만 클레임을 받는 Expedia에 국제전화로 장시간 통화하면 오히려 비용이 더 나가겠죠?
4. 여행 포탈사이트와 개별 전문사이트를 비교
보통 10일 전까지는 예약취소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신용카드 승인이 발생했어도 예약취소를 하면 승인취소되거나 환불이 되니까 일단 여행 포탈사이트에서 호텔/관광패키지/교통편을 예약한 후에 각 분야의 전문사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약한 업체의 홈 페이지를 확인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연 전문예약 사이트, 현지관광 패키지 전문사이트, 호텔예약 전문사이트를 확인한 후에 여행 포탈사이트의 예약내용과 비교해보라는 것입니다.
뉴욕의 유명한 뮤지컬을 Expedia에서도 예약할 수 있지만, http://www.ticketmaster.com과 같은 공연 전문사이트를 이용하면 훨씬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직접 자리를 지정해서 예약하거나 운이 좋으면 아래와 같은 할인 이벤트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스텀프와 같이 꽤 유명했던 공연, 그리고 최신작 스파이더맨까지 할인 티켓을 구할 수 있습니다. 대사가 거의 없는 공연이 좋을 것 같아서 스파이더맨을 예약했다가 "어린아이가 좋아할 겁니다"라는 미국인들의 평에 Rock of Ages로 변경했습니다.
Wicked, Rock of Ages, Lion King과 같은 초절정 인기작들은 할인이 없으니까 좋은 자리로 티켓 구하는데 집중하기 바랍니다.
여기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4-1 개별 전문사이트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우편으로 받는 것이야 비용이 당연히 발생하지만 Will Call이라고 현장에서 수령하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받습니다. 좀 황당하죠?
브로드웨이 거리에 나가면 사람들이 스탠드같은 곳에 앉는데 그 옆에 가면 현장 할인티켓을 파는 부스가 있습니다. 저녁에 가서 부스가 닫힌 경우에도 염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 할인티켓을 알려주는 전광판 근처에 공연 담당직원이 상담을 해줍니다.
4-2 인기가 좀 시들해진 공연, 예를 들어 맘마미아와 같은 뮤지컬은 현장에서 바로 구입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합니다. 위험하기는 한데, 일정에 없던 여유가 생겼다던가, 인기절정의 최신작을 하나 예약하고 적당한 뮤지컬을 아무 것이나 하나 더 볼 생각이라면 그 적당한 뮤지컬은 현장에서 직접 구입하면 됩니다.
맘마미아, 멤피스, 오페라의 유령은 30~50%까지 할인티켓을 팔고 있습니다.
4-3 카페 공연은 현장에서 직접 사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의 가장 부러운 문화가 사진과 같은 카페 공연입니다. 불과 20~30달러만으로 그래미상 수상자의 공연을 불과 2~3미터 앞에서 보는 로또를 맞기도 합니다. 시애틀에서는 지나가는 길에 들렸던 카페에서 유명한 재즈 연주자 Ravi Coltrane의 공연을 90분 넘게 바로 코 앞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혹시 몰라서 온라인 예약을 하고 갔는데, 첫날 저를 기억한 창구직원(나중에 보니 뮤지션 중 한 명)이 "너, 내일도 또 온다며?"라며 아는 척을 하더군요. 그런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센트럴 파크에서 완전히 체력방전되어서 두번 째 날은 못갔습니다 ㅡ.ㅡ
보통은 사전예약은 자리만 확보할 뿐 First-Come, First-Served(먼저 온 놈이 장땡)으로 현장에 30분 전에 가서 입장권구입해도 가장 앞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일정차질 또는 건강악화 등으로 예약티켓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빡빡하게 예약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이기 때문에 저녁이나 음료를 주문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냥 콜라만 시켜도 됩니다. 그냥 공연만 즐겨도 됩니다.
정말로 주의할 점은, 시차적응이 안되었을 때에는 절대로 앞자리에 앉지 말기 바랍니다. 여행으로 체력도 고갈된데다가 시차 크리까지 터지면 뮤지션 바로 코 앞에서 내리 헤드뱅잉하는 일이 당연히 벌어지게 됩니다. 락 카페야 눈감고 넘어가주겠지만... 블루스라면요? 또는 포크송이라면요?
