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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기타

비트코인으로 돌아보는 대중의 탐욕

by uesgi2003 2013. 11. 30.


대중의 미망과 탐욕이라는 주제는 제가 세미나에서 즐기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사람의 인성은 성선설과 성악설이 제기되기 훨씬 이전부터 욕망과 뗄 수 없었고, 사회의 규모가 커지고 더욱 조밀하게 연결될수록 미망과 탐욕은 정교해지는 동시에 큰 파괴력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 자신도 하루 종일 미망과 탐욕 속에서 살아가고 있죠. 출근길 버스와 지하철에 시달리며 외제차를 타고 지나가는 젊은이를 보면서, 바쁜 오전업무를 마치고 잠시 주가를 들여다보면서, 퇴근 후 안사람의 집값 하락이나 전세값 폭등한탄을 들으면서...

저도 가끔 인생은 한 방이라는 헛된 욕망으로 로또를 구입하곤 합니다. 확률 50%에서도 안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 제가 번개맞는 확률에서 이길 리가 없는데도 5,000원을 무의미하게 버린 후에야 후회를 합니다. 


오늘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가 금값 수준으로 폭등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인생은 한 방 그리고 대중의 미망과 탐욕이 다시 떠오릅니다. 비트코인에 대해 처음 들으시는 분을 위해 잠시 다른 자료를 인용해보겠습니다. 


비트코인(Bitcoin)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가 만든 디지털 통화로, 통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중앙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신, 비트코인의 거래는 p2p 기반 분산데이터베이스에 의해 이루어지며, 공개 키 암호방식으로 거래를 수행한다. 비트코인은 익명성과 공개성을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갑 파일의 형태로 저장되며, 이 지갑에는 각각의 고유 주소가 부여되며, 그 주소를 기반으로 비트코인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비트코인은 1998년 웨이따이가 사이버펑크 메일링 리스트에 올린 암호통화(cryptocurrency)란 구상을 최초로 구현한 것 중의 하나이다.


IT를 잘 모르는 분은 쉽게 이해가 안되죠? 그런 분은 그냥 총발행량이 제한된 실사용자간의 가상화폐라고 간단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좀 더 쉬운 다른 자료입니다. 안상욱이라는 분의 자료 중 일부로 이런 자료를 참조하면 IT에 대한 지식없이도 중요한 정보를 얻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http://www.bloter.net/archives/170547 

비트코인 채굴, 직접 도전해 봤어요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채굴(mining)’하는 겁니다. 비트코인은 복잡한 암호를 푸는 계산 과정을 마쳐야 발행됩니다. 이 암호의 난이도는 계속 높아집니다. 점점 발행량이 줄어들어 화폐 가치하락(인플레이션)을 방지합니다. 이 과정이 마치 금을 캐는 것 같다고 해서 채굴이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로는 남이 채굴한 비트코인을 사는 겁니다. 제가 채굴에 도전했던 11월18일 기준으로 1비트코인 시세는 600달러 정도였습니다. 63만원 돈입니다. 지난 11월27일에는 1천달러, 우리돈으로 100만원을 넘었습니다. 아, 저는 그런 돈 없습니다. 포기합니다.

세 번째는 비트코인을 받고 물건을 파는 겁니다. 미국에는 속속 비트코인을 받는 오프라인 상점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비트코인만으로 생활한 포브스 카쉬미르 힐 기자의 실험도 가능했습니다. 여기에 착안해서 물건을 내다 팔고 돈 대신 비트코인을 받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저에겐 내다 팔 만한 물건도 없습니다.

한 바퀴를 돌아 결국 원점입니다. 맨손으로 채굴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일단 인터넷을 훑으며 정보부터 수집했습니다. 


... 


