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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한국전쟁

북한 최신형 전차 선군호에 대해 오해가 많군요

by uesgi2003 2014. 3. 29.


가끔 기사에 이상하게 보도되는 북한 군소식이 있는데 제가 아는 척을 합니다. 북한에 대해 잘 알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북한이 보유한 무기는 이미 공개된 자료인데도 이상하리만큼 과장되어 보도되기 때문에 제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만큼은 제대로 설명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런데 오프라인과 마찬가지의 반응이라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젊은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제 설명에 보완설명을 하거나 긍정적인 의견(사실이니까)인 반면에 연식이 많이 된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완강한 부인과 공격이 이어집니다. 군사정권의 안보교육이 머리 속에서 그대로 굳어진 분들이죠.


아직도 3일이면 남한은 끝난다는 공포에 떠는 분, 북한의 핵미사일이면 끝난다는 분(북한은 핵탄두 보유하지도 못했고 탑재능력도 없습니다), 생화학전으로 서울시민은 다 죽는다는 분(그냥 포탄에 넣고 쏘면 된다는 공상과학을 믿고 있죠), 장사정포로 서울시민이 절반은 죽는다는 분(장사정포... 이제 설명하기도 지쳤습니다). 


그냥 알아듣는 분만 챙기면 되니까, 이제는 헛 힘을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왜 그 분들의 결론이 꼭 안보의식 강화일까요? 좌빨만 잡으면 핵미사일이 안오나요? 새눌당만 밀어주면 생화학전에서 안전한가요? 그렇게 두려우면 집권정부와 집권당에 서울 방공호 만들고 생화학 처치장비와 훈련을 하자고 강하게 요구해야 하지 않나요? 심지어 장사정포 노래를 부르는 분들이 동네 방공호 위치도 모르고 있을 겁니다. 


아시아경제가 군사와 무기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균형도 잘 맞춰서 친근했는데 오늘은 과장보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시도하고 있는 무기개혁에 대해 소개한 기사인데... 

북한의 침투경로 더 견고해졌다 http://media.daum.net/politics/dipdefen/newsview?newsid=20140329060108696&RIGHT_COMM=R3

... 

이밖에 전방부대에 배치된 최신형 전차인 '선군호'에 건물과 벙커 안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93㎜ 열압력탄 발사기도 장착했다. 전차의 외벽 두께를 800∼900㎜로 높혀 방호력도 보강했다. 북한은 천마호, 선군호 등 전차 1000여대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 

기사만 읽으면 우왕, 우리는 다 죽었당 할 겁니다. 

우선 선군호는 50년 전의 주력전차 T-62가 베이스입니다. 미사일 개발에 돈을 몰아 넣는 바람에 T-72 전차를 들여오지도 못했고 러시아와 완전히 틀어지면서 원조를 받지도 못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대단한 신형처럼 논란거리였던 폭풍호와 천마호 모두 같은 베이스입니다. 



전차포가 있는데 열압력탄 발사기도 달렸다니 이상할 겁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로는 포탑 옆에 추가로 장착한 대전차 미사일입니다. 장거리 포격전은 물론이고 이동사격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부에 대전차 미사일 발사기를 달았고 승무원 중 누군가가 밖으로 나가 미사일을 쏘고 적 전차에 맞을 때까지 유도해줘야 합니다. 


공중지원은 아예 포기상태이니까 기존에 달았던 지대공미사일까지... 아주 재미있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외벽 두께가 800~900mm라니? 그렇게 잡아늘리고도 원형보다 25km나 더 빠를 수가 없겠죠. 이 두께는 실제 장갑두께가 아니라 복합장갑이나 반응장갑을 포함한 실제 방어력을 말합니다. 2000m에서 어떤 탄에 대해 몇 mm 1000m에서 어떤 탄에 대해 몇 mm 이런 식의 방어력입니다. 보통 RHA(Rolled homogeneous armour 압연균질장갑?)을 기준으로 삼죠. 


아시아경제가 그래도 나름 객관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제가 여러 차례 우리와 북한 해군전력은 비교해도 안된다고 설명했었는데 제대로 보도했습니다. 비교당하는 우리해군은 참 민망할겁니다. 

... 북한의 수상함 전력은 노후화돼 우리 해군 수상함 전력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지만 최근 전력 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그럼 북한의 선군호에 대해 또 다른 황당한 약점을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분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잘 정리했더군요. 이것이 북한의 최신형 전차입니다. 그리고 이 전차를 일년에 100시간도 못 몰아본다는군요. 이건 북한군만 알 수 있을텐데, 그들의 중유사정을 보면 그럴 만도 할 겁니다. 


http://shaind.egloos.com/5780798


PS. 마지막으로 선군호의 개수 모습을 보니 오래 전 셔먼전차의 개수가 생각이 납니다. 그냥 생각난 김에 마구 정리하는 것이어서 정확한 수치는 아닐 수 있습니다. 


2차대전 당시에 둑일과 소련이 전차강국이었고 독일 전차를 처음으로 만난 미군의 충격이 대단했습니다. 자신들의 중전차인 M4 셔먼 75mm 관통력가지고는 코 앞까지 다가서야 하는데, 독일 전차는 심지어 2km 밖에서도 셔먼을 잡았으니까 공포가 대단했죠. 

그래서 셔먼전차의 전설아닌 전설이 만들어졌는데... 

독일군 전차를 만나면 무조건 공군을 불렀고 심지어 아군 전차를 만나도 공군을 불렀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고. 

독일군 전차를 만났을 때에 도망을 쳐도 군법처형을 받지 않는다는 미확인 소문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고민하던 미군이 지금의 북한과 같은 짬뽕전차를 만들기로 합니다. 북한이 구닥다리 T-62 전차 베이스로 이리 저리 개수하는 것처럼, M4 셔먼 베이스에 이리 저리 개수를 합니다. 

75m 포로는 독일전차에게 상대가 안되니까 어떻게든 공격력을 보강해보기로 하고 영국군의 멋진 대전차포 17파운드 포를 장착합니다. 파이어 플라이라고 알려진 전차인데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독일군 전차들이 지휘관 전차보다 포신이 긴 파이어 플라이부터 잡았으니까요. 

그리고 다른 변형으로는 전폭기의 대지 공격용 로켓탄을 포탑 양쪽에 달았습니다. 그런데 맞을 리가 없죠. ㅡ.ㅡ


결국 독일전차와 맞상대할 중전차가 개발되어 투입되었을 때에는 이미 종전직전이었습니다. 

미사일을 주렁 주렁 단 북한의 최신형(?) 선군호를 보니 셔먼 일화가 생각나서 정리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