성깔있는 뮤지션 만나면 "(영어로) 어제 뭐했니? 화장실가서 퍼져 자는 게 어때?"라는 말 듣고 주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4-4 렌트 카는 어느 사이트보다도 Rentalcars.com (또는 Traveljigsaw.co.kr)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이 업체는 특히 한글 서비스를 제공해서 편할텐데, 비용도 제가 별의 별 방법을 다 뒤져본 중에 가장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심지어 대한항공 패키지 그리고 회사 할인코드까지 넣어봤습니다만, 이 업체를 따라가지 못하더군요.
그리고 보험은 운전자 자신의 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자차, 대인과 대물, 도난 보험 풀 패키지를 드는 것이 당연히 안전합니다. 운전자 자신은 어차피 배낭여행의 필수보험인 여행자 보험에서 커버가 되기 때문에 안들어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Full Gas 옵션과 네비게이션 옵션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름 만땅 옵션은 만땅으로 기름을 미리 사놓고 반납할 때에는 기름을 다시 채우지 않아도 되는 옵션입니다. 이 옵션을 선택 안하면 반납할 때에 기름을 채워야 하는데 바쁜 시간에 주유소 찾기도 힘들고 그냥 반납했다가는 상당히 비싼 기름값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기름 만땅 옵션이 좋습니다.
미국의 네비게이션은 상당히 원시(^^;)적인데도 옵션 값이 비싸지만 길 잘못들어서 귀중한 시간을 길바닥에 붓는 것보다 낫습니다. 좀 오래 전에 2시간이면 올 샌디에고->LA를 운전자가 헤매는 바람에 6시간이나 걸렸고 덕분에 그 비싼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단 1시간만 뛰어다닌 황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Rentalcars.com에서 조회하면 보통은 소나타급이 가장 좋은 조건일텐데, 현지에 가보면 소나타 렌트카는 없습니다 ㅡ.ㅡ 요즘 현개차가 미국에서도 인기를 아주 조금끌다 보니 렌트카 조건이 안좋아서 그런 것인데, 화낼 필요없이 동급 차를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아마도 기아 옵티마(미국명으로 K5)정도가 나올 겁니다. 어차피 렌트하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제부터 슬슬 직원을 구슬리면 됩니다.
"안돼에에~ 옵티마말고 없어? 난 현개를 안좋아해서..." <- Full과 Midsize 중간
"고뤠~~에? 그럼 하루 8달러씩 24달러만 내면 말리부가 가능한데 말이야" <- Full Size
"고뤠~~에? 그런데 가보고 나니깐 마음에 드는 차가 없어. 토러스도 있던데 그건 얼마나 더 내야 해?" <- Premium Size
"고뤠~~에? 토러스는 그냥 가져가면 돼."
크라이슬러 신형 300C나 캐딜락까지 올라가보려고 했지만 장거리 운행에 주유소 찾기 힘들어서 토러스에서 멈췄습니다.
여러분은 직원이 배정해주는대로 착한 한국인답게 올라타지 말고 더 마음에 드는 차량이 있으면 다시 사무실로 가서 네고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5. 현지 관광패키지를 이용
방문하려는 도시를 맨땅에 헤딩해야 한다면, 그리고 여행책자와 블로그의 정보가 전부라면, 여행책자와 블로그는 보조정보 정도로만 참조하고 일단은 현지 관광패키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 비용도 줄이고 뜻하지 않은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여행에서는 돈보다도 시간과 체력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Expedia의 Things to do를 보면 도시 별로 인기코스가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Expedia에서 깔끔하게 예약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뭐라고 했죠? 포탈 사이트에서 예약하고는 전문 사이트에서 다시 비교하라고 했었죠? http://www.smartdestinations.com와 같은 현지 관광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은 도저히 확정하지 못하겠고 현지에 가서 간을 보고(?) 결정할 수 있는 분은 통째로 퉁치는 City Card나 Pass를 사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에 도착하면 도시 투어버스(Pass에 포함)로 천천히 둘러보며 전체 분위기와 주요 포인트를 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뉴욕과 워싱턴에서 겨울밤 투어를 이용하시는 분은 반드시 히말라야 방한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영하 15도는 되는 추위를 맛보게 됩니다. 버스투어 안내남(?)은 대단한 입담으로 주변의 음식과 쇼핑 명소를 알려주기 때문에 귀기울여 들으시면 좋습니다. (누구나 그 정도 영어는... 다... 하지... 못하겠죠? 사람시켜야겠죠?)
