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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2차대전

2차대전 당시의 초중전차 - 독일편

by uesgi2003 2014. 6. 2.


이제 가장 염려하던 독일차례가 되었습니다. 혼자서 즐길 때에는 더없이 좋은 주제이지만 누군가에 내놓기에는 가장 꺼려지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랜 동안 자료를 수집한 저도 처음보는 변종과 시제품이 있었기 때문에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최소한 몇 차례의 분량이 나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변종도 있었죠. 프랑스 침공에서 노획한 샤르 B1 전차의 포탑을 제거하고 10.5cm 포를 얹어 자주포로 만들었습니다. 차체자체가 무겁기 때문에 30톤이나 나가는 기형전차입니다. 


그래서 초 마이너 전차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공부에 맡기기로 하고 누구나 잘 아는 그러나 자세히는 모르는 초중전차으로 범위를 좁히겠습니다. 


독일의 첫 번째 초중전차는 다른 연합군처럼 1차대전 당시에 개발하다가 종전으로 실전투입되지 못한 K-바겐Wagen 입니다. 



독일은 주력전차 A7V(아래 그림참조)이 완성되기도 전인 1917년 6월에 초중전차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나온 초안을 승인한 독일 전쟁상은 2개 회사에 5대씩 생산할 것으로 명령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처음에는 165톤의 야심찬 스펙을 결정했다가 크기를 줄이고 현실적인(?) 120톤으로 무게를 줄였습니다. 그나마 합리적인 독일은 이 괴물전차를 일단 6개 모듈로 분해해서 철도로 실어나른 후에 전선근처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독일은 이 전차를 육지전함으로 생각했고 실제 전함이 그랬듯이 조종수나 기관병은 밖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기계조작을 했습니다.

서둘러 생산된 시제품 2대가 시험무대를 밟기 전에 전쟁이 끝났고 그대로 폐기되었다가 1942년 히틀러가 비교를 위해 목업재현을 했다고 합니다. 


무려 27명의 승무원이 탑승했고 77mm 요새포를 4문이나 장착했으니까 육지전함으로 불릴만했습니다. 전장에서의 기동성은 보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이 갑니다. 연합군이 욕심냈던 초중전차와 같이, 진흙에 처박힌 100톤 이상의 괴물을 구난할 방법이 있었는지가 궁금합니다. 



다음은 7호전차 뢰베Löwe (사자)입니다. 독일은 2차대전 초기에는 경전차만으로 (우리의 오해와 달리) 많은 피해를 입으면서도 뛰어난 전술과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K-1과 T-34같은, 전차다운 중전차를 만나면서 큰 충격을 받게 되었고 급히 중전차 개발을 서둘렀습니다. 

소련의 중전차와 초중전차 투입을 대비해 5호 전차 판테르Panther, 6호 전차 티거Tiger에 이어 초중전차 개발을 서둘렀습니다. 




1941년 말에 있었던 회의에서 도로상황, 철도운송과 야전정비를 고려해 70~90톤급 초중전차를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병기국은 VK7001 프로젝트명으로 크루프사에 설계를 맡겼고, 크루프사는 70톤급 Leichter Löwe (100mm 장갑, 105mm 주포, 최고속도 27km)과 90톤급 Schwerer Löwe(120mm 장갑, 105mm 주포, 최고속도 23km) 두 가지로 결정합니다.

히틀러는 140mm 이상의 장갑과 35km 속도를 요구했고 VK7201 프로젝트명으로 1943년 초 생산일정으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초중전차 여러 대를 동시에 개발하는 것은 자원낭비라고 판단했고 히틀러도 후속인 8호전차 마우스Maus를 선호하면서 뢰베는 시제품도 만들지 못하고 폐기되었습니다. 

참고로 9호전차와 10호전차에 대한 주장이 있지만 목업은 고사하고 설계도면조차 발견되지 않아서 실제로 계획이 논의되었는 지도 불투명합니다. 


먼저 그럴듯하게 재현된 70톤급 뢰베의 모습입니다. 실제 도면은 이렇게 상세하지 않은데, 월드오브탱크 게임에서 렌더링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90톤급 뢰베입니다. 역시 도면으로만 존재한 전차인데, 외국 모델러가 기가 막히게 재현했습니다. 생산되었다면 엔진은 어뢰정용 1,000마력급 엔진이 사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실전에 사용된 적이 없는데도 왠만한 사람은 다 아는, 희한한 초중전차 마우스Maus입니다. 7호 전차까지만 해도 맹수의 이름을 붙이더니 8호 마우스부터는 생쥐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죠. 정식명칭은 특수목적차량 205(Sonderkraftfahrzeug, Sd.Kfz 205)입니다. 



