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병 이야기 (3부) - 독일의 반격

전차 그리고 전차병에 초점을 맞춘 자료여서 전투나 작전에 대한 설명은 매우 부족합니다. 

1차대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자료를 정리해두었으니까 참조하기 바랍니다. 

 

 

마침내 독일군은 연합군의 전차개발에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월 혁명 이후 러시아가 전선에서 이탈하자, 미군이 도착하기 전에 동부전선 병력을 돌려 서부의 균형을 바꿀 공세적인 작전이 필요했다. 
1917년 1월 A7V의 목조 모형이 제작되었고 100대를 주문했지만 실제로는 20대만 제작되었다. 이 전차는 1918년 루덴도르프 춘계공세Ludendorff Spring Offensive에서, 캄브레이에서 노획한 영국 전차와 함께 전장에 데뷔했다. 18명이 탑승할 수 있는 거대한 차체를 올려 거북이처럼 보기 흉하고 상부가 무거워 기동성이 많은 제약을 받았다. 57mm 주포와 기관총 6문으로 무장했고 다임러 100마력 엔진 2개로 움직였기 때문에 시속 15km로 영국 전차보다 두 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총사령관 바풀 폰 힌덴부르크와 참모장 에리히 루덴도르프가 작전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군 사이의 틈을 노린 마지막 공세였는데 독일군은 이미 탈진한 상태여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도 휴전협상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하려는 정도였습니다. 

 어쨌든 승리에 취한 연합군을 놀라게 하는 효과는 충분했습니다. 

샘 라이틀은 보병에서 2년간 복무한 후 전차대대로 전출되었는데 1918년 4월 24일, '제리(독일군 별명)가 우리 전차가 있는 보아 다퀜에 독가스를 잔뜩 뿌렸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그곳에서 사상자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일군은 4개 보병사단과 13대의 전차를 앞세워 빌레르-브레토노 진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전차가 서로 맞붙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진격에 앞서 고폭탄과 가스탄이 쏟아졌다. 라이틀은 도착하자마자 '그 숲이 얼마나 끔찍한 곳인지… 죽은 새로 가득했고 가스는 나무와 덤불에 내려 앉았다.' 전차승무원들은 차량내부에서 독가스가 빠져나가지 않아서 가스에 취약했다. 지금까지 양측 전차들은 보병 기관총과 포병진지를 격파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 움직이는 목표물을 상대하게 되었다. 

 

라이틀은 숲속 보병의 경고음에 깜짝 놀랐다. '조심해! 제리 전차다!' ‘그때 전차 한 대가 보였다.’ '철갑판이 거의 땅에 닿을 듯이 캐터필러 주위에 치마처럼 늘어져 있는 철거북이처럼 보였다.' 독일군 A7V 전차는 이른 아침, 가스로 가득 찬 안개와 연기를 뚫고 보병들을 이끌고 보아 다퀜과 빌레 브레토뉴, 카시 마을로 향했다. 
독일전차장 에른스트 볼크하임중위는 ‘안개가 전선 돌파에 큰 도움이 되었다. 영국군은 전차의 출현에 완전히 놀랐다"고 회상했다. 장교들은 진격에 앞서 자동차를 타고 지형을 조사했으며, 심지어 전차운전병도 함께 데려갔다. '무거운 야전 취사실'이라는 암호명의 A7V 전차는 후방에서 기차로 운반되어 밤에 하역되었다. 볼크하임은 ‘처음으로 적진에 진입했기 때문에 사기가 높았다. 이 위험한 독일 신무기를 처음 본 적군들은 공황상태가 되었다’고 회상했다. 
독일의 진격을 막을 수 없었다. 안개가 짙게 깔려 가시거리가 30~40미터까지 떨어졌다. 독일군전차는 보병을 버리고 홀로 전진했다. 볼크하임은 '전장에서 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전멸했다'고 말했다. 포로를 모았다가 안개가 걷히자 돌려보냈다. 왼쪽에 있던 슈타인하르트소령의 전차 4대가 영국군전차 3대를 발견하고 즉시 교전했다. 

마크 IV를 타고 있던 프랭크 미첼중위와 승무원들은 가스 때문에 눈이 부어오르고 피부에 염증이 생겨 고통스러웠다. 미첼은 나중에 '우리 모두 경악했다’고 기록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전차가 전차를 만났다. 우연히 벌어졌고, 어느 누구도 전차전을 상상하거나 설계하지 못했다. 
그 다음에는 이상한 버전의 까막잡기(눈가린 술래잡기) 놀이가 벌어졌다. 서로를 공격하려는 전차들이 참호와 장애물을 피해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원거리 포격을 퍼부었다. 미첼은 '엔진의 굉음 위로 기관총의 탓탓탓 소리가 들렸다. 총탄이 우리 강철측면을 맹렬하게 두들겼고 파편이 엔진덮개를 튕겼다'고 말했다. 독일군전차는 장갑을 관통하는 총알을 퍼부었다. 
전차들은 유리한 위치를 찾아 기동하며 30분 동안 원거리 사격을 퍼부었고, 독일군 빌츠중위가 지휘하는 전차가 먼저 영국군 전차를 공격한 후 철수하는 영국군전차들을 공격했다. 포위된 영국군전차는 기관총사격에 약점을 보였다. 강력한 독일전차는 속도가 느린 마크 4보다 두 배 빨리 움직였기 때문에 유리한 위치나 엄폐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미첼의 위치는 위태로웠다. 후방에 있던 루이스기관총 포수는 장갑판을 관통한 철갑탄에 부상을 입었고, 6파운더 포수는 오른쪽 눈이 가스때문에 부어 왼쪽 눈으로 조준해야 했다. 