5-1. 패스를 산다고 해서 예약된 것이 아닙니다. 최소 1~2일 전에 예약해야 하는 패키지가 있으니까 반드시 패스를 수령한 후에 확인하고 호텔에서 전화로 예약해야 합니다. 제가 앞에서 설명했었죠? 최소한의 영어가 되어야 한다고요. 언어의 장벽은 극복할 방법이 없습니다. 아니면 현장에 가서 직접 예약을 해야겠죠.
제가 방심했다 겪은 최악의 실수는 호텔에서 공항까지 흔히 이용하는 슈퍼 셔틀(Super Shuttle 또는 Shared Shuttle, 봉고형 콜택시의 일종으로 호텔을 들리며 예약자를 태워 공항에 내려주는 상당히 저렴한 수단) 예약이었습니다. 얼바인(Irvine)이라는 LA 외곽도시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웃고 즐기는 사이에 그만 슈퍼 셔틀을 예약하지 않은 겁니다. 급하게 호텔로 돌아가 예약하려고 했는데... 셔틀은 반드시 24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미국의 살인적인 택시를 불렀고 교통체증의 대명사인 LA 프리웨이를 달려 거의 20만원을 주고 간신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택시기사가 팁을 안받았을까요 T.T
호텔에서 공항까지 상당히 먼 경우에는 반드시 셔틀(보통 편도 24달러)을 예약하기 바랍니다. 패스에 포함된 경우도 있고 Expedia에서 바우처를 구입하고 예약할 수도 있습니다. 호텔직원에게 물어서 전화로 예약해도 됩니다. 슈퍼 셔틀을 이용할 경우에는 30분 이상은 더 시간여유를 가지고 출발해야 합니다. 여러 호텔을 들리기 때문이죠.
함께 갈 승객이 적은 경우에는 예약시간보다 더 빨리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동승객의 눈찢어지는 모습을 아침부터 볼 수도 있습니다.
호텔과 공항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경우에는 택시를 불러도 됩니다. 미국의 택시는 팁이라는 무서운 복병이 있어서 그렇지만 20달러 정도 나올 때에는 웃으면서 줄 수도 있는 팁이고 셔틀에서 대기하는 짜증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거리가 가까운 경우에는 호텔에 노는(?) 리무진이 없는지 물어봐도 됩니다. 어느 정도되는 호텔은 리무진이 준비되어 있는데, 다른 일정이 없으면 택시요금 정도에 공항까지 모셔줍니다. 버스 리무진이 아니라 미국의 전형적인 대형 리무진 승용차입니다.
5-2 도시 버스투어는 하루 또는 이틀 동안 얼마던지 타고 내릴 수 있는데, 도시 간보기 또는 야간투어 외에는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뉴욕의 도심은 워낙 체증이 심해서 패스 산 것이 아깝다고 탔다가는 1시간 이상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제한된 여행에서의 1시간은 10만원보다 더 귀중합니다.
5-3 패스에 없는 돈 좀 쓰는 관광패키지도 과감하게 이용하기 바랍니다.
뉴욕야경 헬기투어, 그랜드캐년 헬기투어, 디너 크루즈투어와 같이 고객을 모신 회사접대 또는 신혼여행에서나 즐기는 재벌급 투어는 아예 논외로 치고, 한 번에 100달러 정도 들어가는 2~3시간 특별투어는 이용해 볼만 합니다.
제가 예약했던 뉴욕 Queens 지역의 도보식도락 여행입니다. 나이가 좀 젊었다면 아래의 패키지 여행을 택했을 겁니다.
예를 들어 링컨 기념관에서 국회의사당까지 겨울에 걸어가 본 분은 온라인 게임과 같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사진과 같은 투어는 80달러 정도하는데, 체력도 아끼고 사진과 같이 미인들 틈에서 한국에서는 탈 수 없는 것들도 즐길 수 있습니다.
