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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잡설

연말 가족/직장 모임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어떠신가요?

by uesgi2003 2013. 12. 7.


첫 번째 출장이었던 대만에서, 당시 없어서 못 먹는 식성이었지만, 첫 식사에서 나온 고수(샹차이)에 넉다운되어 한 동안 출장가도 현지음식은 피하고 안전한 식도락만 즐겼었습니다. 좀 비싸고 세계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 같은 음식이었죠. 

그러다가 젊은 직원의 권유에 끌려 인도식 커리와 난을 먹게 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100% 현지 음식은 아니어도 50% 정도의 현지 음식을 즐겼습니다. 싱가폴에서 먹었던 볶음국수가 얼마나 맛있었던지 3일 내내 그것만 먹었던 적도 있습니다. 반면에 일본 배낭여행 길에 공원 노점상에서 먹었던 (자신들 깃발에는 한문 미자만, 맛집이라고 했지만) 간장 야채볶음은 배고픈 여행길인데도 돌아서서 버렸을 정도로 맛이 없었습니다. 역시 일본은 기차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이 최고죠. 


늘 먹던 것이 싫어서 제가 가끔 주도를 하는데, 가족모임은 처음으로 색다른 모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추천하고 싶은 네팔음식 전문점 에베레스트 같은 경험을 하게 되죠. 물론 무조건 국, 밥과 고기가 있어야 하는 어르신도 계셔서 싫어하는 분도 많지만 고기굽고, 생선잡고, 장어굽고 상추싸서 먹는 모임은 늘 있었으니까 어쩌다 한 번은 처음 경험하는 도전도 좋죠. 


그렇게 인연을 맺게 된 에베레스트 동대문점입니다. 식당 안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외국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는 좀 당황스러울 겁니다. 그 동안 주변에서 보던 휘황찬란한 인도전문음식점과는 비교도 안되게 초라한 인테리어, 쉴새없이 TV에서 나오는 인도풍 춤과 노래, 그리고 많은 외국인을 만나게 됩니다. 



외국인이라고 해서 동남아 근로자들이 아니라 식당과 달리(?) 고급스러운(?) 외국인들입니다. 외국인이 많다는 소리는 그만큼 음식이 맛있고 가격이 좋다는 반증이 되겠죠? 


인테리어는 네팔 분위기를 내보려고 꾸며 놓았지만 그냥 그런 인테리어입니다. 사실 외국의 일반음식점은 우리나라 식당처럼 말끔한 인테리어는 보기 힘들죠. 미국 드라마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예약하고 서빙을 받는 레스토랑도 식탁을 포함한 인테리어는 평범합니다. 우리나라도 인테리어 줄이고 가격을 낮췄으면 합니다. 



친지나 동료를 초대할 때에는 반드시 빵과 커리(카레)를 싫어하지 않는 분이어야 합니다. 다른 음식도 많지만 아무래도 이 곳은 난과 커리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난은 다른 곳에서 쉽게 맛 볼 수 없는 맛, 크기와 가격입니다. 저는 친인척 모임을 가지면 일단 배포크게 종업원에게 "여기부터 여기까지"라고 주욱 주문합니다. 아! 네팔사람들이 서빙을 하는데 기본적인 주문은 한국어로 받습니다. 

다른 분들은 난을 골라서 주문하지만, 제 가족은 굴자빵도 커리에 먹는 것을 좋아해서 빵종류 코너는 다 주문합니다. 



취향마다 다르지만, 사람이 많을 때에는 뭐니 뭐니해도 사이난(잼을 바른)이 인기가 좋습니다. 이 것 한 장이면 여성은 배가 부르고 남성은 한 장 정도 더 먹을 겁니다. 


제 블로그에 소개하려고 지난 가족 모임에서 DSLR을 가지고 갔는데... 충전기에서 건전지를 안 뺐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스맛폰으로 찍었는데 아직 사용법을 몰라서 화질구리라는 새를 부르고 있습니다. 



굴자빵은 시큼한 요거트가 나오지만 커리에 먹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옆의 커리는 제가 강추하는 에베레스트 스페셜입니다. 하우스 커피가 가장 무난하듯, 커리 중에서는 에베레스트 스페셜이 가장 난을 많이 부르더군요.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인이다 보니 치킨 머설라와 같이 고추가 가미된 커리도 좋습니다. 너무 매운 커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난과 먹기에는 적당하지 않으니까요.



커리 종류는 많습니다. 기본은 닭 커리입니다.


야채커리도 무난하고 


양고기 커리도 좋지만, 양고기 특유의 맛때문에 즐기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커리말고도 다양한 음식이 있습니다. 제 가족이 즐기는 볶음국수입니다. 싱가폴에서 먹은 것보다는 별로인데, 제 가족은 많이 좋아하더군요. 



인도/스리랑카/네팔 음식의 대명사 탄두리는? 하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제 친지는 난과 커리를 더 주문합니다. 탄두리를 좋아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난과 다양한 커리만으로도 배가 부르거든요. 그리고 닭 요리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죠.



저는 왠만하면 돈이 아까워서 음료수는 주문하지 않습니다. 주문하더라도 두 사람에 한 잔이죠.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돈으로 난와 커리를 더 먹어야죠. 라시 종류가 시큼하고 맛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저같은 경우나 라시에 돈을 아끼지... 데이트 중인 분이 그러면 상당히 쪼잔해보입니다. 데이트할 때에는 시원 시원하게 대접하세요.


디저트는 절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미 배가 부른데다가 입맛에 맞지 않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스폰지 느낌이라고 솔직하게 표현했는데... 먹어보니 실제로 스폰지 느낌입니다. 


이 곳을 처음 갔을 때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었는데, 불황의 그늘이 여기에도 드리워졌더군요. 주말에도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친인척 모임에 무례를 범할 수는 없으니까 예약을 하고 갑니다. 


약도는 이런데, 주의할 점은 주변에 유사 식당이 몇 군데 있어서 정확하게 알지 않으면 실수하기 딱 좋습니다. 



동대문 1호선 3번 출구로 나와 신설동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우리은행, 꽃 노점상, 그리고 약국간판이 보입니다. 그 가운데 골목입니다. 이 부근에는 주차할 곳이 없기 때문에 10분 정도 걷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정면에는 시장 골목, 오른쪽에는 풍천장어 간판이 크게 보입니다. 여기까지 와서는, "그럼 우리 장어나 오래간만에 먹어볼까?"하지 말고 2층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한 명이 배불리 먹으면 약 11,000원 정도가 나옵니다. 인테리어 잘 된 인도 음식전문점에 비하면 정말 가성비가 좋죠. 그리고 용인에 사시는 누님이 여기는 너무 멀어서 분당의 음식점을 몇 군데 이용해보셨는데... 결론은 차라리 멀어도 이곳으로 오시겠답니다. 


계산대에 입안의 커리향을 없애주는 민트 씨앗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한 번 테스트해보세요. 


올 연말 모임은 색다른, 그렇지만 아는 사람은 인정하는 그런 이국적인 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보세요. 물론 더 좋은 곳이 있으면 제게도 귀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