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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사회인야구

초보자를 위한 야구 글러브 길들이기와 배팅장갑 이야기

by uesgi2003 2012. 5. 6.

제 블로그에 많이 오신 분은 제가 사회인 야구팀 활동을 꽤 오래 했던 것을 잘 아실 겁니다.

누구나 그랬듯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팀을 만들 생각으로 동대문 뒤지다가 미즈노 연식을 구입하고, 이마트에서 국산 제트를 2배가 훨씬 넘는 가격에 구입하는 햇병아리 시절에서, 야용사라는 국내 최고 최대의 사회인야구 사이트에서 장비를 판매하고 해외 땡처리 제품을 잡아 다른 분들에게 나눠주는 경지가 되었습니다.

 

요즘 보육원 팀을 가르치면서 다시 개인훈련을 시작했는데, 실내연습장에서 자주 보는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가지신 장비만으로도 한 팀 만드셔도 되겠어요?"라고요.

그리고 제가 없는 자리에서 "저 사람은 돈이 얼마나 많기에 모두 A급이야"라고 수근거리더군요.

 

제가 가진 장비들이 어느 정도 좋은 것은 분명합니다만, 대부분의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이 장비를 제 값 주고 구입하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있는 것이죠. Easton Rival 배트를 12만원에 샀다고 좋아하던데, 제가 알아보니 7만원이면 사더군요. 괜히 속 긁을 필요없어서 조용히 있었는데 이제 막 야구에 발을 들여놓은 초보들은 제 값을 주고도 장비를 구입하지 못하거나 관리하지 못하는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겁니다.

 

장비와 관리에 대한 좋은 사이트들이 많기 때문에 제 블로그에서는 그냥 여담 수준에서 몇 가지만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글러브 사용과 길들이는 방법입니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되고 종이로 접은 글러브로도 충분히 야구시합을 할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귀하게 구한 글러브를 제대로 관리하고, 캐칭볼 파트너에게 빵~빵~ 기분좋은 포구음을 선물하면 더욱 좋겠죠?

 

먼저 글러브를 구입하면 길들인다고 깔고 앉는 분들이 있는데 가장 안 좋은 길들이기 입니다. 특히 외야에서는 V 자형으로 접힌 글러브는 언젠가는 에러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조카에게 선물했던 제트 글러브입니다. ㄷ 자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포구면(일명 볼집)이 잘 잡혀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정리했던 다른 글러브들도 한 번 볼까요?

 

 

모두 V자가 아니라 넓은 사각형으로 포구면이 잡혀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죠?

 

글러브 길들이기에 대해서는 포지션 별로 잘 설명되어 있어서 제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에서는 올라운드 글러브 길들이는 동영상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KIdP7prmcVk

 

포구면을 넓게 잡아주는 것 말고도 포구면을 3차원(높이까지)으로 넓히면 좋겠죠?

글러브를 보면 각종 끈이 치렁 치렁 늘어져서 보기 싫어하는 분들이 있을텐데 그것이 잘 만들어진 글러브입니다.

글러브 끈이 길어야 아래 사진처럼 손가락을 벌려 포구면 용적을 넓힐 수 있습니다.

새끼 손가락 부분에 늘어진 끈을 풀어 조금씩 역순으로 벌려 나가면 됩니다. 약간의 힘만 있으면 되니까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실수로 끈이 아예 빠져버려도 상관없습니다. 실전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조심하는 것이 좋겠죠.

글러브에서도 현기차의 조잡한 원가 줄이기를 흉내내는 업체들이 있는데, 그런 글러브는 여유 끈이 거의 없습니다. 끈을 조절할 방법이 없는 거죠. 새로 끈을 사서 완전히 분해하기 전에는 그대로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같은 값이면 치렁 치렁 여유 끈이 늘어진 글러브를 구입하기 바랍니다.

 

올라운드는 손가락을 하나씩 집어 넣는 것이 아니라 새끼에 두 손가락을 넣고 검지 부분은 비워두는 2:1:1 으로 손을 넣으면 됩니다.

사진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손가락이 사선으로 들어가 있죠?

내야 일부를 제외하고는 글러브질(포구)은 엄지와 새끼 두 손가락으로 잡습니다. 손바닥 전체로 꽉 쥐는 것이 아니라 세 손가락으로 가볍게 잡아내는 것입니다.

 

초보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포구방법입니다. 대부분이 손바닥이나 웹으로 받는데...

손바닥으로 받으면 무지하게 아프고 캐칭볼을 점차 피하게 됩니다.

웹으로 받으면 공이 튀어나가기 쉽상이고 글러브가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공을 받았을 때에 쉭 소리가 나면 웹으로 받은 것이고 짝 소리가 나면 손바닥으로 매 맞아가며 받은 것입니다.

위에서 표시면 볼집(2:1:1으로 잡았을 때에 손가락이 없는 부분)으로 받으면 빡 소리가 나면서 손이 하나도 안 아픕니다.

그리고 가장 안쪽으로 공을 잡았기 때문에 외야 수십미터를 따라가 간신히 건져냈을 때에도 공이 빠져나오는 에러가 생기지 않습니다.