일확천금이요? 네, 안 생깁니다. 이미 채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저처럼 가볍게 발 들이면 채굴 비용도 건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에 특화된 하드웨어를 갖춰야 겨우 해볼 만한 싸움입니다. 채굴 계산에 특화된 칩셋(ASIC)을 동원하면 승산이 있겠지만, 기기 구매 비용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경험 삼아 해본다는 분은 말리지 않겠지만 ‘제대로 해볼까’하는 분은 미리 비용을 잘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려면 초당 수 기가해시 단위로 계산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 노트북이 초당 200킬로해시였으니, 5천배 이상 빨라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

총량은 한정되어 있는 비트코인을 사자니 사용가치에 비해 큰 돈을 들여야 하고, 물건과 교환하려니 비트코인 소유자의 관심을 끌기 힘들겠죠? 그러니 채굴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마치 미국개척시대의 금광러시와 같이 오히려 비용이 더 들고 관련업체의 배만 부르게 합니다.

그래서 오늘 현재 비트코인의 1,200달러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연합뉴스 보도자료를 조금 인용하겠습니다. 

CNBC는 최근 몇 개월 동안 비트코인이 폭등한 배경에는 중국의 거대한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 사이트인 '비트코인 애버리지'(Bitcoin Average)에 따르면 세계 비트코인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62%에 달한다.
중국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BTC 차이나는 일본의 마운트콕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거래 업체들이 만든 단체인 비트코인재단 설립자인 패트릭 머크는 "중국은 이미 디지털 화폐에 적응했다"면서 "중국에서 비트코인 거래량 증가는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난 데에는 위안화 해외 거래 등에 대한 당국의 규제를 피하려는 의도와 투자 수단이라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 간에 거래가 이뤄져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최근 가치가 급등해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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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와 상관없는 얘기네? 하시겠지만... 역대 대중의 미망과 탐욕을 보면 그럴 리가 없겠죠?

물론 비트코인 가치 상승이 전기요금과 채굴장비 비용을 앞선다면 충분히 채굴에 나설이유가 될 것이다.이때문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모아 채굴용 장비를 구매하고 비트코인 채굴에 나서는 해외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GMP라는 비트코인 채굴업체를 운용하는 리카르드 포루브칸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은 자금으로 컴퓨터를 사들여 2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해 이중 65%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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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도 꺼냈듯이 대중으로 뭉치면서 파괴력이 커지게 됩니다. 유혹의 파괴력만큼이나 피해의 파괴력도 커지게 됩니다. 마치 인터넷 초창기에 '광고만 클릭해도 돈을 준다'라는 인터넷 신생기업이 농구단까지 인수할 정도의 파괴력을 가졌고, 지방 증권사 매장에는 '인터넷 뭐가 좋아요?'라는 동네 아주머니의 행렬이 이어지던 파괴력까지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는 대중의 탐욕에 대한 유명한 몇 가지 사건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튤립투기 사건으로 남해회사 투기사건과 미시시피 버블사건과 함께 근대 유럽의 3대 버블투기로 꼽힙니다. 얀 브루에겔Jan Brueghel그림부터 감상하시죠. 당시에 튤립에 미친 상위계층을 비웃는 그림입니다. 모두 원숭이입니다. 

투르트가 유럽에 전달한 대표적인 문화상품이 2개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커피이고 다른 하나는 튤립입니다. 1559년에 아우크스부르크 정원에서 발견된 꽃 한송이가 유럽전체를 투기의 열풍으로 몰아갈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당시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에서 보내 온 것이었는데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먼저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1600년에는 영국으로 넘어가 한 행세하는 집이면 튤립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풍조까지 생겨났습니다. 

다른 국가에서 이 정도였으니까 당시 전세계 해상무력을 좌지우지하던 네덜란드가 가만히 있지 않았겠죠? 1630년대부터 튤립은 지식인의 문화상품이 아니라 투자상품으로도 대단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인과 농민이 튤립재배와 거래에 매달렸고 (마치 인터넷 초창기 주식시장같죠?) 그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솟게 됩니다.