단! 공원에 흔하게 있는 마차는 비추입니다. 특히 남자들끼리는...
6. 돈보다 시간과 건강이 더 중요
이건 특별한 팁이 아닌 보편적인 진리이지만 저를 포함해 많이들 실수하기 때문에 따로 강조합니다.
겨우 얻은 휴가와 방학, 그리고 살인적인 항공편을 생각하면 일분 일초가 아깝고, 귀국해서 뿌릴 선물을 생각하면 아침은 그냥 건너뛰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남고 뒤로는 바로 새버리는 바보같은 결정입니다.
하루 세 끼 반드시 챙기고 최소한 한 끼는 배터지게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과일이나 과일쥬스도 반드시 먹어야 합니다. 예산이 부족해서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요? 그렇다면 계획자체가 잘못 된 것입니다.
젊은 혈기믿고 길거리 싼 음식먹었다가 탈이 난다던가 굶고 다니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돈보다 더 귀중한 시간을 잃게 됩니다.
그렇다고 앞치마를 두른 멋진 청년이 서빙하는 정통 레스토랑을 가라는 것이 아닙니다. 음식에 대해서는 미국의 물가가 오히려 더 저렴합니다.
뉴욕에서 의무감으로 먹어야 한다는 베이글 세트입니다. 베이글 13개+크림치즈 큰 것2개+추가할인쿠폰까지 얼마일까요???
예 맞습니다. '저희 미쳤습니다' 가격입니다.
호텔로 돌아가던 길에 터키 케밥 체인점을 들렀는데 마감직전이어서 그런지 16달러짜리 케밥 + 3달러짜리 밥만 추가였는데 16달러와 3달러의 차이가 위에 얹은 양고기 차이더군요 ㅡ.ㅡ 남자 둘이서 먹다가 너무 많아서 절반을 그냥 버렸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5,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짜장면정도라고 하죠? 한 때 서민음식이었던 칼국수도 6,000원이 넘는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미국에서는 팁 포함해서 25달러(27,000원) 정도면 성인 남자 둘이서 먹고 남은 것을 포장해서 저녁에 다시 먹어도 될 정도입니다.
서브웨이 샌드위치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미국이 더 크고 푸짐합니다. 10달러면 치킨수프까지 해서 한국보다 더 큰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두 끼에 나눠먹어야 할 크기입니다. (사진참조)
그리고 칼같이 맞아 떨어지는 일정은 반드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정 사이에 만약을 대비한 버퍼를 두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엄청나게 붐비는 LA공항(LAX)에 도착해서 2시간 이내에 국내선으로 바꿔 타는 일정이 보기에는 시간낭비없이 잘 맞춘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운좋게 여러분이 이용한 비행기 하나만 도착했다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여러 번이 동시에 승객을 쏟아냅니다.
미국 출입국 심사공무원들은 여러분의 편의를 봐주지 않습니다. 견디다 못한 한 미국인이 소리를 질렀는데도 같이 질러대며 '국방부의 시간은 간다'라는 근무태도를 보이더군요.
입국심사에서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고, 국내선으로 이동해서 다시 티켓팅하고 신발까지 벗는 보안검색을 다시 해야 합니다. 이른 아침이 아니면 여기에서 다시 1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그러면 아무리 날아가도 탑승하지 못합니다.
촉박한 일정은 심각한 문제가 벌어지지 않더라도 중간에 우연히 만나는 귀중한 경험을 흘려보내게 됩니다. 미국은 지하철역, 시장, 공원에 거리의 아티스트가 많은데 감탄할만한 실력들입니다. '어라? 제법인데!'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주저앉아서 즐겨야죠? 한참을 즐기다가 1달러를 주거나 홈메이드 CD를 사오면 됩니다.
이번 뉴욕여행에서 건진 House of Waters라는 그룹입니다.
아래 곡이 이 친구들의 대표곡인데 끝까지 소리키워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실력을 갖춘 친구들이 거리에서 공연을 합니다.
제가 미국출장을 갈 때마다 카페 공연말고도 반드시 거리 아티스트를 위한 시간을 남겨두곤 했습니다. 여러분도 우연히 들른 성당에서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 미국 공립도서관의 시설, 거리의 예술가를 위한 짜투리 시간은 남겨두기 바랍니다.
