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를 정치 선전이라고 거부감을 느끼는 분이 계실겁니다. 당연한 감정입니다.
전사를 오랜 동안 공부했던 저는, 이름모를 시민이나 말단 병사의 헌신으로 역사가 바뀌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 보다는 지도자의 자질과 결정으로 대제국이 생기거나 대재앙이 닥치는 경우를 더 많이 봤습니다.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고 여러분도 동의하실 겁니다.
제 도서관, 제 서재에서는 피비린내나는 전장터 얘기만 하면 삭막하니까 다른 이야기도 즐겨주십사 부탁드렸던 것 기억하시죠?
정치성향을 떠나, 가벼운 마음으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코사크의 해적질(?)에 대해서는 열심히 번역하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갑작스레 빠져든 분이 몇 분 계신데... 50%가 5%에 양보할 수 있다는 감동을 안겨준 안철수 교수님도 있고, 김 제동씨도 있고, 민주당의 박영선씨도 있고, 민주노동당 이정희씨도 있고, 아름다운 김여진씨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반드시 정치를 해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분이 있는데 바로 문재인씨입니다.
워낙 대단한 분인데, 뒤에 물러나 있으면서 묵묵히 일만 하시는 분이라, 최근에야 특전사 복무사진이 공개되면서 다른 분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두 가지의 행적때문에 이 분에게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최고의 권력을 가졌을 때에 일만 생각했고 스스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대통령 민정수석, 그것도 대통령의 친구였던 그가 권력을 스스로 버리고 떠났다는 것은, 일에 미쳐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잠깐 제 자랑을 하면... 절대로 문재인씨의 레벨은 아닙니다 ^^;... MS에 근무하던 첫 5년 동안은 휴가를 못갔습니다. 그리고 첫 해에는 365일 중 362일을 근무했습니다. 어느 토요일, 좀 늦잠을 자고 출근하려고 하니 꼬맹이였던 큰 딸이 그러더군요. "앗! 아빠가 있다"라고요.
덕분에 MS 회장상- 현 회장인 스티브 발머와 포옹하는 사진도 있습니다- 등 온갖 상을 다타면서 겨우 차장 레벨에서 팀 직원 6명 - 외국인 회사는 이사급도 팀 직원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MS에서는 팀원은 굉장한 권한부여입니다 -을 가지는 특혜도 받았습니다만, 결국 일에 지치고 사람에 데여서 제 발로 떠나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 분이 청와대에서 스스로 물러날 때에 "일에 미쳐있는,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분"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노무현전대통령에게 정치공작을 하던 사람(?)들도 이 분에게서는 얽어맬 구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10만원 헌금한 사람들까지 뒷조사를 했을 정도인데도 유시민씨와 문재인씨 만큼은 그들의 협잡에서 자유로웠습니다.
(그렇다고 한명숙씨가 혐의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깨끗한 분이 그 고생을 할 정도인데도 문재인씨는 아예 시작거리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아래의 일화를 보면 이 분의 무결성에 대해 잘 알 수 있습니다. 옆의 그림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클릭해서 꼭 읽어보세요.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지만 시위전력 때문에 판사 임용이 어려워 부산으로 내려가 법무법인 부산에 합류하면서 노무현 전대통령과 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냈으나, 건강 악화로 1년 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그러나 네팔 산행 도중 노 대통령 탄핵 소식을 듣고 달려와 변호인단을 꾸렸으며, 2005년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을 거쳐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냈다.
청와대 안에서 이정호 시민사회수석, 이호철 국정 상황실장 등과 함께 PK인맥을 대표했다. 윤태영 연설기획 비서관 등 핵심 참모진도 문 실장을 친형처럼 잘 따랐다고 한다. 참여정부 시절 '왕수석'으로 불렸다. 문재인은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모든 직원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상황을 명확하게 정리해내는 업무 스타일을 보였다.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이해찬 전 총리가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인사들과 내기골프를 쳤다는 소식을 듣고 고심하던 노 대통령에게 해임을 촉구했다고 한다.노무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한 17명 중 문재인수석과 이호철 비서관의 경남고 동문은 한명도 없었다. 두 사람은 아예 동창회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고 한다. 고교 동기인 고위 공직자가 文수석 방에 들렀다가 얼굴도 못 본 채 쫓겨난 적도 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단 한차례의 식사나 환담 자리도 갖지 않았다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문 실장에 대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다.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원칙주의자"라고 평가했다.
내년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저를 통치대상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으로, 자신을 최고권력자로 생각하며 군림하려 들지 않고 5년제 계약직 공무원으로 기꺼이 머리숙이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분이 우리나라의 대표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 그림에 좋은 문구가 있군요. "사람냄새가 나는 분이 대표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현대 > 사회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처럼 기대한 마이웨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0) | 2011.12.29 |
---|---|
10년을 완벽하게 퇴화하다보니 이런 사람이 서울의 리더가 되겠다고 하는군요. (0) | 2011.10.21 |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후보 투표 다녀왔습니다. (0) | 2011.10.03 |
안철수 교수님 많이 답답했겠군요. (0) | 2011.08.27 |
우리는 살아있는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0) | 2011.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