신품종 하나가 개발되면 무려 땅 1만 6천 평과 교환될 정도였습니다. 이 정도가 되면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되는 것이죠. 이제 튤립은 상품이 존재하지도 않는 선물투기로 발전하게 됩니다. 꽃이 피지도 않았는데도 미래의 한 시점을 결정해 계약을 맺는 것이죠. 어느 투기이던 그 끝은 이익을 실현하려는 순간 그리고 대중의 탐욕이 이성을 찾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바로 직선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수요시장이 극히 한정된 튤립은 가치가 폭증한 만큼 그 최후도 일찍 맞이합니다. 1637년 2월 3일에 폭락이 일어났습니다. 폭락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아예 구매자가 없었던 것이죠. 위키에서 잠시 인용해보겠습니다. 

어음은 부도가 났으며, 지불을 할 수 없는 채무를 당한 사람이 3000명이라고도 했다. 네덜란드 각 도시는 혼란의 구렁텅이에 빠졌고, 여기저기에서 지불을 못한 채무자와 지불을 하지 않은 채무자들의 말다툼과 도주가 이어졌다. 이제 각 채권자가 동시에 채무자가 되어 갔다. 채무이행을 요구하며, 소송을 건 자들도 있었지만, 채무자에게 이행 능력은 없었고, 사태 해결에 효과적인 수단도 되지 못했다.

이런 혼란의 사태에 직면하자 의회의 시당국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채무자와 채권자의 강렬한 로비 전쟁 끝에 "조사가 끝날 때까지 튤립 거래는 보류한다"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것은 일괄 해결로 치달았다. 계약서에 의한 계약은 일괄 무효가 되었고, 소수의 파산자와 벼락 부자를 남긴 채 튤립 마니아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튤립투기 사건은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남겼습니다. 


영국에서 온 식물애호가가 네덜란드의 친구집을 찾아갔습니다. 그 애호가는 보기 드문  양파같은 것을 발견하고 그 껍질을 벗겨 속을 열어 보았다. 친구가 돌아오자 "이것이 무슨 양파입니까"라고 물었다. "데르 아이크 제독이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애호가는 노트에 적어면서 계속 질문했습니다. 

"이것은 네덜란드에서 흔한 유형입니까?" 그러자 친구는 애호가의 목덜미를 잡고 "함께 행정관에게 가보면 압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애호가는 금화 2000개의 배상금을 지불할 때까지 채무자의 감옥에 감금되었습니다.


어느 한 상인은 무역에서 큰 이익을 얻고 고마운 마음에 선원을 불러다가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선원은 집으로 출발하려던 참에 상인의 책상에서 양파를 발견했습니다. 술 안주로 먹을 생각에 주머니에 넣어서 가져갔는데... 그 튤립가격은 선원뿐만 아니라 상선의 모든 선원의 1년치 연봉보다 비쌌습니다.

상인의 신고도 잡힌 상인은 말도 안되는 비용을 지불하느라 온갖 고생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위의 영국인이나 선원이나 그 비용을 모두 지불하기도 전에 튤립가격은 쪼글아들었기 때문에 더욱 피해가 컸을 겁니다. 반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상인은 상당한 보호를 받은 셈이죠.  

헨드리크 포Hendrik Pot가 그린 풍자화입니다. 꽃의 신인 플로라가 상인과 탐욕에 물든 대중을 이끌고 바다로 향하고 있습니다.

튤립투기 사건이 개인의 탐욕이 모여서 순수 대중의 투기사건이라면 이제 정치권이 한 몫을 한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투기사건을 보도록 하죠. 남해회사는 1711년에, 영국의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정치인과 상인이 설립한 회사로 영국정부의 공채를 떠안고 이자지급을 받았습니다. 이자를 마련하려고 정부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데다가 남해회사는 무역독점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은 중남미 신대륙탐험에서 유럽전체를 뒤흔든 금은을 들여왔고 영국상인은 계속 중남미 교역권을 얻어내려고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스페인이 중남미의 항구 4곳을 할양한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남해회사의 주식은 모든 사람의 투자대상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노쇠해진 스페인이라고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다른 나라와 공유할 리가 없죠. 

