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무적함대에 대해 알려지지 않는 10가지

이번에도 영국역사에 정통한 로버트 허친슨Robert Hutchinson의 자료입니다.

1588년, 스페인 메디나 시도니아Medina Sidonia가 이끄는 스페인 무적함대의 패전은 영국전사에서 가장 빛나는 전과로 알려지고 엘리자베스여왕의 명성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다음은 스페인 무적함대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10가지 배경이다. 

 

 

메디나 시도니아는 스페인 영지의 이름이고 실제 이름은 알론소 페레스 데 구스만Alonso Pérez de Guzmán입니다. 

예정대로 알바로 데 바산Álvaro de Bazán이 지휘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겁니다. 

메디나 시도니아를 세계역사를 바꾸지 못하고 해군전사에서 최악의 참사를 겪었다. 엘리자베스왕정의 선전전과 과장으로 지금까지 우리는 많은 오해를 진실로 알고 있다. 스페인군은 용맹한 영국해군에게 패전한 것이 아니라 악천후, 허술한 준비와 전략전술 때문에 패전했다.

1. 엘리자베스왕정과 스페인 펠리페왕은 스페인군이 상륙하면 가톨릭을 고수하던 영국민 50%가 스페인군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펠리페는 영국가톨릭귀족에게 선물할 보석칼을 준비했고 여영국부제독 프란시스 드레이크Francis Drake경이 심각하게 파손된 누에스트라 세뇨라 델 로사리오Nuestra Señora del Rosario에서 발견했다.
스페인측 스파이는 랭커셔Lancashire 대부분이 가톨릭이고 웨스트모랜드Westmorland와 노섬랜드Northumberland과 스페인왕에게 충성하고 있다고 보고했었다. 1586년 8월, 스페인은 가톨릭을 고수하는 링컨셔Lincolnshire에서 2,000명을 모병하고 노포크Norfolk에서 3,000명을 더 모병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이런 계산은 나름대로 신빙성이 있었다. 1586년 6월초, 서섹스Sussex백작 헨리 레드클리프Henry Radcliffe는 포츠머스Portsmouth 부근에서 반란모의를 발견하고 지도급 몇 명을 체포했다. 엘리자베스왕정은 내부 이적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가톨릭을 고수하며 성공회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교인의 무장을 해제하고 위험인물로 판단한 사람들을 재판없이 여러 요새에 수감했다. 세계최초의 집단수용소였다. 
베드포드셔Bedfordshire에서는 켄트백작 헨리 그레이가 가톨릭 여성을 제대로 처리했는지 조사를 받았고 고프리 포잠Godfrey Foljambe은 할머니를 체포해서 구금했다.

2 엘리자베스 1세 왕정에소 국익보다 사익을 우선한 신하가 있었다. 
1587년, 브리스톨Bristol에서 출발한 영국선박 12척이 왕국에게 해를 끼치며 무적함대에게 군수품과 장비를 판매했다. 
300~2,000파운드 가치의 화물 중 9개는 상당량의 탄약, 화약과 군장비를 포함하고 있었다. 
무적함대에 대비해 데본Devon방어선을 구축한 존 길버트John Gilbert경도 자신의 선박을 드레이크의 서부함대에 합류시키지 않고 군령을 거부하며 1588년 3월에 예정대로 남미와의 교역을 위해 출항했다.

3 무적함대에 승선한 영국 가톨릭교인이 있었다.
최소한 4명이 승선했고 급여를 받는 장교 중에는 18명이 영국인이었다. 
당연히 그 중 일부는 불충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로사리오가 좌초하자 5명의 가톨릭교인이 보트를 타고 빠져나갔지만 2명은 드레이크에게 붙잡혀서 반역죄로 런던탑에 수감되었다. 
트리스트램 윈슬레이드Tristram Winslade라는 사람은 엘리자베스군 장교에게 넘겨져 심한 고문을 받았다. 놀랍게도 그는 처벌을 받지 않았고 1605년 11월에 프랑스 두에Douai의 가톨릭 수도원에서 죽었다. 
그하블린스Gravelines전투 후에 오스텐트Ostend와 슬루이스Sluis 사이에서 좌초한 산 마테오San Mateo에 승선했던 영국인 윌리암 브라운William Browne 등 2명은 네덜란드선원에게 살해당했다. 젤란트Zeeland 개신교 주의 지역관리는 살해당한 다른 영국인은 상당한 부자였다고 보고했다.
다른 영국인은 함장인 돈 디에고 피멘텔Don Diego Pimentel과 식사를 했다. 이 사람도 스페인통치에 반발한 네덜란드인이 살해했다. 
드레이크는 스페인 무적함대와 전투를 벌일 때에 전투보다는 약탈에 더 관심이 많았다. 

