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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사회인야구

사회인야구 팀 가입을 위한 준비 - 정말로 그럴까요?

by uesgi2003 2012. 5. 18.


제 블로그는 전사/역사 전문 블로그이지만 가끔씩 신변잡담을 올리면서 완전히 다른 관심사의 방문객도 꽤 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인피니티)나 원두커피(세코 전자동머신) 정보를 찾는 분들이 방문하는데 요즘에는 사회인야구 정보를 찾는 초보자 분들이 많이 오시는군요.

 

그래서 당분간 잡담은 '초보자를 위한 사회인야구 팀 가입 가이드'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우선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다니다 보면 다른 사람이 노력해서 이룬 취미를 상당히 우습게 여기는 올챙이급(?) 분들이 있습니다.

프로선수들의 플레이도 '내가 해도 저것보다는 낫겠다'라는 분들인데 사회인야구는 경로당 노인들의 조기 축구시합 보는 듯 하겠죠.

 

(사회인야구를 해보신 분들은 제외하고) 여러분들은 다음 질문에 얼마나 자신있을까요?

 

1. 포수에게 던지는 공이 시속 얼마나 나올까요?

대부분이 100km 정도 생각할 겁니다.

 

2. 동네 동전배팅에서 '이건 홈런이다!'라고 외치는 공이 운동장에서는 얼마나 날아갈까요?

정식 좌우 펜스 거리가 91m이니까 최소한 7~80m는 날아간다고 자신할 겁니다.

 

3. 타격을 한 후에 1루->2루->3루->홈까지 한바퀴 뛰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한바퀴 도는데 110m 정도 됩니다. '음... 고등학교 때에 100m를 15초에 뛰었으니까 지금은 좀 쳐저도 20초에는 뛸 수 있겠군'하시겠죠?

 

4. 훈련받은 사회인야구 투수의 얼마나 빠른 공까지 쳐낼 수 있을까요?

동네 동전연습장에서 110km 타석에서 10개에 6개는 쳤으니까, 110km는 자신있을 겁니다.

 

5. 여러분이 외야에 서있고, 선수출신 코치가 여러분 바로 앞에 높은 외야 플라이를 쳐준다면(외야 펑고) 여러분은 몇 %나 잡을 수 있을까요?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글러브만 벌리면 되니까 최소한 80% 이상은 받아낼 자신이 있을 겁니다.

 

6. 여러분이 내야에 서있고, 제가 여러분에게 땅으로만 굴러가는 느린 땅볼을 쳐준다면(내야 펑고) 여러분은 몇 %나 잡을 수 있을까요?

조금만 움직여서 땅에 글러브만 대면 되니까 이것도 80%는 잡아낼 수 있겠죠?

 

과연 그럴까요? 훈련도 안받은 여러분이 그 정도라면 지난 수십 년 동안 매일 10시간 이상씩 야구만 해온 프로선수들은 뭐하러 그 짓을 했을까요?

 

오래 전에 한 터프하던 모 배우가 젊은 객기로 권투 좀 배웠다며 왠만한 선수와 해볼 자신이 있다고 한 기억이 납니다. 이 방송을 본 홍수환 전챔피온(당시 40대 중반)이 해보자고 했습니다. 모 배우는 시합을 정말로 해보려고 했지만 주변에서 죽는다고 말려서 무산되었었죠.

 

1. 포수에게 던지는 공이 시속 얼마나 나올까요?

타자를 세우지 않고 던져서 상당히 빠르다 싶은 분은 90~100km 정도, 그저 그렇다는 분은 70~80km, 느리다 싶은 분은 60km 정도 나올 겁니다. 못 믿겠죠? 제가 사회인야구 감독을 오래하면서 스피드건으로 많은 팀원을 테스트해봤고 사회인야구하는 분들도 실수하는 대표적인 착각입니다.

사회인야구에서 110km 정도의 투수는 상당히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입니다.

