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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잡설

고양이와 주인의 유대감

by uesgi2003 2023. 1. 8.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이 카더라를 읊어대죠. 고양이는 원래 그렇다더라...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해줘도 자신의 카더라와 짧은 경험이 진리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책임이듯이, 고양이도 주인하기 나름입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겠지만, 방치한 고양이는 주인이 들어와도 '뭔데?'라며 무관심하지만 사랑, 놀이와 간식으로 키운 고양이는 주인 발소리만 나도 달려나옵니다.

고양이와 사람의 유대감

그렇다. 고양이도 당신에게 애착을 한다. 진심으로.

많은 고양이 애호가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과학으로 조금씩 증명하고 있다. 고양이는 주인이나 특정인과 아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다.

 

코넬대 수의학과의 파멜라 페리Pamela J. Perry박사는 고양이의 행동을 잘 지켜보면 고양이의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 지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과 어울리기

Behavioural Processes에서 2017년에 발표한 연구(Social interaction, food, scent or toys? A formal assessment of domestic pet and shelter cat preferences, Behav Processes. 2017 Aug; 141 [pt 3]:322-328)는 고양이가 어울리고 싶어하는 것을 조사했다. 고양이는 사람, 음식, 장난감이나 냄새를 좋아했다. 많은 고양이가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선택했고 그 다음이 음식이었다. 이 연구에서는 보호소의 고양이를 대상으로 했다.

 

고양이의 유대감

2019년 연구(Attachment bonds between domestic cats and humans. Vitale KR, et al. Current Biology 2019;29:R859–R865)는 고양이가 사람, 다른 영장류, 개에게 어떤 애착을 보이는 지를 조사했다. 이 연구에서는 성묘와 새끼고양이를 대상으로 주인과 안정기저시험Secure Base Test (SBT)을 했다.

 

고양이 한마리를 완전히 생소한 방에 데려다 놓고 주인이 2분 동안 함께 있다가 2분 동안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다시 2분동안 다시 만났다. SBT는 안정 또는 불안정으로 애착형태를 분류했다. 불안정애착Insecure attachments은 다시 양면성ambivalent, 회피성avoidant, 공황성disorganized으로 세분화했다.

 

안정애착

접촉에 저항없고 긍정적 태도. 재회시에 자발적 접근, 탐색과 놀이몰두

 

불안정애착-양면성

가까이 있고 싶어하고 쫓아다니면서도 접촉을 거부하는 모순된 행동

 

불안정애착-회피성

주인과 상관없는 태도. 재회시에 무반응과 무시. 접촉은 거부하지 않음.

 

불안정애착-공황성

양면성과 회피성 복합반응. 재회시에 접촉거부. 주인에게서 벗어나려고 함. 반복장애 행동. 20초 이상 정지행동.

 

3~8개월의 새끼고양이 70마리와 1살 이상의 성묘 38마리를 조사했는데 64.3%가 주인에게 안정애착을 보였다. 35.7%는 불안정애착이었는데 양면성애착이 가장 많았다. 성묘 중에 65.8%는 안정애착이었고 34.2%가 불안정애착이었고 새끼고양이도 비슷한 비율이었다.

 

새끼고양이 중 절반을 훈련과 사회화교육을 시키고 6주 후에 다시 시험했는데 여전히 비슷한 결과를 보여 68.6%가 안정애착을, 31.4%가 불안정애착을 보였다.

 

내 고양이가 유대감을 갖고 있을까?

페리박사는 “주인에게 애착감을 보이는 고양이는 꼬리를 곧게 세우고 접근하고 울거나 발로 긁어서 관심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주인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닌다. 가끔씩은 그냥 지켜보기도 하지만. 골골송을 부르고 머리를 문지르거나 받는 행동도 고양이가 당신을 반기는 신호다. 그리고 고양이가 당신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눈을 깜박이고 눈을 감는 것도 애정표현이다.” 고양이가 수다스럽다면 당신이 방에 들어서거나 말을 걸 때에 노래를 부르거나 냐옹하며 대답한다.

벨라루스 캐터리에서 잘 키운 새끼 호랑이 스벤은 아주 지긋지긋(?)할 정도로 주인을 따라 다닙니다.

반면에 러시아출신의 젊잖은 아가씨 페르세야는 적당한 선을 지키는 대신에 쉴새없이 말을 겁니다. 마치 노래를 부르듯이 호로롱 소리를 냅니다.

 

유대감 형성

당연히, 유대감은 시간이 걸린다. 페리박사는 주인이 모든 자원의 제공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사료를 그대로 두지 말고 직접 사료를 부어주고 급식시간이 되면 고양이를 부른다. 하루에 최소한 한 번 정도는 여유시간을 가지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거나 쓰다듬어 주거나 빗질을 한다. 고양이가 병뚜껑과 같이 흘린 물건을 좋아하면 가끔씩 일부러 던져준다.

 

고양이의 기호와 사생활을 존중해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페리박사는 “고양이를 강제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고양이가 알아서 행동하게 내버려둔다”고 말한다. “어떤 고양이는 우리와 함께 하는 한계가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을 넘어서지 않는다. 굵고 짧게 상호작용한다. 고양이가 신뢰를 가지기 전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

 

훈련이 보상활동이 될 수 있다. 고양이가 음식을 선호한다면 클릭커clicker 훈련으로 재미있게 고양이의 마음을 흔들고 가르칠 수 있다. 고양이가 간식보다는 깃털장난감을 더 좋아한다면 장난감을 사용한다.

https://blog.naver.com/like_a_tiger/222938192787

클릭커 훈련에 대해서는 이미 정리해두었습니다.

 

고양이는 개처럼 대놓고 애정표현을 하지 않지만 유대감을 가진다. 고양이를 안아주고 얼마나 사랑하는 지를 말한다. 그리고 고양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를 지켜본다.

그냥 혼잣말하듯이 계속 말을 걸라는군요.

입장료! 좋았어!

만져줘! 눈으로만!

 

고양이도 슬퍼한다

 

고양이도 사람 가족이나 다른 동물을 잃으면 슬퍼한다. 우울증이나 무관심, 식욕저하, 대외행동 위축, 울음소리 변화(끊임없이 울거나 이상할 정도로 침묵), 수면증가, 숨기 등의 태도를 보인다.

 

주인이나 가족을 잃은 고양이를 돌보고 있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뒷바라지 해주어야 한다. 고양이를 새 환경으로 데려온 경우에는 더 그렇다. 고양이는 슬픔과 물리적 이동의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울음과 같이 부정행동은 무시하고 긍정행동은 보상하고 칭찬한다. 새로 입양한 고양이처럼 유대감을 처음부터 만들어가고 고양이 급식시간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자리에 있을 때에 함께 앉아있는다.

 

고양이에게 조용히 그리고 자주 말을 걸고, 고양이가 쓰다듬는 것을 좋아하면 그렇게 한다. 고양이가 그루밍을 안한다면 하루에 한 번 가벼운 빗질로 모피와 피부의 건강을 유지한다.

 

슬픔에 빠진 고양이를 혼자 두어야 할 경우, 간식이 숨겨진 장난감을 주거나 새와 고기가 나오는 고양이 티비프로그램을 켜 둔다. 가능하다면 이전 주인의 냄새가 나는 물건을 함께 둔다.

 

우울증이 너무 심하거나 과도하게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고양이는 수의사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고양이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해소시키는 약을 처방받아서 고양이가 하루빨리 새 환경에 적응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