4 무적함대를 지지했던 식스토 5세Sixtus V는 엘리자베스에게 몹시 화를 내며 베네치아대사에게 ‘그녀가 가톨릭교인이라면, 대단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펠리페왕은 무적함대를 준비하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교황에게 대출을 도와달라고 부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식스토도 돈이 없기로 유명했다. 베네치아주재 스페인대사는 ‘교황에게서 자금을 끌어낸다면 생혈을 쥐어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불평했다. 

 

식스토는 예루살렘의 거룩한 무덤성당Church of the Holy Sepulchre을 오스만 투르크에서 구입하거나 무력으로 탈환해서 로마에 재건하려는 개인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스페인군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데도 성지탈환보다는 영국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짜증을 냈다. 
결국 식스토는 1백만 두카트Ducat금화(2015년 기준으로 약 1조 1천억원)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명하게 스페인군이 영국에 상륙하면 절반을 지불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나머지 금액은 그 후에 2개월 마다 분할지급하기로 했다. 
영국이 가톨릭으로 회귀하면 펠리페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왕위에 앉힐 수 있었다. 식스토도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인 헨리 8세때부터 박탈당한 교회의 재산과 권리를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 
무적함대가 패배하자, 식스토는 추기경 한 명에게 펠리페를 위로하고 새 원정군을 준비하라는 편지를 쓰게 했다. 그는 펠리페가 자금을 요구할까봐 직접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5 메디나 시도니아Medina Sidonia는 무적함대를 지휘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행정가로 처음으로 바다에 나섰고 왕에게 ‘짧은 경험으로 느꼈지만 뱃멀미를 바로 합니다’라고 말했다. 1587년, 드레이크가 카디스Cadiz를 습격하자 바로 파견되었고 안달루시아Andalusia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어서 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 
메디나 시도나는 2일 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무적함대 원정이 심각한 실수이며 성공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솔직하고 노골적으로 쓴 편지에 기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펠리페의 측근은 편지의 경악스러운 내용에 놀라 왕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무적함대의 운명에 대해 두렵게 만들지 마시오. 그럴 경우라도 신께서 성공하게 만드실 것이오’라며 새 제독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당신보다 해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오’라고 설득했다.
협박도 이어졌다. ‘귀공이 우리에게 쓴 편지가 공개되면 귀공의 용기와 지혜덕분에 누리고 있는 명성과 존경이 모조리 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시오.’ 

6 무적함대가 리스본을 출항한 후에 폭풍으로 피해를 입자, 메디나 시도니아는 다시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는 펠리페에게 ‘무적함대의 어느 누구도 맡겨진 임무를 수행할 지식이나 능력이 없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라는 편지를 썼다.
‘무적함대가 무척 약하다고 말씀드리면 믿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강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속지 마십시오. 폐하. 지금 우리와 같은 전력으로 영국과 같은 강대국을 어떻게 침공한단 말입니까’ 
그는 무적함대를 코룬나Corunna에서 수리하면서 적과 체면을 살리는 조건으로 협상하자고 조언했다. 
펠리페는 편지를 보고 당연히 놀라고 낙담해서 손의 통풍을 참아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도를 올렸다. 스페인령 네덜란드와 침공군 육군총사령관 파르마공 알렉산드르 파르네세Alexander Farnese도 편지를 보냈다. 파르마는 국왕에게 영국침공군을 운송하는 바지선이 바다에서 무적함대를 만나지 못하면 영국이나 네덜란드 반란군 무장선의 공격을 막아낼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펠리페는 편지 여백에 이런 기록을 남겼다. ‘’신께서 어떤 어려움도 주지 않으실 것이다.‘ 그리고 메디나 시도니아의 불평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신을 위해 원정을 시작했다. 귀공은 용기를 추스르고 맡은 임무를 다하시오!‘라고 답장을 보냈다. 