7. 쇼핑은 개별적으로
외국에 나가 명품을 싸게 구입하는 것도 재테크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아울렛가서 명품을 둘러보다 보면 "앗!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너무 싸다"라며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재킷만 해도 버버리에서 하나, 캘빈 클라인에서 하나, 바나나 리퍼블릭에서 하나... 이렇게 되는 거죠. (이 브랜드는 명품이 아니라고 할 분이 있을 텐데, 저는 명품에 대해 잘 몰라서...)
조금이라도 충동구매를 줄이는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7-1 아울렛 매장은 미리 회원가입하고 할인 쿠폰을 뽑아갑니다.
아울렛 매장은 보통 VIP 쿠폰을 10달러 정도에 파는데 회원가입하고 교환권을 뽑아가면 인포 센터에서 공짜로 줍니다. 이건 연중 할인되는 서비스이고, 웹 사이트를 미리 확인해보면 각 매장마다 추가 할인행사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많지 않지만 해당 국가의 세일 기간에는 그 양이 많아집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경우 대통령의 날,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와 같은 전통적인 '지름의 날'에는 추가 할인쿠폰 양이 A4로 수십 장이 될 정도입니다.
7-2 고가, 다량으로 구입할 것이 아니면 과감하게 잊어버리고 박물관을 하루 더 가십시오.
아울렛은 도시 외곽에 있기 때문에 차량으로도, 버스로도 추가비용이 발생합니다. 버스 왕복은 보통 40달러 정도하죠.
만약 여러분이 최소한 수십 만원 짜리를 여러 개 구입할 것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패스하고 그 시간과 비용으로 박물관이나 공연을 하나라도 더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에는 구매대행 서비스가 발달되어 있고 브랜드마다 웹 사이트에서 할인행사를 하기 때문에 저가/소량 구입할 것이라면 아울렛 쇼핑은 시간과 비용 낭비입니다.
저라면 아울렛에서는 명품보다는 전문 아웃도어 의류를 위해 들리겠습니다. 한국에서는 고가인 노스페이스 이월상품(겨울의류)은 지금이면 정상가의 30% 정도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을 것입니다.
7-3 아울렛 방문은 여러 명이, 쇼핑은 개별적으로 해야 지름신을 막습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차 한 대 빌려서 여러 명이 함께 가면 비용을 많이 절약하고 편합니다. 그러나 쇼핑은 절대로 뭉쳐 다녀서는 안됩니다.
뭉쳐 다니게 되면 꼭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이거 한국에서는 000짜리야! 사면 돈되는거야"라고요. 서로를 자극시키며 아울렛을 나올 때에는 미리 못박아 두었던 예산을 몇 배는 뛰어 넘었을 것입니다.
7-4 아울렛에서의 결제는 반드시 현지통화로 합니다.
일부 다국적 브랜드는 친절하게도 신용카드 결제를 한화로도 할 수 있게 해주는데, 반드시 현지통화로 해야 합니다. 이것은 신용카드사에 확인한 내용인데, 현지에서 한화로 결제한 것이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한화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달러로 바뀌었다가 한화로 다시 바뀐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중 환전이 되어 불필요한 금액이 나가게 됩니다.
따로 설명하기는 그렇고 그냥 두서없이 마무리를 하면, 아마도 여러분 동전이 매일같이 쌓여갈겁니다. 그거 모두 챙겨와도 환전이 안되고, 그렇다고 그냥 두기에는 몇 만원 단위까지 커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인들 줄서기는 보통입니다. 한국처럼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동전을 세서 계산하면 됩니다. 헷갈리면 그냥 한 주먹 동전을 꺼내서 캐시어에게 내미세요. 캐시어가 알아서 집어갑니다.
또는 호텔 방 세팅 팁으로 매일 25센트 동전을 4개씩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동전이 남을 수 밖에 없는데 공항 매점가서 먹을거리와 바꾸세요. 매일같이 수많은 관광객들을 겪는 매점 아주머니가 "그냥 동전모두 꺼내서 내려놔"라고 할 겁니다. 친절한 분이면 알아서 계산해주고 적당한 먹을거리도 직접 챙겨주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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