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의 7대 전차전 - 엘 알라메인

짧은 내용으로 가볍게 정리하는 연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냥 재미로만 보시기 바랍니다. 

엘 알라메인El Alamein

 

프랑스가 항복하고 영국은 1941년 12월까지 단독으로 싸워야 했다. 1940년 여름과 가을 동안 영국공군RAF는 독일공군Luftwaffe를 영국해협에서 몰아내고 히틀러의 영국침공을 막았다.

처칠Churchill수상은 영국본토의 병력 대부분을 수에즈Suez운하방어에 투입했다. 영국해군이 해상을 지배했지만 중동과 아시아의 영국식민지에서 오는 석유와 자원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해야 했다. 수에즈운하를 잃으면 영국은 버틸 수 없었다.

 

이탈리아는 리비아Libya와 에디오피아Ethiopia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개전과 함께 영국의 보호령인 이집트Egypt를 침공했다.

영국은 겨우 36,000명의 병력, 100문 정도의 야포, 150대의 항공기, 275대의 전차를 가지고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이탈리아군을 계속 격파했다. 이탈리아군은 포위당하면 수 만명 단위로 영국군에게 항복했고 끔찍한 사막전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며 행복해했다.

영국군은 수백 km를 전진하며 이탈리아군을 리비아까지 추격했다.

 

1941년 2월, 히틀러는 프랑스침공에서 명성을 얻는 에르빈 롬멜Erwin Rommel과 기갑병력을 보내 이탈리아를 돕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군단Afrika Korps는 영국과 이탈리아의 처지를 뒤바꾸어 놓았다. 영국군보다 훨씬 적은 병력으로 몰아붙였다.

겨우 35,000명의 병력과 2호전차가 대부분인 200대의 전차만으로 롬멜은 사막여우The Desert Fox라는 별명을 얻은 전설적인 진격을 시작했다. 벵가지Benghazi항에 도착한 그는 도시 안으로 전차를 계속 선회시켰다. 영국스파이가 전력을 계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전력보다 훨씬 많은 숫자로 보이게 만들었다.

영국군은 첫번째 교전에서 곧 나타날 독일군의 막강한 전차부대를 두려워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롬멜은 기동력을 최대한 활용해 사막의 광활한 전장을 누볐고 영국군을 리비아에서 몰아냈다. 영국군의 반격이 가끔씩 성공했지만 아프리카 군단은 영국군을 이집트 국경안으로 몰아넣었고 1942년 6월 말이 되자 양측은 엘 알라메인이라는 작은 마을을 두고 대치하는 상황이 되었다.

독일군 보급선은 지나치게 늘어졌고 차량은 거친 사막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공군도 점차 하늘에서 밀려났다. 롬멜은 엘 알라메인에서 본토의 증원군이나 영국군의 공격을 기다렸다.

1942년 여름, 독일은 소련에 하계공세 중이었고 스탈린그라드Stalingrad전투가 절정에 달했기 때문에 롬멜에게 보낼 증원군이 없었다. 그는 두터운 지뢰밭을 만들고 88mm 대전차포 화망으로 영국군전차의 접근을 막기로 했다.

 

8월 13일, 버나드 몽고메리Bernard Montgomery가 이집트의 8군 사령관으로 부임했다. 8월 30일, 롬멜은 영국군이 더 보강되기 전에 엘 알라메인의 남쪽인 알람 할파Alam Halfa를 먼저 공격했다. 몽고메리는 독일군 무선통신을 도청해 미리 알고 있었고 롬멜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독일군은 실제로 영국군에게 더 많은 피해를 입혔지만 영국군은 손실이상을 복구할 수 있었던 반면에 독일군은 손실을 메울 방법이 없었다.

롬멜은 1차 엘 알라메인전투에서 49대의 전차, 60문의 야포와 많은 장비를 잃었다.

그랜트전차 앞에 서 있는 몽고메리입니다. 

 

1942년 10월 23일, 몽고메리가 몇 주의 준비를 거친 후에 2차 알라메인전투를 개시했다. 그는 나무와 트럭으로 만든 가짜 전차를 남쪽에 배치하고 북쪽에는 가짜 연료수송관을 설치해 롬멜을 속였다.

당시 추축군(독일과 이탈리아군)은 약 100,000명의 병력, 500대의 전차, 다양한 종류의 장갑차 200대, 400기의 항공기, 500문의 야포, 수백문의 대전차포로 무장하고 있었다. 독일군 전차 대부분은 3호전차로 50mm와 75mm 두 종류였다. 4호전차도 상당수가 있었는데 단포신과 장포신 75mm 두 종류였다.

2호전차와 이탈리아전차도 있었지만 정찰이나 유인용에 불과했다.

북아프리카전선에서 사용했던 이탈리아의 주요 전차입니다. 

 

몽고메리는 200,000명의 병력, 약 1,000대의 전차, 400대의 장갑차, 1,300문의 대전차포와 1,000문의 야포로 추축군을 압도했다.

영국군전차는 잡다했다. 400대 정도는 미국제 그랜트Grant와 셔먼Sherman전차였고 또 다른 400대 정도는 영국제 크루세이더Crusader 종류였고 나머지 200대는 영국제 발렌타인Valentine과 미국제 스튜어트Stuart경전차였다.

