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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잡설

이런 결혼식은 먼저 자리뜨면 평생 후회될 겁니다.

by uesgi2003 2013. 12. 9.


(12월 한 달 동안 전사 이야기는 조금 줄이고 사람사는 이야기를 늘릴 예정입니다. 제 서재에 강의를 듣거나 책을 보러 오신 것이 아니라 저와 커피 한 잔 하면서 음악을 즐기면서 한 해를 정리한다고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큰 조카딸의 결혼을 시작으로 이제 저도 다른 분들의 결혼식이 아닌 자식세대의 결혼식 초대를 받고 있습니다. 평생 기억하고 기뻐할 인륜지대사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결혼식조차도 30분 정도면 끝나죠. 식 전체 시간은 1시간이지만 입장대기와 사진촬영시간을 빼면 30분 정도도 안될 겁니다. 

그리고 하객 대부분이 서둘러 축의금내고 잠시 신랑신부 그리고 부모님 얼굴도장찍고 바로 식당으로 향하거나 다른 예식으로 급하게 달려가기 마련입니다. 



바램이 있다면, 제 딸아이는 양가 친인척만 모시고 예식이 목적이 아닌 진정한 결혼식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꼭 근사한 강변 야외가 아니더라도 양가 친인척이 노래자랑하고 가능하다면 운동시합도 하고요. 

그렇지만 딸아이와 미래의 사위의 뜻이 먼저겠죠. 딸아이 성격이 보통이 아니어서 아마 독특한 퍼포먼스는 할 겁니다. 고등학교 공인 댄스팀에서 메인역할을 했으니까 화끈한 신부의 댄스도 있을겁니다.


약 20년 전에 있었던 제 결혼식도 과장 좀 보태면 전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믹 영화의 한 에피소드로 사용할 만 하죠. 안사람과 연애 10년 차에 결혼을 했는데, 당시 중소기업에서 기술 세미나 기획과 진행을 담당하다 보니 결혼식은 물론이고 신혼집조차 알아보러 다닐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다행히 결혼식장은 아버님 연고가 있는 이북5도청에서 토요일에 저 혼자만 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명예 이북도지사 분에게 주례도 부탁드릴 수 있었죠. 신혼집(전세)은 신혼여행 후에 처음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적한 이북5도청에서 하다보니 시간이 충분했고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만 돌발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실향민인 아버님 그리고 장소가 이북5도청이다 보니 실향민 어르신이 대거 참석했고... 반가운 얼굴을 본 주례분이 그만 1.4 후퇴 기억을 떠올린 것입니다. 


"이렇게 장성한 아들의 결혼식에서 여러분의 얼굴을 뵈니 불연듯 1.4후퇴 생각이 납니다..."


젊은 분은 생소하겠지만 실향민 어르신의 눈내리는 흥남부두 철수 이야기가 나오면 그 날 하루는 다 보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버지가 군대에 있을 때는 말이지!"의 5부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주례사만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오죽하면 비디오 촬영기사가 테이프를 갈 정도였을까요... 나중에 비디오를 보니 자리를 뜰 수 없었던 화동(꽃돌이) 조카들이 울음을 터트렸더군요.


폐백까지 걸린 시간이 3시간... 신랑신부 감사인사를 드리러 로비에 나오니... 발목잡힌 친인척 극히 일부만 기다리고 있었을 뿐 아무도 없었죠. 저녁에 공중전화(핸드폰 없던 시절이니)로 일일이 전화걸어서 양쪽 친구들을 불러내서 한 턱 쏘았습니다. 

비디오를 보면 당시 대단한 미인이었던 안사람의 얼굴이 오만상이었고 부동자세로 1시간을 서있던 저는 기절 직전이었더군요. 야외촬영 때에 수학여행온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던 말이 있습니다. "신부가 아깝다!"


서둘러 자리를 떠나면 평생 후회할 결혼식 몇 장면을 가져와 봅니다. 이 중에는 당연히 광고목적의 조작영상도 있을 겁니다. 소리 높여서 여유있게 감상해보세요.


감동적인 신부 아버님의 소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용해 볼 만한 좋은 말씀입니다. 



이런 결혼식을 보면... 제 아내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감사하게 됩니다. 오랜 연애로 당연히 결혼하는 것으로 알았고 프로포즈도 없었고 결혼식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도 안썼습니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팀의 축가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좋은 퍼포먼스를 많은 분이 놓쳤군요.



재미있는 퍼포먼스의 연속인데, 카메라 촬영기법을 보면 광고용으로 보입니다. 



100% 광고용인데 미국에서 있었던 결혼식을 재현한 것이죠. 이제 세계 곳곳에서 이런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데 저는 참 보기 좋더군요. 



아무리 급해도 부페에서는 결혼식을 올리지 마세요. 결혼식 따로 잔치판 따로의 최악의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