 

타자를 세우고 스트라이크 존으로 7개 중 3개를 넣어야 한다면, 여러분의 공은 컨트롤없이 던질 때보다 -20km 이상 떨어집니다. 연습투구에서 상당히 빠르고 정확한 공을 던져서 실제 경기에서 투수로 세웠더니만 4연속 포볼에 타자 맞추고 폭투까지 나와서 안타없이도 대량실점하는 사회인야구 특유의 코미디가 이래서 생기는거죠.

 

여러분이 정식 투구훈련을 받지 않는다면 평범한 성인남자가 타자없이 85km 정도, 실제 경기에서는 70km 정도 나옵니다.

 

2. 동네 동전배팅에서 '이건 홈런이다!'라고 외치는 공이 운동장에서는 얼마나 날아갈까요?

4번 질문과 연관된 것이지만 딱 잘라 말해서 내야 못 벗어납니다.

동전 야구장에서는 시원하게 날아가서 그물을 '퍽' 소리내며 때리기 때문에 눈에는 멀리 날아갈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타격훈련받지 않은 여러분이 치는 자세, 힘, 스피드로는 잘 맞아도 내야 넘어가면서 급격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잘맞았어도 내야와 외야 중간의 텍사스 성 안타가 될 뿐입니다.

 

 

프로야구 중계를 볼 때에 프로선수들이 타격하는 모습을 슬로우비디오로 잘 보시기 바랍니다.

김태균이라는 대형타자가 사진과 같이 온 힘을 실어서, 그것도 아주 잘 맞아야 100m 정도를 날아갑니다.

여러분의 골프스윙, 힘, 스피드로는 70m를 날아간다는 것자체가 그냥 운입니다. 특히 초보자들의 퍼올리는 골프스윙은 내야를 벗어나는 순간에 바로 뚝 떨어지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그리고 근육운동과 타격훈련없이 경기에 나섰다가는 투수의 공을 맞춰는 것만으로도 부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못 믿겠죠? 

프로야구 중계 중에 해설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죠? 공이 가볍다 무겁다라고요.

훈련을 받은 투수는 아무리 사회인야구라고 해도 체중을 실어 묵직한 공을 던집니다. 동전 야구장의 말랑한 공이 아니라 아주 딱딱한 가죽공을 100km 속도로 체중을 실어 던지는 것입니다.

그 공은 받아치게 되는데, 공을 끝까지 보는 훈련이 안된 초보자는 배트의 Sweet Spot(최대의 타격이 나오는 지점)이 아닌 그 아래에 맞기 일쑤입니다. 이 순간, 사회인야구하신 분들은 '아~'하는 탄식이 나올 겁니다. 고등학교 이후로 안맞아본 손바닥을 야구하면서 다시 맞는 것입니다. 공이 손에 맞은 것이 아니라 배트에 맞았는데도 무지하게 아픕니다. 그리고 엄지 부분이 뒤로 젖혀져서 한동안 주먹을 꽉 쥘 수도 없는 부상을 입게 됩니다. 

 

사회인야구인들의 꿈은 홈런입니다. 몇 년 동안 경기를 해도 홈런 하나 못치는 사회인야구인이 대부분입니다. 밤에 공원에 나가 배트를 휘두르고, 사무실에서 몰래 아령으로 근육훈련을 하는데도요.  

 

3. 타격을 한 후에 1루->2루->3루->홈까지 한바퀴 뛰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여러분이 장타를 쳤고 외야가 공을 빠뜨리면서 런닝홈런이 되었습니다. 무지하게 뛰어야 하는거죠. 직선거리 110m 20초대에 뛰는 분이 분명히 많습니다. 특히 젊고 몸관리 잘 된 분들입니다.

