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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2차대전

2차대전 당시의 초중전차 - 미국과 영국편

by uesgi2003 2014. 5. 24.


오래간만에 세계대전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초중전차 이야기를 정리하고 내키면 독일본토 방어전 연재를 시작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주제인 초중전차도 다른 사이트에서 사진 몇 장 올라온 것을 보고 즉흥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라, 며칠 사이에 다른 재미있는 사건을 보게 되면 다시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어서 장담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2차대전 당시에 참전국이 생산했거나 기획했던 초중전차 소개입니다. 


공부못하는 애들이 사소한 것에 집착하듯이, 저도 중전차의 기준부터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권투에서 중량급이 가운데 체급이라는 뜻일까요? 무거운 체급이라는 뜻일까요? 그리고 그 기준이 전세계 동일할까요? 전차에서도 같은 혼선이 있습니다. 한자를 사용하다 보니, Medium Tank(가운데 중 전차)와 Heavy Tank(무거운 중 전차)가 모두 중전차로 발음됩니다. 가운데 전차는 중!하고 짧게 읽고 무거운 전차는 주웅하고 길게 읽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중요한 문제도 아닌 것이, 가운데 중전차는 요즘 Main Battle Tank(주력전차 MBT)로 대체되었고 무거운 중전차는 개념과 용어자체가 사라져서 그냥 2차대전 당시에만 좀 헷갈리면 됩니다. MT는 정찰이나 기습목적의 경전차의 기동성(아웃복서형) 그리고 HT의 장갑과 무장을 적절하게 배합한 급(다재다능형)으로 보통 셔먼, 4호, T-34를 MT라고 하는데, 그 기준은 각 나라마다 달랐습니다. 보통은 철로로 운송하는 기준에 따라 MT라고 분류했었죠.

HT는 기동성은 무시한채 두터운 장갑과 무장으로 주로 적전차 등을 상대하고나 몸빵을 하며 적진을 돌파하는 전차(인파이터형)로 티거와 스탈린 전차를 연상하면 됩니다.


이제 초중전차가 연상되죠? 슈퍼헤비급 격투기 선수들을 연상하면 됩니다. 체중제한이 없기 때문에 농구나 스모경기에 나서야 할 거인이나 뚱보가 나오기도 하듯이 초중전차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수준의 과도한 전차가 기획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기름값도 안나오는 그런 짓을 왜하나 싶지만, 당시에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핵에 대한 대비나 슈퍼무기의 재활용을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식 '큰 것이 아름답다' 주의가 전세계를 지배했으니까요.


마치 이런 링컨 클래식처럼요. 



제 이야기를 보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제 임의대로 선별해서 설명했기 때문에 여러분의 기준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냥 하나의 재미거리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겨... 저는 호랑이가 이기고 여러분은 사자가 이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 사소한 것으로 제 블로그와 인연이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꽤 많은 분들이 차단당하는데, 주로 초딩스러운 말투로 시비부터 거는 분들입니다. 실제로 초딩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도 처음에는 성심껏 응대했지만 피로가 쌓이다 보니 그냥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재미있어야 계속 이야기를 정리하니까요. 

다시 한 번, 제 무지나 오류를 교정해주시는 의견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이러 저러해서 사자가 이긴다는 의견도 언제나 환영합니다. 단지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달라는 것뿐입니다. 


자. 그럼 1번 타자는 미국의 T28 전차입니다. 다행히 잘 나갈 때에 출장 땡땡이치면서 2번이나 봤던 전차입니다. 제 자신도 거울보기 싫고 안사람이 도대체 왜 결혼했는지 궁금할 외모이지만, 이 녀석도 무척 못 생겼습니다. 연세는 당연히 저보다 많은 노인네이어서 존댓말을 쓸까 하다가 무생물이라 하대하기로 했습니다. 


 

스펙은 위키 자료를 재활용하겠습니다. 위키 한글판은 오류가 너무 심하군요. 


예. 그렇습니다. 2대 완성된 차량이고 실전기록은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초중전차는 투입조차 안된 시제품입니다. 최고속도 13km로 160km 주행할 수 있습니다. 



가동륜 4개로 86톤의 무게를 움직이는데 도로가 좋은 곳에서는 바깥쪽 가동륜 2개를 떼어서 뒤에 끌고 다니다가 험지를 만나면 다시 붙여서 운행하는 디자인이었습니다. 

내부를 보면 전차라기 보다는 움직이는 포대인데 어차피 독일의 지그프리드 방어선을 돌파하려는 초중전차의 개발목적에 딱 맞는 무장과 디자인입니다. 



T28의 멋진 기동장면을 보시죠? 정말 멋지죠? ㅡ.ㅡ 당시 기술로 86톤이니 당연한 속도입니다. 독일이나 소련처럼 전차전 경험이 많지도 않았으니 두 나라에 비해서는 많이 뒤처진 모습이죠. 포방패가 전차의 포방패가 아니라 포대의 포방패 역할이었기 때문에 전차가 아니라 자주포로 구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여기에서 소개하는 초중전차는 대부분이 실패작, 목업이거나 도면 상의 전차입니다. 

그래서 T28 2대 중 한 대는 테스트 도중에 불이 나서 폐기처분한 후에 고철로 팔았고 더 현실적인 T29와 T30이 개발되어서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원래는 총 25대를 생산할 예정이었죠. 

