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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사회인야구

사회인야구 레슨과 레슨장에 대하여

by uesgi2003 2013. 5. 31.


요즘은 제가 운동을 하지 않아서 사회인야구의 열기가 계속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사회인야구 초보를 위한 팁을 정리한 후에 관심을 끊고 있었는데 사회인야구 레슨에 대해 질문하신 분이 있어서 이번 기회에 정리해보겠습니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고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보겠습니다. 그 이전에 사회인야구에 대해 관심있는 분을 위하여 배경부터 설명드리면...


권투 등 격투기 운동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야구는 매우 위험한 운동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열악한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딱딱하고 작은 야구공이 한 회에만 12명 이상(상대팀 타자까지)의 선수를 최소한 수십 번 이상 오가는데, 거의 대부분이 시속 100km 내외로 오갑니다. 잠시라도 눈을 떼면 언제 내 얼굴로 공이 날아올 지 모르는 것이죠. 

아마 사회인야구를 오래 해 보신 분들, 특히 내야수들은 거의 정강이뼈가 부러졌었거나 그런 위험했던 순간을 겪었을 겁니다. 울툴불퉁한 엉터리 경기장에서 강하게 튄 공은 언제나 살기를 뿜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의 부상은 야구공과 상관없이 발생하며 이것이 더 치명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을 안하던 분이 갑자기 평소의 근육팽창과 이완한계를 넘는 동작을 했을 경우 또는 무리한 허슬 플레이를 시도했을 경우에 큰 부상을 입게되고 후유증이 오래 갑니다. 


야구공으로 맞는 타박상은 이빨이나 뼈가 부러지지만 않는다면 일주일이면 완쾌되지만 근육이나 인대 고장은 굉장히 오랜 시간을 재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런 정지 동작으로 허벅지 근육이 뒤틀렸거나, 익숙하지 않은 수비동작으로 허리를 삐거나, 올바르지 않은 투구동작으로 어깨 인대가 상한 경우에는 완쾌는 고사하고 제대로 재활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 수도 있습니다. 



제가 어깨부상을 입은 후에 재활치료를 받지 않아서 투구 동작에서 팔꿈치가 귀 앞으로 나오는 정상투구를 하지 못하고 어깨 뒤에서 던져야 합니다. 


사회인야구를 이제 막 시작한 분에게는 레슨을 반드시 받을 것을 권하는데,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으라는 것보다는 운동부족과 훈련미숙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라는 목적이 훨씬 큽니다. 부상을 안당해야 좋아하는 야구를 오래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시내와 외곽에 상당히 많은 사회인야구 레슨장이 있습니다. 

야용사 사이트에서 왼쪽 메뉴 중간의 사회인야구캠프를 보면 자세한 프로그램과 안내가 나와 있습니다. 



제가 여러 팀의 사회인야구 감독을 하면서 많은 캠프를 사용해봤기 때문에 간단한 정보를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서울 시내는 좁고 비쌉니다. 

가까운 대신에 레슨장이 좁고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팀훈련으로는 부적합하지만 개인이나 단체 레슨으로는 대부분 무난합니다. 그리고 샤워시설을 갖춘 곳이 많아서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쾌적하게 나올 수 있죠.

그렇지만 너무 비좁은 곳은 피해야 합니다. 지하층같은 경우에는 공을 직선으로만 던져야 할 정도로 천정이 낮은 곳도 있습니다. 
이런 곳은 타격 연습을 할 때에 내 타구 방향이나 강도를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이런 곳은 주차장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초중고에 마련된 레슨장을 이용하세요. 특히 야구팀이 있는 곳은 실내 연습장이 잘 만들어져서 연습하기 편합니다. 가끔 야외 훈련을 하는데 이건 대단한 기회입니다. 7~80m 외야 펑고를 날리고 받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2. 외곽은 넓고 저렴한 편입니다. 

보통 창고나 하우스에서 하기 때문에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그리고 사용시간이 상당히 빡빡한 서울시내보다 훨씬 여유있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에 멀리 떨어져있고 샤워시설이 없어서 더운 여름에는 고생스럽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찾아가려면 조명이 없는 논밭이나 공장지대를 통과해야 할 수도 있는데... 어쨌든 교통편은 잘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곳은 개인훈련보다는 팀훈련에 적합합니다. 