한 번 실제로 뛰어보도록 하죠. 여러분이 '딱' 소리와 함께 아주 잘 맞은 타구가 나갔습니다. 안타가 분명하죠. 무조건 뛰어야 하는겁니다. 1루를 향해 전력으로 달리는데 베이스 근처에서 속도를 줄일 수 없습니다. 분명히 1루 베이스를 훨씬 넘어서 허둥지둥 2루로 달릴겁니다. 2루는 구조상 훈련을 안받아도 안쪽을 밟고 최단거리로 달리게 되어 있습니다. 3루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턱까지 숨이 찼는데 공이 어디까지 중계되었는지도 돌아봐야 합니다. 공이 빠졌군요. 3루에서 죽었던 속도를 높여 홈으로 달려야 합니다. 홈 베이스는 뒤도 안돌아보고 달려야하죠. 죽을 힘을 다하고 들어오면 팀원들이 만세를 부르고 헬맷을 두들깁니다.

 

직선거리 110m가 다이아몬드 모양의 베이스를 달리면 140m 거기로 늘어나고 시간도 20초 대가 아니라 30초 대로 늘어납니다. 30대 중반의 몸관리 안된 분이라면 1분에도 못 들어옵니다. 3루 정도에서 주저 앉을 겁니다.

 

그래서 사회인야구에서도 주루 훈련을 합니다. 110m를 140m가 아니라 120m 정도로 줄여서 달리고 오버 베이스하지 않도록요.

실제 경기에서 내야안타를 치고도 1루 오버 베이스로 아웃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옵니다. 제가 감독할 때에 가장 '죽여버리고' 싶었던 에러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뛰는 것도 훈련이 안되어 있으면 경기에서는 민폐의 원흉이 됩니다.

 

4. 훈련받은 사회인야구 투수의 얼마나 빠른 공까지 쳐낼 수 있을까요?

타격훈련이 안된 초보자도 110km의 공이 동전 연습장처럼 일정한 간격과 위치에 계속 던져진다면 커트 정도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경기에서는 110km의 공은 보기 어렵고 90km 정도의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아주 다양하게 날아옵니다. 

가슴높이에서 무릎 바로 위까지 어느 높낮이로 올지 모릅니다. 오더라도 거리가 상당히 짧은 동전 연습장과 달리, 투수와 포수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위에서 아래로 사선으로 공이 옵니다. 

거기에 인코스와 아웃코스로도 갑니다. 총 9개 정도의 타격지점으로 공이 옵니다. 볼까지 생각한다면 그 두 배인 18개 이상의 타격지점으로 90km 정도의 공이 오는거죠. 


그래서 사회인야구 경기에서 어이없는 바깥쪽 높은 공에 아웃당하는, 초보자가 보기에는 황당한 일이 많이 벌어집니다.

 

무엇보다도 깎아내려치는 타격훈련이 안되어 있는 초보자의 골프스윙으로는 빠른 공이나 다양한 코스의 공을 도저히 쳐낼 수가 없습니다. 골프스윙의 유일한 타격점은 무릎 근처의 공인데 문제는 스윙궤적입니다. 

배팅이 뒤에서 한 번 출렁하면서 아래로 내려왔다가 올라가기 때문에 스윙궤적이 상당히 커서 조금만 빠른 공이 오면 못 맞추는 것입니다. 배꼽위로 오는 인코스는 아예 쳐낼 궤적이 아닙니다.

 

강남 야구장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입니다. 딸아이와 외출하는 길에 자주가는 곳인데... 제가 애용하는 가장 빠른 공 타석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여러 명의 젊은 커플이 초보자 특유의 골프스윙으로 붕붕소리를 내려 휘두르더군요. 대부분 헛스윙이었는데 '여기는 너무 빨라' 라는 당연한 소리도 하고, 어쩌다가 파울팁이 나오면 '아깝다~~'라는 소리로 응원하더군요.

그 친구들이 한참 치는동안 기다리다가 제 차례가 와서 올라갔습니다. 안가고 구경하는 것을 보니 흰머리 투성인 40대 중반 아저씨가 얼마나 망신당할지 궁금했겠죠.

첫 번째 볼이 정확하게 딱 소리와 함께 직선으로 날아갑니다. 두 번째 볼도 딱 소리와 함께 쭈욱 뻣어갑니다. 30개 중에 25개를 직선 타구로 쳐냈습니다. 딸아이는 항상 보던 것이라 심드렁한데, 그 친구들은 경악스러운 표정이더군요.