다른 이슈거리가 필요했던 남해회사는 영국의 국가부채 해소방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공교롭게도 프랑스에서는 미시시피 개발회사, 영국에서는 남해회사가 동시에 버블을 일으켜서 서로에게 상승작용을 했습니다. 이슈가 터진 회사주가는 다시 3배가 폭등했고 월폴이라는 얼마 되지 않는 선각자가 주가폭등에 대해 경고를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생시몽 공작과 빌라 원수가 경고를 했지만 트로이의 목마를 경고한 카산드라처럼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빌라 원수는 대중에게 두들겨 맞을 뻔 했던 것을 생각하면 월폴은 그나마 다행이었죠. 

에드워드 매튜워드Edward Mattheward가 그린 남해회사 그림입니다. 증권객장에 동네 아주머니가 나타나면 주식을 팔 때라는 속설이 이 때부터 시작된 것인가요?

남해회사는 계속 주가조작을 시도하면서 엄청난 부를 모았고 이를 흉내낸 주식회사가 마구 생겨나 대중의 탐욕을 마음껏 이용했습니다. 심지어 '톱밥으로 판자만드는 사업'이라며 목재회사의 이름만 바꿨는데도 사람들이 돈을 들고 몰려 들었고 '큰 이익이 되는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라는 터무니없는 공개에도 돈이 몰렸습니다. 영국 황태자는 회사를 세우고 4만 파운드를 벌었고, 주식을 공개한 대부분의 사업가는 그 날 저녁으로 유럽으로 달아났습니다. 

주식팔이(중개인)에 대한 네덜란드 풍자화입니다. 주식회사 투기는 유럽전체에 퍼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네덜란드는 대중의 탐욕에 또 빠져들었습니다. 

탐욕에 빠진 대중의 일부가 이성을 차리고 이익을 실현하려는 순간부터 거품을 급격히 꺼지게 되어 있습니다. 일부 투자자가 주식을 판매하려고 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었고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자 대중은 폭동분위기까지 몰렸습니다.


영국은행이 남해회사의 회사채발행을 지원했는데도 주가가 계속 폭락하자 결국 은행도 냉정하게 등을 돌렸고 남해회사의 주가조작에 앞장섰던 정치인들도 일제히 남해회사 처벌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남해회사의 주식을 사려고 줄섰던 대중은 이제 남해회사 임직원을 사냥하러 다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남해회사의 주가입니다. 

위기에 몰린 남해회사 간부 중 일부는 다행히(?) 기밀문서를 들고 유럽대륙으로 탈출했고 투기의 피해는 대중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영국의 국가부채 중 일부를 국민의 탐욕으로 대신 갚은 셈이었죠.

이런 투기 프로세스가 작년의 한국 증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아시죠? 



남해회사 버블 카드입니다. 카드 놀이하는 그 카드입니다. 이런 풍자카드로 카드놀이를 하던 사람들은 이미 큰 피해를 보고 울면서 했겠죠?

이제 미시시피 계획입니다. 가장 자세하게 설명해야 할 이야기이지만 이미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고 앞과 비슷한 대중의 탐욕과 정치권의 부패가 결합한 사건이라 아주 간단하게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시 프랑스 식민지로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오지인 미국 신대륙의 미시시피 일대를 개발한다는 계획으로 남해회사와 같은 시기에 프랑스 전역을 투기의 광풍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투기사건만 설명해서는 한쪽 면만 보는 것이고 미시시피 버블의 주역인 영국인 존 로의 프랑스 지폐발행 사건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이제 저도 좀 지쳐서...) 역시 재정난에 봉착한 프랑스 정부에 선진금융지식으로 무장한 존 로가 접근해 지폐발행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미시시피 투자계획도 프랑스 정부와 협의하여 대중에게 주식공개를 합니다. 지폐사용을 강제하기 위해 세금을 지폐로만 받게 했고 지폐가 그만 정화(금은화)보다 훨씬 가치있게 사용되며 투자의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정부는 지폐를 발행해서 신용을 부풀리는 정도가 아니라 가치이상의 정화를 벌어들이자 무분별하게 지폐를 발행합니다. 존 로도 그렇고 프랑스 정부도 그렇고 지폐경제는 처음이라 인플레이션 후폭풍을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금을 녹여 지폐로 교환하려는 대중의 탐욕을 풍자한 그림입니다. 