일단 스펙부터 보시죠. 무려 188톤이었으니 실제로 제작된 전차 중에서 가장 무거운 전차였습니다. 



한 미모(?)하던 독일전차 중에서 가장 매력없는 궤짝형 전차입니다. 



주무장은 12.8cm Pak 44(그림참조)의 장포신을 장착해서 철갑탄을 쏠 경우에 3.5km 거리에서도 연합군의 모든 전차를 격파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무장으로는 75mm 포를 하나 더 장착했습니다. 



원래 요구사항은 시속 20km의 기동성이었지만 그런 출력을 내는 엔진이 없었기 때문에 시속 13km로 완화되었습니다. 그것도 상태가 좋은 도로에서의 시속이니까 야지에서는 사람의 걷는 속도와 비슷했을 겁니다.

대부분의 교량이 188톤을 지탱할 수 없어서 스노클로 강바닥을 건너가겠다는 황당무계한 대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교량통과 시험 중인데 당연히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스노클 장착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교량이 무너질 정도의 188톤이 강바닥을 굴러가겠다는 발상자체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일단 개발은 시작했고 어떻게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프로젝트에서 흔한 일이죠. 요즘에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해프닝입니다. 




주문은 5대였지만 차체만 2대 완성되었고 1943년 말 시험주행 때에는 같은 무게와 크기의 모의포탑을 달고 다녔습니다. 1944년 6월에  포탑은 하나만 제작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5/2로 베를린 방어전에 투입되었습니다. 마치 전투 중 파괴된 것으로 보이지만, 외부 관통상이 없고 차체 내부폭파로 파괴되었기 때문에 독일군이 자폭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뽀샵이 대중화되면서 이런 사진으로 낚시질을 하는데... 합성이죠. 



205/1은 205/2가 주저 앉을 경우에 견인하기 위한 용도로 투입되었가나 소련군에게 고스란히 노획되었습니다. 소련군은 노획한 차체에 위의 포탑을 실어 쿠빙카 전차박물관으로 옮겨가 지금까지 전시하고 있습니다. 


 

근접거리 방어수단이 없다는 오해가 있는데, 포탑에는 대보병용 박격포, 기관총 그리고 4군데의 기관총 구멍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188톤의 엄청난 덩치와 달리 날렵한 선회를 했다고 합니다. 선회반경은 겨우 7.25m로 타이거의 2배 정도였고 미국의 M4 셔먼의 18.6m와는 비교도 안되는 선회였습니다. 



이제 E 시리즈로 넘어가기 전에 독일 초중전차의 중간점검 차례입니다. 




그리고 독일이 꿈꿨던 가상전차까지 확대하면 이런 라인업이 됩니다. 우리가 알던 거대전차 마우스는 말 그대로 생쥐크기죠? 


아직도 멀고 멀었는데 그냥 E 시리즈부터는 어차피 완성되지 않은 전차이니까 한 번에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전황이 다급해지면서 전차개발이 마구잡이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전차의 부품이나 기술을 최대한 공용으로 만드는 E (Entwicklung)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6개의 체급별 표준전차를 만들고 여기에서 파생시켜 나가면서 생산성,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려고 했는데, 최근까지의 자동차 회사의 추세였던 다품종 소량생산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프레임, 구동과 제동장치는 공용으로 사용하되 최대한 변형을 주어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생산기법이죠. 


E-5

5~10톤으로 경전차, 정찰차량, 소형 구축전차와 보병수송차의 기본으로 개발예정이었습니다. 



E-10

38t를 대체할 계획이었기에 디자인도 그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차체를 키우고 체코를 의미하는 t(38t는 38톤이 아닙니다) 대신에 독일의 d를 붙여서 38d로 부를 예정이었죠. 

10~25톤 중량에 티거2의 철제 휠이 겹치는 구조였습니다. 헤처Hetzer 구축전차를 교체할 예정이었습니다.



E-25

25~50톤의 중량으로 3호/4호 전차를 대체할 예정이었습니다. 중형 정찰차량, 중형 구축전차와 포이동전차(Waffenträger) 패밀리로 티거2의 로드휠을 E-10과 같이 사용할 예정이었습니다.

포이동전차라는 용어가 생소할텐데 그런 용도의 전차가 드물었고 정확한 명칭은 '무기운반차'로, 포탑을 자체적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전차입니다. 그래서 이동형 토치카를 놓을 수 있는 많이 황당한 개념의 전차입니다. 


 



E-50 표준전차(Standard Panzer)

E-50은 표준 중전차로 판테르와 티거1를 대체할 목적으로 그 디자인에서 출발했습니다. 디자인은 티거2와 거의 흡사하지만 모듈공통화로 생산성은 비교할 수 없이 높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55~75톤의 중량으로 최대 1,200마력의 마이바흐 엔진을 장착하고 시속 60km 속도였다고 하니까 실제 생산되었다면 명작이 되었을 것입니다. 