독일의 88mm가 두려워서 전면장갑을 300mm로 늘렸고 거대한 105mm를 장착하다보니 중량은 86톤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설명할 독일의 엄청난 공상과학에 비하면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당시의 어떤 다리도 건널 수 없는 무게였기 때문에 상대하려던 독일군 중전차나 88mm 포는 고사하고 독일 방어선 근처까지 갈 방법도 없었을 겁니다. 

1947년에 폐기되었다가 27년 후인 1974년에 야적장에서 발견되어 패튼 박물관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럼 중간에 나왔던 T30을 한 번 봐야겠죠? 이 녀석은 초중전차급은 아니고 현실적인 중전차입니다. 아니, 시제품을 의미하는 T20 시리즈 중에 T28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현실감을 가지고 있었죠. T26은 M26 퍼싱으로 생산되어 유럽에서 독일 중전차를 상대하며 미국도 강력한 전차를 장비하는 계기가 됩니다. 


T30입니다. 


 

설명은 영문 스펙으로 대신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다음 차례는 영국의 Tog2입니다. 뭐 전차만 보면 미국이나 영국이나 별로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영국 보빙턴 전차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옆의 M60A3과 비교하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스펙은 역시 위키에서 가져왔습니다. 챌린저 순항전차(A30)의 포탑으로, 초중전차의 무장으로는 빈약한 17파운드 포인데 설계시기 자체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그 당시로는 가장 강력한 무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T28과 맞먹는 81톤으로 둘이 모두 시속 13km입니다. 당시 영국이나 미국은 기병전술을 전차에 옮겨왔는데 중기병과 경기병이 있었듯이, 보병전차(보병과 함께 적을 돌파)와 순항전차(보병전차가 돌파한 구멍을 넓히거나 적을 추격)로 구분해서 사용했습니다.


 

설계와 생산년도가 2차대전 극초기인데, 1차대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진흙투성이의 프랑스 북부에 참호전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개발한 전차입니다. Tog2에 2가 있는 것을 보니 1도 있었겠군요? 이 사진이 Tog1의 모습입니다. 



Tog는 The Old Gangs의 약자라는데 노친네 1과 노친네 2 모두 개발완료되었을 때에는 이미 전차가 기동전의 주축이 되었고 보다 기동성이 좋은 처칠전차가 개발예정이어서 생산이 취소되었습니다. 


관련 동영상을 찾아봤더니 온통 월드 오브 탱크입니다... 그래서 보빙턴 박물관이 정기적으로 하는 탱크축제를 보여드립니다. 전차 매니아라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할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다음은 이름도 모양이 독특한 토터스Tortoise(거북이) 전차입니다. 독일은 초중전차에게 쥐와 생쥐 이름을 붙여서 낚시질을 즐겼지만 영국은 고지식한 신사답게 거북이라고 자학을 하고 있습니다. 

왜 독일전차 팬이 많은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사진입니다. 



그래도 개성있는 모습때문에 플라모델 팬이 많았고, 판매량에 신경 안쓰는 세계의 공장, 중국덕분에 플라모델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품질도 엉망인 레진제품에 엄청난 돈을 들여야 했는데, 중국님들 덕분에 비싸도 비싼 생각이 안드는 거북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스펙은 이렇습니다. 79톤의 다이어트에 성공한 체중으로 지금까지의 초중전차보다 50% 가까이 빨리 달립니다. 



토터스 전차도 T28과 같이 자주포로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독일 중전차를 겪고난 후라 무장은 32파운드 포로 초중전차의 펀치력을 갖췄습니다. 독일처럼 QF 3.7인치 대공포를 개조한 포인데, 약 900m 거리에서 독일군 판터 전차를 격파하는 성능이었습니다. 



초중전차 시리즈 중에서는 실전투입 가능성이 높았던 전차로 기계적 신뢰성도 좋았다고 합니다. 물론 교량이 버틸 수 있느냐는 두 번째 문제입니다. 

보빙턴 박물관의 탱크축제Tankfest에서 매번 주행한다고 합니다. 

 


2차대전은 아니고 1차대전 당시에 날으는 코끼리Flying Elephant가 기획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코끼리를 날려보내서 땅에 떨어트리는 것은 아니고...



이런 모습의 전차입니다. 



1차대전에서 성공적인 데뷰를 했던 전차가 포병의 포탄세례에 취약한 것이 밝혀졌고 (대전차포는 없던 시절이니) 포격을 감당할 수 있는 초중전차를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획한 독일군 대포로 철판두께를 시험하면서 본격적인 설계가 진행되었지만 영국 군수창이 승인한 시기까지 설계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20대를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100톤의 무게를 생산단계에서 60톤으로 줄인다고 해도 겨우 시속 3km의 속도밖에 내지 못했을 것이고, 포탄세례는 고사하고 절반의 무게도 안되는 마크 시리즈가 진흙탕에서 혼자서 못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전장에서 고정 토치카 신세가 되었을 겁니다. 



원래 아주 간단하게만 정리하려고 했는데 자료 몇 가지를 찾다보니 미국과 영국 편만 정리했습니다. 다음에는 소련과 일본 편을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