 

5. 여러분이 외야에 서있고, 선수출신 코치가 여러분 바로 앞에 높은 외야 플라이를 쳐준다면(외야 펑고) 여러분은 몇 %나 잡을 수 있을까요?

외야 펑고는 선수출신이 아니고서는 제대로 칠 수 없어서 정식코치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코치가 제게 물어봅니다. '외야 훈련이 안 된 팀원이 있나요?'라고. 죽어라 달려가며 받아내는 외야 플라이는 말할 것도 없고, 제 자리에 서서 받는 외야 플라이도 초보자는 80%를 받는 것이 아니라 80%를 떨어뜨리고 빠뜨립니다.

 

 

우선 캐칭볼 훈련이 안되어 있다면, 2~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공이 여러분의 글러브에 자기가 알아서 들어가주더라도 '여기가 아닌가보다'하며 바로 나갑니다. 공이 손바닥에 맞아 튕겨나가거나 글러브 웹에 맞고 튕겨나갑니다. 아닐 것 같죠? 여러분 가슴으로 던져주는 캐칭볼도 흘리는데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공은 안 흘릴까요?

왜 코치가 훈련여부를 물어봤을까요? 초보자들은 하늘 높이 올라간 공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공을 잃어버린다고? 뭔 개소리야? 하실텐데... 실제로 30m 높이의 공은 점입니다. 이것이 내게로 오면서 점점 커지는 것인데, 집중하지 않으면 순간 공을 놓치게 되고 바로 앞에 뚝 떨어져야 허둥지둥하게 됩니다.

자신의 2~3m 앞에 떨어지는 공은 20% 정도는 잡겠지만 자신의 뒤로 2~3m 넘어가는 공은 거의 100% 빠뜨립니다. 외야의 만세자세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나마 놓치면 다행입니다.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또는 잡겠다고 얼굴 높이에 글러브를 대고 있다가 시야를 가려서 얼굴에 공을 맞는 경우가 많이 나옵니다. 실제로 코뼈가 부러지기도 하고 실신하기도 합니다.

 

 

6. 여러분이 내야에 서있고, 제가 여러분에게 땅으로만 굴러가는 느린 땅볼을 쳐준다면(내야 펑고) 여러분은 몇 %나 잡을 수 있을까요?

조금만 움직여서 땅에 글러브만 대면 되니까 이것도 80%는 잡아낼 수 있겠죠?

이건 외야보다는 좀 낫습니다. 나이가 젊고 몸 관리가 잘 되어 있을수록 잡아낼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80%까지는 아닙니다.

차라리 통통 튀면서 오는 공은 낫습니다. 땅에 좌악 깔려서 오는 공은 '어라? 글러브를 댔는데도 빠져나가네?'라며 황당해할 겁니다.

사회인야구에서도 내야수들이 에러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허리만 숙여서 글러브를 대기때문입니다.

 

그리고 야 플라이 캐칭과 마찬가지로 캐칭볼 훈련이 안되어 있으면 글러브를 알맞은 순간에 땅에 댔더라도 아래 만화와 같이 각도가 안 맞아서 튀겨 나갑니다. 

 

 

100km의 체중을 실어 던진 공을, 온힘을 다해 깍아내려쳐서, 딱딱한 땅을 팡팡팡 튀기며 자신에게 날아오는 작은 공은 말할 것도 없죠.

 

그래서 여러분이 보기에 한심스러운 경로당 조기 축구회 수준의 사회인야구이지만, 개인훈련을 하고 경기로 감각을 익힌 것이 그 정도입니다. 

 

다음에는 초보자들이 개인장비를 구입하고 사회인야구팀을 선택하는 팁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만화는 다음에 연재되고 있는 '굿모닝 사회인 야구' 웹툰을 인용했습니다.

만화인데도 상당히 내용이 알차고 사회인야구의 가슴 아픈 부분만 콕찝어 대변하고 있는 강추의 만화입니다.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4983 

사회인야구에 관심있는 분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