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담양, 순천과 여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고 가면서 하루 이상을 보내고 사람의 뒷모습만 보면서 걸어야 하는 국내여행은 즐기지 않았고, 외국 출장이 잦아서 오히려 외국여행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여행길을 나서면 나이 50이 되도록 첫 번째 방문이 될 정도로 한심스러운면서 흥미로운 경험이 됩니다.
휴일도 없는 근무의 연속이던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은 여행을 다니겠다던 다짐도 대학입학과 귀차니즘때문에 지키지 못하다가 이번에 처가쪽 가족들과 중국인 관광객 비슷한 단체여행을 나섰습니다. 특히 좀처럼 기회가 없었던 전라도 지역이라 평소의 성질(?)을 죽이고 가자는대로 졸졸 따라다니기만 했습니다.
제가 사진을 못찍기도 하지만, 역시 폰사진은 DSLR을 따라가지 못하는군요. 그냥 즐기시기 바랍니다.
먼저 메타세콰이어 공원길입니다. 약 2km에 걸쳐서 양쪽으로 메타세콰이어가 도열하고 있는 멋진 산책로입니다. 여름에는 참 좋겠더군요. 중간 중간 그냥 들어가는 곳이 많아서 왠지 입장료가 아까운 기분이 들기는 합니다.
담양죽녹원 길입니다. 사진에 담지는 못했는데, 죽녹원 입구의 도너츠가 정말 맛있더군요. 서울에서 먹던 것과 달리 좀 부실한 듯하면서 자꾸 손길이 가게 만드는 맛입니다. 시식용으로도 아낌없이 내놓아서 눈치보면서 그냥 먹어도 되겠더군요.
한 10개 먹고 나서야 느끼한 기름 맛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서울 제과점의 도너츠는 3개면 느끼해지죠.
그리고 죽녹원 앞의 도로에 조금의 공간도 없이 주차되어 있어서 몇 번이나 유턴해서 자리를 찾아다니는 바보짓을 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넓은 야외 주차장이 바로 옆에 있더군요. 도대체 왜 도로에 주차를 시켜놓아서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것인지... 여러분은 야외 주차장에 편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대시기 바랍니다.
죽녹원 역시 큰 볼거리는 없고 좋은 산책로입니다. 여기에서 알포인트나 사극을 찍었더군요.
사진이 흔들려서 그 더러운 인상이 제대로 안나와 안타깝지만, 죽녹원의 명물이 될만한 펜더입니다. 아주 불량스럽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마치 술취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거는 것같은 모습입니다.
원래는 상당히 유명한 조선의 대표적인 정원이었던 소쇄원입니다. 역시 겨울이라 지금은 스산합니다만...
유명한 곳이라 많은 발길이 이어집니다만, 정유재란 때에 소실되고 지금은 2동만 재건된데다가 겨울에는 워낙 스산해서 반드시 찾아가야 할 정도는 아닙니다. 학자 양산보가 스승 조광조의 기묘사화에 낙향해서 만든 정원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진을 보니 여름에는 대단한 정취를 자랑하는 곳이더군요. 역시 여행은 더워도 여름이어야 하나 봅니다.
제월당 모습입니다. 비갠 날의 달 모습이라는 뜻인데... 여름에는 이 곳에 앉아 땀을 식히고 풍경에 취했겠지만, 겨울은 추워서 그냥 일반 정자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곳은 여름에 가실 것을 권합니다. 평소의 모습은 소쇄원 사이트를 참조하세요.
http://www.soswaewon.co.kr/main.html
저같이 무식한 사람에게는 담양하면? 떡갈비! 입니다. ㅡ.ㅡ
그래서 담양에서 유명하다는 맛집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사진찍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음식사진은 더 말할 것도 없죠. 평소와 달리 블로그에 올리려고 몇 장 찍어봤습니다.
한 명당 11,000원 밖에(?) 안하는 가격으로 푸짐하고 맛도 당연히 좋습니다.
역시 저는 음식 블로그는 만들면 안되겠습니다. ㅡ.ㅡ
주 요리인 떡갈비가 남을 정도로 밑반찬이 훌륭했습니다.
담양가시는 분은 한 번 들러보세요. 담양애꽃이라는 곳인데 예약은 절반 정도만 받는다고 합니다.
남부지방이라 한 낮에는 따뜻하더니 새벽에는 이렇게 서리가 내릴 정도로 일교차가 심하더군요. 제 인피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가족을 태웠기 때문에 안전운행을 하는데, 하이패스로 통과한 일행을 따라잡으려다가 구간단속을 위반했습니다 ㅡ.ㅡ 국가재정에 큰 보탬을 하게 생겼습니다. 정작 일행은 톨게이트 통과한 후에 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는 안보이니 '왜 이렇게 빨리 간거야?'하고 엑셀을 밟았죠. 정작 일행은 "왜 혼자가지?"라며 따라오지도 못하고 어이없었다고 하더군요.
하루 늦게 출발해서 담양에 내려오는 일행을 기다리느라 계획에도 없는 낙안읍성을 들리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송광사 들렸다가 순천만으로 가는 일정이었는데 합류시간이 애매해서 방문시간이 적게 걸리는 낙안읍성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여행은 계획대로 안됩니다. 한 시간만 때우기로 했었는데 뿔뿔이 흩어져서 여기에서 3시간을 넘게 보냈고 여수 엑스포와 수족관은 취소했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은 입 튀어나왔죠.
현장 가이드 분에게 질문세례를 퍼붓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삘의 가족입니다.
낙안읍성을 들리는 분은 반드시 성곽 길도 다녀보세요. 귀찮다고 안 올라가면 이런 멋진 광경을 놓치게 됩니다.
낙안읍성에서 지체하고 서둘러 출발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입니다. 유명한 일몰시간 직전이어서 추운 겨울인데도 인파가 대단하더군요. 관광시즌에는 정말 대단하겠습니다. 일몰이 목적인 분은 근처 커피숍 2층에 자리를 잡아도 되겠습니다.
일몰 2시간 전에 도착하면 습지갈대밭을 돌아보고 전망대에서 보셔도 됩니다.
저무는 해를 받아 황금빛의 갈대입니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대단한 광경이었습니다.
이건 마치 압록강 너머를 찍은 것처럼 나왔군요. 찍사가 엉망이니 다채로운 사진이 나옵니다.
밤늦게 여수 돌산대교를 넘어갔습니다.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노래처럼 아름답더군요.
공원길은 조명색이 계속 바뀌며 환상적인 야경을 보여줍니다.
돌산공원으로 향하던 길에 잠깐 들린 갓김치와 게장 판매점입니다. 부근 상인분의 강추로 들린 곳입니다. 절대로 인터넷 등에 유명한 곳은 이용하지 말라며 이곳을 추천하더군요. 갓김치는 누님 댁에 선물하고 게장은 지금 냉장고 안에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 맛을 보지 못해서 추천하지 못하겠습니다. 지금은 그냥 여행길의 한 장면으로만 보시기 바랍니다.
돌산공원에서 바라본 돌산대교인데... 역시 수준이하의 찍사는 DSLR이 필요합니다. 여름에는 대단한 데이트 코스겠더군요.
여수 오동도로 향하던 길에 본 등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하늘에 헬리콥터도 아니고 UFO도 아닌 것이 떠다녀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는데 가까이 가보니 바닷가에서 등을 날리더군요.
근처 호텔에서 나온 젊은 가족이 등을 날리고 있습니다. 등이 제대로 날지 못하고 바닷가로 떨어져서 주변의 모든 구경꾼이 한 마음으로 안타까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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