미시시피 투자계획은 지도층뿐만 아니라 대중의 탐욕도 자극시켜, 존 로의 호텔 앞에는 며칠씩 그를 기다리며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의 텐트로 장사진을 쳤습니다. 프랑스 재상은 30분도 안기다리던 귀족이 존 로는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했고, 심지어 그가 지나는 길에 마차를 대고 기다렸다가 일부러 사고를 낸 후에 주식거래를 요청한 귀부인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버블붕괴는 언제 시작된다고 했죠? 정신차린 일부가 이익을 실현하려는 순간이라고 했죠? 콩티공작이 주식을 정화로 바꾸려고 마차 3대를 동원하자 그 때부터 버블이 터지기 시작했고 걷잡을 수 없는 대중의 분노로 변합니다. 

이제 대중은 존 로에 대한 분노로 그를 기다립니다. 심지어 마차사고가 났을 때에 마부가 "저 마차에 존 로가 타고 있다"라는 소리를 지르면 사람들이 달려들어 상대 마차와 사람을 폭행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다른 두 사건과 달리 미시시피 계획 그리고 지폐발행의 주역이었던 존 로는 자신의 금융지식이 실제로 구현가능하고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가진 권력과 부를 다른 곳으로 빼돌리지 않았고 도박으로 생계를 잇다가 영국으로 돌아가 초라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시 비트코인으로 돌아가서... 발권주체가 없고 발행총량이 한정된 것은 분명한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비트코인과 유사 가상화폐의 미래를 밝게 보는 사람들은 화폐경제부터 공부를 해야 합니다. 왜 아직도 금본위체제를 고집하는 지를 알아야 합니다. 어느 독재정권도 가상화폐는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불법자금유통이나 투기의 대상에서 벗어나 정식으로 통용되기 시작한다면 어느 나라 정부가 허용할까요? 그리고 비트코인이 마치 굉장한 보안을 갖춘 것처럼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트코인은 결국에는 사람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사용하거나 저장하는 사람이 IT 지식을 제대로 못 갖추고 있다면 지금의 온라인 은행 피싱보다 훨씬 허술하게 당합니다. 더구나 비트코인 거래소는 이미 해킹을 당해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시켰습니다.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자체의 미래는 절대로 밝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버블을 찾아다니는 대중의 탐욕 그리고 그것을 조장하고 편승하는 일부 기업과 조직이 환상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비트코인의 로직 자체는 신규 진입자가 도저히 이익을 낼 수 없는 결정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거래소, 테마주와 클라우드 펀딩, 바이럴 마케팅, 이 기회에 홍보를 하고 싶어하는 오프라인 매장 심지어 출판사까지 당분간 몹시 요란할 겁니다.

앞에서 설명한 대중의 탐욕과 달리 가상화폐는 스캔들 성에 가까워서 파괴력이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여서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콘스탄티노플에서 가져온 튤립 한 송이가 수 많은 귀족과 상인을 몰락시키고 목숨을 앗아가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대중의 탐욕은 언제라도 괴물이 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저는 작은 스캔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카이주(영화 퍼시픽 림의 괴수) 등장의 시작일 수도 있겠죠. 

다시 강조하지만 비트코인이 카이주가 아니라 대중의 탐욕이 카이주를 만들고 부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