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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제가 가장 좋아하는 로스팅 샵 토리커피 다녀왔습니다.

by uesgi2003 2012. 5. 6.


다른 것도 그렇지만 입맛은 일단 한 번 올라가면 내려오기 힘들죠?

지금은 커피 전자동 머신 해외에서 들여오고 원두 가려가며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먹지만 10년 훨씬 전에는 무조건 커피믹스였습니다.

맛만 놓고 보면 커피믹스만큼 황금배율이 없습니다. 해외, 특히 러시아 쪽에서는 대단한 인기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외국계 회사에 입사하면서 드립 커피(흔히 물내려와서 유리병 주전자 가득 담기는)를 처음으로 맛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죽을 맛이었죠. 유럽 사람들이 왜 미국인들의 드립 커피를 걸레 빤 물이라고 혹평하는지 120% 공감했었고요. 저 혼자 커피믹스를 사다가 따로 먹기도 했죠.

그런데 저도 모르게 그 걸레 빤 물에 중독이 되더군요. 쓴 맛 밖에 없는데도 한 번 익숙해지니까 커피믹스의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은 왠지 모르게 멀리 하게 되었습니다.

 


마케팅 출신답게 오디오와 사회인야구 같은 취미도 한 번 몰입하면 폭주했는데 커피같은 기호식품에도 폭주했겠죠?

이리 저리 자료를 찾아보다 보니 드립 커피도 분쇄커피가 아니라 원두를 내리기 직전에 분쇄하면 훨씬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고, 한 주전자 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짧고 굴게 내린 다음 뜨거운 물을 타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들리기 시작해 이제는 5년째 원두를 구입하고 있는 토리 커피 윤영두 사장님입니다. 

로스팅 공장에서 커피 얻어먹으면서 한 장 몰래 찍었습니다.


해외 출장 때마다 스타벅스 원두로 가방 하나 가득 채우고 원두 로스팅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원두를 구입하곤 했습니다. 당연히 산폐되는 원두가 많아서 결국에는 분쇄해서 화장실 방취제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러다가 제 원두 찾아 삼만리가 마침표를 찍게 된 곳이, 죽전 전세 아파트 뒷골목의 작은 커피 샵 커피 토리를 만나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죽전에도 원두 커피 바람이 불어서 분당 못지 않은 맛집과 커피 샵이 명물이 되었습니다만, 저는 커피 토리 외에는 아무 곳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인테리어가 좋은 것도 아니고, 매력적인 젊은이가 서빙하는 것도 아니고, 미시 아주머니들의 분위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도 이곳만 들리게 된 것은 바로 원두였습니다. 최고급 생두를 써야 최고급 로스팅이 나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커피 토리의 원두가 단연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가격 대에서는 스타벅스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맛을 내주었기 때문이죠.

 

 

커피를 즐기는 분들 중에 실제로 원두를 찾아서 자신만의 맛을 즐기는 분은 1%도 안될 겁니다. 이제 원두커피 동호인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아직은 맛보다 가격과 브랜드가 우선이죠. 죽전에 대형 프랜차이즈와 분당형 커피 샵이 늘어나면서 커피 토리의 경영이 많이 어려워졌고 자신있는 원두 로스팅에만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더치 커피를 아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루트가 사라져서 너무 아쉽지만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지금은 용인 기흥에 규모를 훨씬 늘려 대형고객 중심으로 로스팅 사업만 하고 있습니다. 로스팅 공장 건물입니다.



저도 이제 겨우 두 번 놀러갔는데, 갈 때마다 네비게이션이 못미쳐서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오류를 내서 주변을 한참 헤매게 됩니다.

가실 일이 있으면 네비 안내보다 몇 십 미터만 더 가야 왼편에 건물이 보입니다.

 

누님 식구와 식사를 하면서 들렀습니다. 왼쪽의 왠지 어설픈 녀석은 제 조카입니다. 직원이 아닙니다.


 

로스팅 기계 들입니다. 상당히 고가의 대형 로스팅 기계로 장인의 경험과 집중이 어우러져 원두가 제 맛을 내게 됩니다.



원산지 별 단품도 있지만 보통은 로스팅 샵마다의 하우스 블렌딩을 자랑하는데 여기는 공장이다 보니 자동화된 기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두를 블렌딩해주는 기계입니다.

 


대형고객 중심이지만 소매 고객에게 대해서도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포장은 날로 좋아지는군요.

 


지퍼백으로 개폐가 아주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원가가 좀 나올 것 같던데...

 

소매용 웹 사이트도 열었는데 아직은 대량고객 중심이어서 다른 사이트에 비해 원두에 대한 정보가 좀 부족합니다.

원두에 대한 지식은 전문 사이트에서 배우시고 원두는 토리 커피를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원두 품질은 제가 보장합니다. http://www.toricoffee.com/


 

처음 사이트를 열었을 떼에는 원산지 단품도 판매했었는데 주문이 많지 않아서 지금은 블렌딩만 판매한다고 합니다.

다시 개인고객이 늘면 단품을 판매한다고 하는데, 토리커피의 하우스 블렌딩도 유명하니까 한 번 맛보시기 바랍니다.

 

윤영두 사장님의 작업 모습입니다. 커피 원두에 대한 인생이 느껴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