3. 단체레슨은 평일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진행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낮에는 사람이 없고 휴일에는 돈되는 팀 레슨이 있기 때문입니다. 레슨장에 있는 코치들중에는 상당히 불친절한 직장인(?)이 많기 때문에 기초를 안잡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력이 딸리는 수강생은 따로 코칭하고 훈련시켜야 하는데 1:1 레슨이 아니면 그냥 함께 돌리는겁니다. 실력이 심하게 벌어질 때에는 자꾸 기가 죽게 되고 자연스럽게 레슨을 빠지게 되면서 돈을 날립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2~3개월 코스로 새로 시작하는 레슨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코스는 공 굴리고 글러브질하는 것부터 가르쳐줍니다. 타격은 공통, 투수와 야수 코스가 따로 마련되니까 적당한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4. 제대로 훈련받은 팀원이 있다면 개인레슨은 안받아도 됩니다. 

제 경우에는 감독수업을 하느라 유명 코치(유명 해태타이거스 선수와 전국대회 우승팀 감독 포함)들의 코칭방법을 배웠습니다. 과학적으로 정말 잘 가르치더군요. 그래서 저는 바닥인데... ㅡ.ㅡ... 초보자는 상당히 잘 가르칩니다. 

정식 코치에게서 수업을 받은 팀원이 있다면 그 친구에게 배우면 됩니다. 단 어설프게 포인트 레슨을 받는 것이 아니라 팀의 신입선수와 함께 과외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5. 어떤 레슨이던 준비운동 확인하세요. 

팀이나 개인레슨 모두 체계적인 곳은 초보자에게 반드시 준비운동을 심하게 시킵니다. 처음에는 준비운동만으로도 지쳐서 욕이 나올 정도인데, 그런 곳일수록 체계가 잡힌 곳입니다. 
야구는 상당히 위험한 운동이어서 준비운동이 철저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큰 부상을 입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야구는 일반 운동과 다른 근육을 사용하는 곳이 많아서 일부러 근육강화 운동을 시키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추운 겨울에 '아! 귀찮아'하고 바로 배트잡았다가 스윗스폿 아래 공이 맞아서 일주일이상 오른손을 못 쓴 적이 있습니다. 사회인야구 오래 하신 분은 무슨 말인지 바로 아실 겁니다.

참고로 경기를 뛰기 전에는 반드시 30분 이상 스트레칭과 달리기를 해서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6. 레슨비를 아끼려면 지금부터 운동하세요. 

지금부터 스트레칭 하루에 30분 이상, 가벼운 아령으로 팔 근육, 악력기로 왼손(왼손잡이는 오른손) 운동하세요. 
그래야 비싼 레슨을 일주일 이상 안 빼먹게 됩니다. 야구를 하게 되면 황당한 곳이 아파서 레슨을 못가게 됩니다. 

7. 동영상 등으로 연습하고 포인트 레슨을 받아도 됩니다.

정규 레슨은 실력향상보다 꾸준한 운동과 훈련을 한다는 목적이 더 큽니다. 주변에 운동할 공간이 있고 의지력이 강한 분은 인터넷 동영상 등으로 혼자서 훈련해도 됩니다. 

어느 정도 연습한 후에는 레슨장을 찾아도 2~3시간의 포인트 레슨을 받으면 됩니다. 선수출신의 강사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해 줄 겁니다. 포인트 레슨은 좀 아까울 정도로 비용이 높은데,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8. 레슨받으면서 장비에 손대지 마세요.

레슨 장비에 손대지 말라니??? 의아하실텐데... 좋은 뜻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고 가져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가장 많이 사라지는 것이 야구공입니다. 특히 팀 레슨 후에 대거 도난당하는데, 레슨장 운영해서 남는 돈이 거의 없습니다. 없는 살림에 계속 사라지는 장비를 보충하려면 레슨장은 굶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의 장비에 손대는 버릇이 생기면 팀원들 사이에서도 분실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야구공, 정식 시합구가 아니라 연습용으로는 얼마 하지도 않습니다. 한타스 구입해서 깨끗한 공에 자신의 이니셜 서명하고 즐기면 훨씬 기분이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