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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잡설

전원주택 숨은 비용과 함정이 꽤 있습니다.

by uesgi2003 2018. 11. 6.


공손한 스피커를 구입한 후에 아예 집을 짓자 싶어서 2달 정도 무지하게 돌아다녔습니다. 

제 드림하우스는 아래와 같은데 현실은 초가삼간이죠. 님과 함께라면 상관 없을까요???


어쨌든 저는 이런 집을 지을 돈이 없습니다. 그러니 오해 없으시길. 



참고로 초대형 통창을 추운 겨울에? 하실텐데 추운 지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단단한 3중 창이고 안에 개스를 주입해서 단열효과가 무척 좋다고 합니다.


물론 다 돈입니다. 해외발주이기 때문에 특히 저런 대형은 엄청난 돈이 들어갑니다. 


원래 여주에 100평 정도의 전원주택 필지를 구입해뒀기 때문에 아무 때나 마음 먹으면 지을 줄 알았는데... 실수했죠. 이래서 사전조사와 공부는 필수입니다. 


1. 도로 지분 어쩌고 저쩌고 빠지면 75평 정도입니다.


2. 건폐율과 용적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전원주택지는 건폐율 20%입니다. 그렇다면 1층 면적이 겨우 15평밖에 안되는 겁니다. 거기에 현관 앞 포치 등을 만들면 여기에서 1~2평이 빠집니다. 


여주 관리지역(전원주택지)이면 건폐율때문에 200평 정도로 팔았어야 했는데 빨리 팔고 빠지려고 100평 단위로 판 것입니다. 나중에 집지을까?라고 가볍게 생각한, 저를 포함해 여러 사람이 낚였죠. 


가족 전체가 낚인 분도 있습니다. 3필지에 가족이 모여 살려고 했는데 설계의뢰에서 이 설명을 듣고 꿈을 포기했답니다. 땅콩집 3채에 모여 사니까요. 


3. 그럼 건폐율 50%인 전용주거지역가서 지으면 되지? 주변이 이미 주거와 상업용으로 잘 조성된 곳이니 당연히 땅값이 장난 아닙니다. 돈만 있다면 이런 곳 200평 사서 지으면 좋죠. 돈만 있다면요. 


그래서 여주의 그 전원주택지는 모두 팔렸지만 아무도 집을 짓지 않고 있습니다. 땅콩 하우스밖에 못짓고 설계의뢰 단계에서 숨은 비용이 대거 나오니 다들 포기했습니다. 처음 필지를 팔 때에는 바로 집만 지으면 될 것처럼 이야기하더니만 전기 등의 인입비용도 튀어나오고 개발분담금도 튀어나오고 농어촌 오수처리도 튀어나오고...


2년이 지났는데도 그 일대는 황량합니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에는 오랜 동안 곳곳을 다녀봤습니다. 전원주택지부터 완공분양하는 타운하우스까지요. 


1. 파주 외곽기준으로 도시가스까지 들어오면 땅값이 평당 400 이상입니다.   요즘 기준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평범한 집을 지어도 평당 600 정도(앞의 숨은 비용, 시스템창호와 시스템키친 포함)가 들어갑니다. 

1~2층 총 50평이면 7억 정도입니다. 물론 정원 조성비용 등은 빠진 것입니다. 


참고로 평당 얼마는 정말 무식한 기준이지만 우리끼리의 이해를 위해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건축회사 만나서 상담하면 '에고 호구오셨나?'라는 표정을 지으며 평당 400부터 700까지의 단가표를 다 보여줍니다. 그 수준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2. 나는 전기와 상하수도만 연결되면 괜찮아. LPG써도 상관없어. 이 경우 땅값이 꽤 괜찮은 곳이 많은데... 대부분 근처에 무덤이 있습니다. 전에는 안보였는데 겨울이 다가오니 잘 보입니다. 그것도 10여기가. 

그래서 우선 구글어스로 조회해서 대형 무덤은 피하는데... 


땅값이 괜찮으면 반드시 뭔가가 있습니다. 근처 소음과 냄새를 뿜는 공장이 있던지 아니면 중간에 폐허가 된 농가촌이 있던지 뭔가가 있습니다. 구글어스에서 무덤은 보이지만 공장은 직접 가봐야 알 수 있습니다. 


넓은 논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가을과 겨울에는 우와!인데 객토작업할 때에 냄새가 장난이 아닙니다. 산너머에 축사가 있다? 이건 뭐 설명할 필요가 없죠. 구글어스에서는 축사인지 비닐하우스인지 안보입니다.

 

3. 파주는 땅값이 치솟고 있는 지역이라 시전체가 공사판입니다. 남북협력관계가 진전될 수록 더 그렇겠죠. 내 주변이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모릅니다. 


저는 지난 달에, 야산 정상에 대공포부대가 있어서 난개발 염려가 없고 나름 돈있는 사람들이 잘 조성해 놓은 단지의 끝자락을 무리해서 장만했는데 문제는 바로 옆 밭입니다. 몇년 내로 누군가가 뭘 할텐데 주택필지가 아니라 창고나 공장이면 망한 겁니다. 


 

단지 중앙 3필지를 한꺼번에 구입해서 초대형 정원을 만든 모대학 학장님 집입니다. 심지어 게스트 하우스가 별도로 있습니다. 이 집말고도 다른 분들이 멋지게 집을 지어서 단지 전체의 입주가 상당히 빠른 편이고 멋지게 조성되었는데, 공장이 파고 들면 모두 의미가 없어집니다.  


4. 치안도 문제입니다. 몇 채 동떨어진 곳은 정말 무섭습니다. 단지가 방대해도 남들이 집짓기 전까지는 우리 집 하나만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주변 수백미터 내에 불빛 하나 없을 수 있습니다. 

개별 CCTV가 기본이지만 그건 사후처리일 뿐 예방은 어렵습니다. 


전원주택지를 고르기 전에 숨은 비용과 함정을 꼭 확인하세요. 그리고 반드시 그 일대를 직접 걸어서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