7 프란시스 드레이크경은 전투보다 약탈에 관심이 많았다. 콘월Cornwall남부에서 전투를 벌인 후에, 선미에 불을 밝혀 뒤따르는 영국함대에게 방향을 알리면서 스페인함대를 바짝 추격하라고 명령했다.

 

그렇지만 그날 밤 가끔씩 등불이 사라졌다. 드레이크는 위치를 벗어나 좌초한 로사리오를 약탈했다. 새벽에 영국제독 하워드Howard가 타고 있던 아크 로얄Ark Royal과 다른 2척은 무적함대 후위에 너무 근접한 것을 알고는 바로 퇴각했다.
드레이크는 자정에 이상한 돛을 발견하고 스페인함대라고 생각했고 등불을 죽인 후에 맹추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아무 상관이 없는 독일상선이었다. 
하워드는 국가위기 상황 속에서 영국영웅을 군법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드레이크 때문에 영국함대는 스페인함대를 추격할 기회를 잃었다. 
트라이엄프Triumph함장 마틴 프로비셔Martin Frobisher는 분노했다. ‘드레이크의 등불을 찾았지만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겁쟁이처럼 로사리오 옆에만 머물렀다. 약탈할 수 있으니까... 우리 몫을 내놓지 않으면 배를 갈라 놓을 것이다.’ 

8 엘리자베스의 틸버리Tilbury 연설. 
‘내가 연약한 여성의 몸이라는 것을 안다. 이제 신과 왕국의 적을 상대로 길이 남을 승전을 하게 될 것이다.’
그녀는 무적함대가 귀국길에 스코틀랜드 해역에 들어서자 이런 연설을 했다.
이날 오전, 하워드가 에섹스 하위치Harwich에 굶주린 함대를 이끌고 들어왔다. 저녁에 엘리자베스가 틸버리의 영국군진영에 그대로 머무르고 있는 동안, 파르마와 스페인군이 상륙했고 최대한 서둘러서 다가오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여왕은 런던으로 피신하라는 권유를 거부하고 위험이 닥쳐도 군대와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파르마군에 대한 소문은 엘리자베스의 선전책동이었다. 켄트와 에섹스 지역에 군대를 모으고 유지하는 비용이 매일 엄청났기 때문에 바로 해산시켰다.

 

9 엘리자베스왕정의 선전책동으로 메디나 시도니아는 온갖 비난을 받았다. 그는 무적함대 원정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선실에 머물렀다. 그래서 무적이라고 불리던 스페인함대의 운명이 결정되었다고 비난했다. 
물고기가 스페인선원의 시체를 먹어 질병에 감염되었다고 걱정하는 영국국민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다. 역사상 최초의 정부의 대국민 건강홍보일 것이다. 

10 스페인 무적함대의 영국원정은 두 차례 더 있었다. 1596년과 1597년에 두 차례 더 출항했다가 이번에도 태풍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1595년 7월 23일, 스페인 갤리선 4척이 남부 브리트니Brittany를 출발해 콘월 머우스홀Mousehole에 상륙해서 어촌을 불태우고 3명을 죽였다.  
코니시 민병대는 스페인군을 보자마자 달아났고 포격을 받은 어촌이 불타고 선박 3척이 침몰했다. 스페인군은 영국함대의 반격을 피해 8월 4일에 황급히 떠났다.
1601년, 스페인군 3,000명이 아일랜드 남서부 킨세일Kinsaledp에 상륙해서 아일랜드의 반란을 지원했다가 항복했다. 
19년에 걸핀 영-스전쟁은 1604년에 엘리자베스의 뒤를 이은 제임스 6세가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적대행위를 중단하자고 하면서 끝났다. 영국은 런던조약으로 펠리페 2세가 1588년에 원했던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 
영국은 스페인령 네덜란드의 저항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고 스페인상선에 대한 사략선약탈을 중단시켰다. 스페인은 영국을 가톨릭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계획을 영원히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