 

당시 최신형 전차는 미국제 셔먼 M4였다. 30톤의 무게와 단포신 75mm(나중에 장포신 76mm로 개장)로 독일군전차의 공격력에는 못 미쳤다. 대신에 50구경 중기관총 한 정과 30구경 기관총 두 정을 장착했고 시속 48km의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그렇지만 차체가 무척 높았고 연료공급장치가 외부 타격에 무척 약했고 단포신 75mm는 사거리와 탄속 모두에서 문제가 많았다. 대신에 셔먼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좋았고 생산량이 압도적이어서 결국에는 독일군전차를 지배했다.

 

미국제 그랜트전차는 개전당시만 해도 주력전차였는데 안정성과 강력한 무장(75mm 주포, 37mm 부포)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문제점이 있었다. 1차대전의 유물인 리벳장갑으로 포탄을 맞으면 버티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리벳이 총탄처럼 사방으로 튀었다. 차체 오른쪽에 장착한 주포는 각도가 무척 한정되어 있어서 제대로 조준하려면 차체를 움직여야 했다. 그렇지만 엘 알라메인 2차전까지는 그란트전차가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미국제 경전차인 스튜어트는 매우 효과적인 보병지원전차였지만 37mm 주포가 고작이어서 적전차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영국제 크루세이더와 발렌타인은 40mm 주포로 공격력을 좋았지만 속도가 느리고 장갑이 부실했다.

 

10월 23일 저녁, 영국군의 대대적인 포격이 시작되었다. 포격 아래에서는 영국보병이 대전차지뢰밭을 뚫고 전진했다. 공병이 지뢰를 제거한 후에 흰띠로 지뢰제거 길목을 표시했고 그 길로 전차가 진입했다.

그렇지만 총탄을 맞아가며 작업한 공병이 모든 지뢰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었고 만들어진 통로도 겨우 한 대의 전차가 지나갈 공간이었다. 만약 선두전차가 중간에 주저앉으면 그 대열은 대혼란에 휩싸였다.

독일군전차와 대전차포는 오도 가도 못하는 적전차를 하나씩 격파했다.

마틸다전차에 쇠사슬을 단 지뢰제거전차입니다. 

 

몽고메리의 첫번째 전차공격은 실패했고 보병도 그 자리에 멈춰서 참호를 파고 버텨야 했다. 두번째 공격도 실패했지만 영국군전차, 전폭기와 야포는 독일군전차를 파괴하기 시작했다.

몽고메리는 오스트레일리아사단을 투입해 지중해부근의 해안을 공격했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롬멜은 다음 주공이 그쪽이라고 착각하고 많은 전차를 북쪽으로 이동시켰다.

 

몽고메리는 10일 후에, 총돌격작전Operation Overcharge을 개시했다. 제2 뉴질랜드사단(영국군 전차와 장갑차로 증원), 영국 제1 기갑과 제10 기갑사단, 제1 남아프리카사단과 제51 보병사단이 주축이었다.

영국군의 주공은 독일 15와 21기갑사단 그리고 이탈리아 리토리오Littorio사단을 공격했다. 7시간의 공중폭격과 4시간의 포격으로 추축군의 방어선을 무너트렸고 11월 2일 밤부터 보병의 돌격이 시작되었다.

3일 오전 5시 45분, 전차도 전진하기 시작했다. 전투기가 해를 등뒤에 두면 적이 알아보지 못하는 것처럼 전차도 해를 등뒤에 두기 위해 이른 아침을 선택했다. 그렇지만 오히려 반대로 영국전차의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났다.

때마침 모래폭풍까지 불어서 9기갑여단 전차가 방향을 잃고 독일군방어선으로 조금씩 다가섰다. 9기갑여단은 제대로 공격도 못해보고 75%의 전차가 파괴되었다.

 

롬멜은 히틀러에게 후퇴허가를 부탁했지만 히틀러는 ‘아프리카 군단은 승리 아니면 죽음의 길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시오’라고 대답했다.

엘 알라메인 2차전은 이후 3일 동안 계속되었다. 독일군과 새로 증원된 이탈리아 아리에테Ariete사단은 반격에 나서 영국군을 막았지만 전력소모가 극심했다. 아리에테사단은 영국군의 포격에 거의 궤멸되었다.

11월 4일과 5일, 영국군은 대규모 전차공격으로 롬멜을 밀어냈다. 롬멜은 사막을 건너 서쪽으로 후퇴하면서 지연전을 펼쳤다. 히틀러가 아프리카 군단에 증원군을 보냈지만 1943년 초부터 영국군이 동쪽에서, 미군이 서쪽에서 공격해 결국에는 아프리카 군단은 유럽으로 후퇴하게 만들었다.

 

엘 알라메인전투의 피해는 엄청났다. 추축군 30,000명과 연합군 40,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추축군은 500대 가량의 전차를 잃었고 전투가 끝났을 때에는 겨우 20대의 전차만 움직일 정도였다. 영국군도 비슷한 숫자를 잃었지만 곧바로 회복했다.

엘 알라메인전투는 독일군을 격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처칠은 ‘최후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