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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보스턴 성당에서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나홀로 즐긴 추억

by uesgi2003 2015. 9. 29.


20년 전 신혼여행도 배낭여행을 다녀왔을 정도로 자유여행을 즐깁니다 

처음가는 도시도 시티투어버스나 덕투어버스를 타지 않고 대중교통과 뚜벅이를 즐깁니다.


보통은 이런 시티투어를 즐기는데 체력이 안되거나 바쁜 분에게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말그대로 관광이 되기 쉽죠. 

 

저는 도착 첫 날부터 호텔부근을 탐색하고 분위기를 익힌 후에 다음 날부터는 마음내키는 곳으로 걸으며 즐깁니다. 그러다 보니 황당하게 유명관광명소를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보스턴에 갔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덕투어버스에 올랐지만 저는 뚜벅이를 선택했고 크지않은 성당에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개방시간인 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둘러보는데 신부님이 파이프 오르간 연습을 시작하더군요.

(당시 사진을 찾을 수 없어서 다른 성당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사진보다는 훨씬 작고 고적한 곳이었습니다.)

 


잠시 듣다가 혹시 장엄한 곡을 연주해주실 수 있는 지를 정중하게 물었는데 성당 내에 다른 분이 있으니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저 혼자 남았을 때에 웅장한 미사곡을 연주해주셨고 중저음의 감동을 만끽했습니다. 너무 좋아서 기립박수를 쳤더니 미소로 답하시고는 다른 곡을 더 연주해주셨습니다.

생각같으면 한 시간 정도 매달리고 싶었지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떨어지지 않는 발을 돌려야했죠.

 

한 번 상상해보세요. 몇 줄기 빛이 들어오는 조용한 성당 안에서 신부님의 미사곡을 혼자서 즐기는 그 감동...

 

그리고 많은 분들이 보스턴공공도서관 앞에서 사진찍고는 급히 이동하는데 저도 그랬으면 정말 귀한 경험을 놓칠 뻔 했습니다.



자료를 한창 모을 때라 서점도 지나치지 못하던 때이니 저는 당연히 들렸겠죠?

잠시 보스턴도서관에는 어떤 역사책이 있는 지를 보려고 잠시 들렀는데...

 

(역시 사진을 못 찾아서 다른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이건 도서관이 아니라 미술관 수준이더군요. 그렇게 끌려 결국 도서관을 완전히 다돌아다면서 화려함, 고적함, 엄숙함 모두를 느끼며 또 다른 감동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뚜벅이 여행을 즐기다 보면 감동, 피곤과 짜증 등이 더해지면서 그 도시가 나만의 색을 가지게 됩니다.

 

ps. 뉴욕지하철은 떠나는 날까지 적응이 안되어서 고생했습니다. 도대체 상하행선이 왜 그렇게 다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