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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정치

대통령과 청와대의 조문 쇼! 쇼! 쇼!

by uesgi2003 2014. 4. 30.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4년부터 JTBC의 전신인 TBC(동양방송, 군사정권의 언론통폐합으로 KBS로 합병)에서 했었던 '쇼쇼쇼'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납니다. 연식이 대번에 탄로나는데... 아니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합니다. 



무려 20년 가까이 한국 버라이어티쇼(춤, 노래, 코미디를 결합한)의 모든 것이었고 심지어 국딩이었던 저도 후라이보이(플라이보이) 곽규석씨, 구봉서씨 등의 젊은(?) 연기를 즐겼죠. 아니 그랬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당도높은, 아니 강도높은 국무회의 사과문쇼, 조문쇼 그리고 청와대 대변인의 사과유감쇼까지 3종세트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니 갑자기 50년 전의 쇼쇼쇼 프로그램이 생각나더군요. 


어디 한 번 대통령, 청와대, 정부의 쇼쇼쇼 3종세트를 한 번 볼까요? 


먼저, 강도높은 사과라는 신조어를 만든 국무회의 쇼부터 시작되었죠? 누군가 그러더군요. 학교에서 사고가 나서 많은 아이들이 다쳤는데, 교장이 아침회의 시간에 대학부모사과하고 가정통신문 보낸 꼴이라고요. 


평상시 모습대로 누군가 써준 사과문을 열심히 읽고 국무위원들은 열심히 적는 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섬찟한 장면이죠... 일개 비서실장의 태도입니다. 청와대와 정부 수뇌부의 혼맥상을 바로 눈치챌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잘봇한 상대에게서 형식적인 사과를 받으면 더 화가 나지 않나요? 당연히 가장 큰 피해자인 유가족은 받아들이지 않았죠. 


그랬더니 다시 청와대발 대변인의 원맨쇼(?)가 시작되었습니다. 일개 대변인따위가 말입니다. 



"사과 안 받아 유감" 민경욱 靑대변인 발언 논란


민 대변인은 30일 기자들이 "사과를 받는 유족들이 사과가 아니라고 말했는데…"라며 청와대의 반응을 요구하자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의 발언이 입방아에 오른 까닭은 '유감스럽다'라는 말을 사용한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사전에는 '유갑스럽다'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러운 느낌이 남아 있는 듯하다"라고 풀이돼 있다. 

...

한편 민 대변인은 기자실을 다시 찾아 "'유감이다' '안타깝다' 하는 말은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말이라는 것을 전하겠다"고 해명했다.

앞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대책회의는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5,000만 국민이 있는데 박 대통령 국민은 국무위원뿐인가.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거부했다. 

이 원맨쇼 역시 청와대 내부가 얼마나 문란한 지를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했었죠? 재난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했는지... 대통령의 조문행차도 쇼로 시작해서 쇼로 끝났습니다. 


하다못해 대기업의 사장/회장을 모셔본 분이면 다 알만한 내용입니다. 원래 높은 양반들은 다 그런거죠. 아랫것들이 알아서 하고 높은 분은 아무런 준비없이 현장에 가서 모습만 보여주고 사진찍으면 되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즈 기사대로, 슬픔과 수치심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로하려는 쇼를 기획한 것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50년 전만도 못한 수준의 어설픈 쇼쇼쇼는 전문 연예인들에게 맡기고, 국민의 눈물을 닦고 엎드려 용서를 빌며 본인의 입으로 읽은 '적폐' 덩어리인 청와대와 정부 수뇌부를 들어내야 하지 않을까요?


정치는 어차피 쇼라고요? 그렇더라도 최소한 리허설이라도 하는 성의를 보이던가요. 악어의 눈물이라도 쥐어짜 보던가요. 늙어서 잘 안되면 그냥 선거때 기억 떠올리면서 머리 숙이고 유가족 손잡는 쇼라고 하던가요. 




대통령은 퇴임(?) 후에 연기자 데뷰는 꿈도 꾸지 말기를 바랍니다. 얼굴표정연기도 초딩만도 못한데 상황연기는 더더욱 한심스러우니까요.


어설프다 못해 처참한 그녀의 쇼쇼쇼 연기 모습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묻겠습니다. 내년에 다른 사고가 난다면, 정부의 모습이 달라졌을까요? 최소한 이번 참사만큼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