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 무인기가 연일 언론을 뒤덮고 있습니다. 나름 전사와 무기에 대해 아는 척하는 저인데... 왜 할 말이 없겠습니까?
작은 모형기 수준이라고 해도 국경을 넘었으니 반드시 제재를 해야 하고, 우리도 보다 확실한 정비를 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그렇지만 정부, 군과 언론의 2가지 행태도 반드시 함께 정비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지방선거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불쾌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먼저, 공식채널에서는 별 것이 없다고 밝히면서 비공식채널에서는 온갖 미확인 주장과 분석을 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불과 2일 전만 해도 정부는 이렇게 밝혔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4일 북한의 무인기 기술수준에 대해 “현재는 초보적 단계라 생각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상당한 무기급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어제는 온갖 SF 소설이 모두 등장합니다.
"GPS를 마음대로"..역조작 기술력 있나
북측이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고도의 무인기 관련 기술은 역 조작 기술입니다. 북한이 자신들의 무인기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의 무인기를 가로채 조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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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폭형 무인타격기, 남한전역 공격 가능
정부의 한 소식통은 6일 "북한이 작년 3월 TV 영상과 사진을 통해 공개한 자폭형 무인타격기의 작전 반경은 600∼800㎞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는 공격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공개한 이 무인타격기는 길이 5.8m, 폭 5.6m로 최대 속력은 시속 400㎞에 이를 것으로 평가됐다. 엔진은 KN-02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같은 고체 연료 추진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무인타격기의 비행과 공격방식은 순항(크루즈)미사일과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타격기는 기체 항법장치에 사전에 지상 좌표를 입력하고 그 좌표를 따라 항로 비행하는 방식으로 보인다"면서 "입력된 지상 좌표까지 날아가 충돌해 자폭하는 공격기"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보유한 무인타격기는 현재까지 미군이 사용하다가 폐기한 스트리커(MQM-107 Streaker D형)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지공격용이 아니라 대공무기의 표적을 끌고 다니는 고속표적기였고 미국방송에서도 보도했듯이 박물관에 들어간 골동품입니다.
북한에서도 원래는 아래 동영상처럼 대공훈련용으로 도입을 했죠.
북한이 성능을 대단하게 개선해서 무서운 자폭용 무인타격기로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밝혔듯이 북한이 이 골동품을 도입했다고 공개된 2년 전부터 시작해서 2일 전까지 '북한의 무인정찰기/공격기는 초보수준'이라고 하다가 2일 동안에 무슨 자료를 분석한 것인지 몰라도 순항미사일급으로 돌변했습니다.
그러더니 아예 북한을 무인기 개발의 선도국으로 만들었습니다.
軍 "北 무인기, 대량생산 뒤 수출 가능성 높아"
파주와 백령도에서 북한이 제작한 무인항공기가 발견된 가운데 북한이 이를 대량 생산해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에 판매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 고위관계자는 4일 "북한은 그동안 자체개발한 무기를 항상 외국에 판매해 왔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를 좀 더 발전시키면 얼마든 테러조직 등에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언론도 무책임한 뻥튀기를 마구 남발하고 있습니다. 군과 정부의 자료를 일체의 크로스체크도 없이 더 심각하게 내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RC 모형기에 1KG의 폭탄을 실어 청와대의 차량을 정밀폭격할 수 있다는 만화수준의 인터뷰부터, RC 모형기에 생화학무기를 실어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비전문가(모 대학 기계공학과 교수)의 인터뷰까지 자극적으로 내보내는 것도 그런데...
저는 MBC 뉴스를 절대로 안보기 때문에 이런 보도가 있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폴리카본에이드'라는 신물질이 등장했더군요. 아마 정부에서 오타를 쳐서 배포한 모양인데 각 언론사가 오타를 모두 받아적었더군요.
다른 언론사의 보도도 그렇습니다.
... 동시에 백령도 무인기는 유리섬유를 여러겹 촘촘히 쌓은 포코어(Formcore)를 파주 무인기는 스텔스 전투기 등에 사용하는 폴리 카본에이드를 사용해 기체를 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허접한 수준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한 대에 수십~수백억원에 달하는 첨단 무인기의 기본 기능정도는 갖췄고 이를 통해 첨단 감시장비가 배치된 우리 방공망을 뚫었다.
아직 구체적인 조사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이 무인기를 금형으로 제작하는 등 대량 제작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폴리카보네이트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재료입니다.
언론은 정부의 환심을 사고 선정적인 표현으로 막장드라마의 시청률을 노릴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분석을 해서 사실을 알려줘야 합니다. 무인기 공포에 대해 저는 처음부터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가 있는데 도대체 왜 무인기따위로 공격하겠느냐?"고 설명했었습니다.
이런 객관적인 보도를 해줘야 합니다.
상당수 전문가들 "무인기 공격은 군사전술적으로 무의미"
공군 장성 출신인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 소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락한 무인기에는 카메라 밖에 달 수 없다"며 "폭탄을 달기 위해 크기를 키우면 레이더에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로 공격하려면 더 정확하고 빠른 미사일을 쏘면 되지 뭐하러 무인기를 활용하겠느냐"면서 "(소형 무인기 폭탄 탑재는) 군사전술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군의 방공망이 무너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떤 나라도 그렇게 작은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도 "추락한 무인기에 카메라 대신 폭탄을 탑재한다고 해도 자동차 한 대 부수기도 간당간당할 것"이라며 "이런 것을 가지고 대량살상무기가 서울 상공을 돌아다닌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연구위원은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싣기 위해서는 탑재 중량이 커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무인기 크기도 커지고 레이더에 걸리게 된다"며 "북한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 왜 소형 무인기를 무기체계 투발 수단으로 사용하겠냐"고 반문했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연식이 많이 된 분만 공감할 수 있을텐데... 3~40년 전에는 북한의 무기나 전술이 무섭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면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북한의 무기나 전술이 별 것이 아니라고 하면 종북이 되더군요.
그 당시에는 정부와 군이 우리의 전력이 충분하다고 적극적으로 알리더니, 이제는 정부와 군이 북한의 전력이 무섭다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참 재미있는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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