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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잡설

수능 영어 34번 문제가 논란이 많았군요.

by uesgi2003 2015. 11. 13.


예년에도 수능이 끝나면 문제의 난이도때문에 말들이 많았죠. 특히 영어는 황당한 지문출제때문에 단골이었습니다. 


올해는 34번 문제가 논란의 초점이었는데 역대급 문제에 비하면 논란거리도 안되었습니다. 역대급 문제를 보면 욕부터 나오더군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여러 번 재확인하면 정답이 확실해지더라도 수능보는 아이들 수준에 맞지도 않는 황당한 지문 잘라와서는 변별력 운운하더군요. 영어가 아니라 사회, 역사, 정치, 경제, 미술 시험에 더 어울리는 문제죠. 

 

역대급 문제 풀면서 저도 헷갈릴 정도인데 초침이 등뒤에서 따라오는 스트레스 속에서 얼마나 많은 실수가 벌어졌을까요. 이번 문제도 출제위원들에게 제발 이러지 맙시다. 시험도 교육의 연장입니다라고 일갈하고 싶습니다.

 

위트먼이라는 시인에 대해 알고 있으면 훨씬 쉽겠지만 그럴 경우에는 역사문제가 되겠죠. 영어독해문제에서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전체 문단의 해석이 어려워도 중간에 힌트가 존재합니다. 그런 힌트를 찾아서 문제와 연결시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34번 문제에서는 바로 밑줄 친 부분이죠.

 

다른 시인은 작품 자체의 불멸성을 추구했지만 위트먼은 인기(영합)라는 개념을 더 도입했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시인이 영감을 찾은 반면에 그는 동시대 사람의 공감(승인)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위 지문에서는 4번이 정답입니다.

 

역대급 문제라고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것들을 재미삼아 풀다보니 오래 전 기억이 다시 떠오릅니다.

 

입시학원 강의로 대학원 등록금을 충당했었는데 아이들 입시성적도 무척 좋아서 이름이 좀 알려졌고 아예 대학원을 일년간 휴학하게 되었습니다. 유학을 생각하던 때라 아예 영어사전 한 권 외우고 뉴스위크를 오래 봤기 때문에 문법과 독해는 어느 강사보다도 자신있었죠.


설마 사전 한 권을? . 아예 통째로 외웠습니다. GRE 시험준비하고 뉴스위크 읽다 보니 단어 찾느라 보내는 시간이 꽤 되어서 그냥 외웠습니다. A부터 시작해서 6개월인가 걸려 외웠는데 덕분에 걸어 다니는 사전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참 무식한 짓이죠. 원래 단어는 뜻만큼이나 발음이 중요한데... 그래서 제가 발음이 무척 안 좋습니다.  

 

이쯤에서 그럼 강사로 돈도 많이 벌었겠는걸? 하실텐데... 이거는 아니다 싶을 정도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저는 마케팅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대학원도 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뼈를 묻게 생겼다 싶더군요.

그래서 대학원 졸업 후에는 아예 강사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사를 오래 전에 그만두었지만 지금까지 역사 원서와 소설을 읽었더니 아직은 감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누군가가 과외맡기면 대학생 과외비용으로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텐데 아이들이 싫어하겠죠. 파릇 파릇한 누나와 오빠에게서 배우고 싶겠죠. 


처가쪽 조카녀석들은 든든할 겁니다. 왠만한 학원다니는 것보다 제대로 배울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