엔진굉음, 기관총의 신경질적인 소음, 6파운드 포의 우레와 같은 굉음이 그 좁은 공간에 가득 차서 귀를 울렸고, 휘발유와 코다이트연기는 숨을 막히게 했다. 빌레르 브레토노 주변의 독일군보병들을 처리하려고 접근하던 휘펫 7대가 독일군전차를 실수로 들이받았다. 볼크하임중위는 '다른 전차가 7대의 경전차가 오는 것을 보고 3대를 공격하는 데 성공했고, 나머지는 재빨리 엄폐물을 찾았다'고 말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교전이어서, 휘펫부대장 프라이스대위는 후퇴하면서 아군의 야포에 맞았다고 보고했다. 그는 전차를 보지도 못했다. 
역사상 최초의 전차전은 슬로우 모션으로 되었다. 미첼은 '우리 보병들은 마치 극장의 관객처럼 참호에 서서 긴장된 마음으로 결투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거친 파도를 맞는 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움직이는 표적을 맞출 수 없었고, 위험을 무릅쓰고 전차를 잠시 멈췄다. 
조준이 잘 된 포탄이 포탑을 맞추자 움직임을 멈췄다. 또 한 번의 포효와 또 한 번의 굉음이 두 번째 명중을 알렸다. 사수는 부은 눈으로 좁은 틈새를 들여다보며 승리의 함성을 외쳤지만 엔진 소음에 묻혀버렸다. 그는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조준하고 세 번째로 명중시켰다.
볼크하임은 독일전차가 '스스로의 힘으로 퇴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첼은 '괴물을 쓰러뜨렸다'고 확신하고 도망치는 승무원들을 기관총으로 쏴 죽이기 시작했다. 이 혼란스러운 교전에 대한 보고는 서로 승리를 주장했다. 볼크하임은 '독일군이 영국군전차에 대해 우위를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전투결과에 상관없이 최초의 전차전은 양측 모두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독일군은 공세를 지원할 전차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목표물을 정확하게 공격하기 위해 전차를 멈춰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 영국사령부는 모든 전차에 대전차 무기를 장착하고 이동 중에도 정확하게 사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꼈다. 가능한 한 많은 여성형 전차에 6파운더를 부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독일군의 마지막 맹렬한 공세가 무산되고 휴전의 불가피성이 다가오면서 더 이상 전차전이 벌어지지 않았다. 연합군이 아미앵으로 진격하면서 에리히 폰 루덴도르프 장군은 '8월 8일은 전쟁 역사상 독일군에게 암흑의 날이었다'고 선언했다. 개량형 마크 V와 새로운 전차가 투입되었는데도 캄브레이에서와 마찬가지로 보병과 같은 속도와 강도로 작전을 펼치기 힘들었다. 
첫날에는 430대의 전차가 투입되었다가 다음 날 155대, 그 다음 날 85대, 4일째에는 38대로 급감했다. 이렇게 급격한 전투력 감소는 적의 공격보다는 기계 고장, 승무원들의 질병 및 피로가 더 큰 원인이었다. 스프링이 없는 전차궤도는 뜨거운 엔진 주위를 돌며 소음을 냈고 흔들리는 승차감때문에 전차병들은 뼈가 부러지는 것과 같은 고통을 견뎌야했다. 
전차 설계자들은 인간적인 측면을 무시했고, 누적된 영향이 점차 확실하게 드러났다. 전차는 기적의 신기술이 아니라 전선돌파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1918년 8월에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날씨가 좋고 지반이 양호하며 엔진상태가 양호하고 전투강도가 평균 수준일 경우 '전차병들이 12시간 동안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험지와 악천후는 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8월 23일 전투에서 일부 승무원은 두 시간 동안 전투를 치른 후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이 전차들은 기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엔진을 정비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 결과 배기관이 뒤틀리고 이음새가 느슨해졌으며 전차내부에는 휘발유 연기가 가득했다. 세 명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그중 한 명은 위독한 상태였다. 
휴전 이듬해 봄, 전차 4대가 라인강을 건너 쾰른으로 향하는 호헨촐레른 다리 위에서의 기념행진에 참가했다. 4년 전만 해도 독일보병과 포병이 서쪽으로 건너왔는데, 이제는 반대가 되었다. 전차는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는데, 전차병 인체공학 측면은 아직 미흡했다. 

 

오른쪽은 독일군 저격병 마스크입니다. 아래는 영국군 저격병입니다. 

외롭게 서있는 나무도 저격수 진지였습니다. 

 

오스트리아군은 1인용 진지도 실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