대공용 전차도 예정되어 있었지만 실제 생산되지 않았습니다. 



E50부터 독일전차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데, 실전에 투입되었다면 이런 모습이었겠죠. 88mm L/71 주포는 2km 밖에서도 132mm 장갑을 관통할 수 있었습니다. 



E-75 표준전차

E-75는 티거2와 야크트티거의 대체전차였습니다. E-50과 같은 생산라인을 사용해서 생산성을 높이려했고 엔진을 포함해 많은 부품을 공유했습니다. E-75는 티거2에 비해 장갑이 개량되었고 중량은 75톤으로 최대시속 40km 예정이었습니다. 

무거워진 중량을 감당하기 위해 E-50보다 많은 로드 휠을 사용해서 접지력을 높였습니다. 



E-75는 88mm L/100을 장착해서 살상력을 더 높이고 광학거리측정기로 정확성도 높였습니다. 



E-100

실질적인 초중전차인 E-100은 티거2의 차체에 마우스 포탑을 사용하려던 티거-마우스 개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히틀러가 마우스 개발중단을 명령하면서 E-100이 마우스를 대체할 목적으로 1944년 개발되었습니다. 


차체만 완성되었다가 영국에게 넘겨졌고 결국에는 폐기처분되었습니다. 



포탑까지 완성되었다면 마우스2 포탑이 사용되었을텐데 128mm L/55를 장착했을 겁니다. 장갑은 240mm~40mm입니다.

그래서 E-100은 많은 상상도가 혼란스럽게 존재하는데 모두가 사실일 수도 거짓을 수도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스펙은 아래의 도표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이제 9호와 10호 전차입니다. 전차에 대해 조애가 깊은 분도 "무슨 소리야? 9호와 10호가 있었다니?"하실텐데 맞는 말입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고 계획되지도 않은 전차로 아래와 같은 실루엣만 군사잡지에 공개해서 연합군 첩보망을 교란시키려고 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제 남은 전차 또는 자주포가 3개군요.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많은 분량이 되었습니다. 

육지순양함 P.1000 라테(Ratte, 쥐)입니다. 생쥐보다 크다고 쥐라고 붙였으니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아래 그림은 클릭하면 커지니까 한 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상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개발을 시도했었습니다. 1942년에 크룹사가 제안했고 히틀러의 승인까지 받았지만 1943년에 알베르트 슈페어(군수장관)가 취소했습니다. 당연한 결정이었죠. 실제 생산이 되었더라도 연합군의 일방적인 포격을 맞고 사라졌을 겁니다.


스펙은 이렇습니다. 무려 1,000톤이기 때문에 어디에도 못 갑니다. 



크룹사가 1941년에 소련의 중전차를 연구하면서 라테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육지순양함(Landkreuzer)라는 이름으로 정식제안되었습니다. 주무장은 28cm 샤른호스크 전함급의 주포가 예정되었고 장갑은 25cm로 당시에 존재하던 어떤 전차의 주포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우스에서 사용하는 128mm 대전차포, 15mm 마우저 캐논 2문, 20mm 대공포 8문을 부무장으로 장착할 예정이었습니다.

1.2m의 캐터필러가 6개로 1,000톤의 무게를 지탱하겠지만 실제로는 어떤 도로나 교량도 버틸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최저 지상고가 2m로 왠만한 강은 쉽게 건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라테는 유보트에 사용하던 디젤엔진 2개(각 8,400마력) 또는 2,000마력의 벤츠 함정엔진 8개로 움직이는데 초기의 디자인 작업에서 중단되었기 때문에 정확한 형태는 당연히 논란거리립니다. 


즐겨 써먹는 합성사진입니다. 절대로 속지 마시길... 





이제 마지막으로 육지순양함 P.1500 몬스터입니다. P.2000이 있기는 하지만 자료도 없고 그냥 상상도이기 때문에 그것은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어차피 여러 버전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렇게만 보면 그냥 평범한 자주포입니다만... 

무려 1,500톤의 자주포입니다. 그리고 슈베레 구스타프(    )의 자주포 버전입니다. 80cm 구스타프 열차포의 위용을 보시면 몬스터의 크기를 알 수 있을 겁니다. 프랑스 마지노선을 포격하기 위해 제작한 열차포인데 프랑스 전선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고 대신에 동부전선의 러시아 요새를 포격했습니다. 포탄의 무게가 7톤이 넘어가니... 



부무장으로는 150mm 포 2문과 15mm 캐논을 여러 문 장착할 예정이었습니다. 


80cm 열차포의 위용을 동영상으로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