 

글러브는 사면 볼집 부분을 공으로 계속 때려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몇 천 번을 때리면 볼집 부분이 뒤로 밀려나면서 움푹 파인 것처럼 보이는 볼집이 만들어집니다.

 

글러브 이야기에서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마트와 동대문에서는 절대로 글러브를 사서는 안됩니다.

일단 동대문은 용산과 마찬가지로 초보가 가서 물건을 제대로 고르고 흥정할 수 없습니다.

이마트는 교환/환불이 가능하지만 정가로만 판매해서 제값 다주고 물건을 사게 됩니다.

 

다음의 야용사라는 사이트를 이용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중고품이 가격대비 최고이지만 인기있는 물건은 순식간에 나가기 때문에 초보는 이용할 수 없고 정상품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30% 이상은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말려도 물건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면서 동대문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제가 다른 팀원을 위해서 보란듯이 같은 물건을 50% 가격으로 구입해줬더니 뭐 씹은 얼굴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개인장비 중에 소모품인 배팅장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첫 경기를 뛰어 보면 동네 야구연습장에서의 홈런왕이었던 자신이 엄청난 어퍼 스윙으로 삼진 아웃당하는 치욕을 당하게 됩니다.

개인훈련을 하게 되면서 토스 배팅을 하게 되는데, 반드시 배팅 장갑이 있어야 합니다.

소림사 철사장 훈련을 받았던 스님을 제외하고, 토스 배팅을 200개 정도 치면 초보는 배팅장갑을 껴도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한 동안 배트를 쥐지 못합니다.

 

개인 배팅훈련을 받을 분은 반드시 양가죽의 좋은 장갑을 비싼 돈 주고라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터 제가 사용했던 배팅장갑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흔한 국내 브랜드인 Brett입니다. 허접한 브랜드는 아닌데, 팀장비 구입하면서 선물로 받은 장갑입니다만...

다른 장갑들이 모두 찢어져서 모처럼 사용해봤더니만....

아니다 다를까 단 하루만에 손바닥 코팅이 모두 벗겨졌고 찢어지기 시작합니다. 소매로는 1만원 정도에 팔던데...

결국 사용하지 않던 미즈노 배팅장갑을 다시 꺼냈습니다.

사이버틱한 디자인과 높은 가격으로 별로 마음에 안들었지만 나이키가 너무 비싸서 이것으로 구입했었는데...

사진에서 처럼 토스배팅 하루 만에 엄지 손가락 손톱 부분이 쓸리면서 벗겨져나갔습니다.

오른손 아래가 왼손 위를 덮는 제 타격 방식이 문제이지만 원래 디자인과 내구성 자체가 잘못된 장갑입니다.

2~3달 토스배팅 훈련 끝에 결국 가죽이었던 부분이 찢어지기 시작하더군요.

미즈노 장갑에 너무 실망해서 아예 고가로 질러버린 롤링스 파워호스입니다.

사실은 제 자이언츠 카피판 야구복과 색맞춤이 되어서 구입했던 것이지만요.

가격이 5만원이 넘던 높은 가격이었지만 무려 2년 가까이 버텨준 정말 만족한 장갑입니다.

배트에 쓸리고 땀에 쩔면서도 양가죽 손바닥이 잘 버텨주다가 결국 지난 달에 완전히 찢어졌습니다.

그런데 미즈노 장갑과 달리 엄지 손톱 부분이 아무런 문제가 없죠?

 

이번에 새로 장만한 이스톤 장갑입니다. 할인 가격이 30달러로 국내에 들어오면 5만원 정도 할 장갑입니다.

내구성이 얼마나 좋을 지는 내일부터 사용해보면 알겠지만, 겉으로 보는 만듦새는 아주 좋습니다.

손바닥이 양가죽으로 되어 있고 잘못 맞았을 때에 손바닥 울리는 것을 막아주는 패드도 잘 들어가 있습니다.

엄지까지 신경을 썼군요.

미즈노 장갑과 다르게 쓸리는 엄지와 검지 면에 가죽 보강이 되어 있습니다.

배팅 장갑계의 명품입니다. 아마존 할인가격으로도 50달러 정도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최소한 6~7만원(여러 종류가 있어서 가격이 다양합니다)은 줘야 하는 물건입니다.   

 

해외에서 땡처리하기에 혹시나 해서 여러 개를 구입했는데... 손목의 보호패드때문에 손폭이 상당히 좁습니다.  

아주 잘만들어진 장잡이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아이들에게 선물로 구입하겠다는 분들에게 제가 조금 손해보고 드리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보육원 아이들 선물로 갈 예정입니다.

사회인야구 하시는 분은 연습용이 아닌 실전용으로 하나 장만해도 될 잘 만들어진 장갑입니다.  

 

배팅 장갑은 디자인을 가장 먼저 보게 되지만, 비용을 제대로 주고 내구성이 보장된 제품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디자인이 멋져도 군데 군데 헤지고 벗겨진 장갑은 역전의 용사가 아닌 싼티 줄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