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도 어학 학사, 경영학 석사이고 IT S/W 개발업계에서 10년 훌쩍 넘는 경력이어서 나름 세상읽는 눈이 있다고 자신했는데 자만이었군요.
눈과 귀를 닫고 배움을 멈추는 순간부터 노인이 된다고 말해왔는데 제 자신에게 할 경구였습니다.
알파고와의 바둑대결에서 저는 자신만만하게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계산하는 로직뿐인 인공지능은 상대가 안된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이세돌9단이 1승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일 정도로 일방적입니다.
인간의 창조적인 능력에 대해 자신했던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커뮤니티마다 딥러닝에 대한 해박한 정보부터 인공지능의 인간지배라는 철부지 소리까지 마구 쏟아지고 있습니다.
뭐, 인간지배가 언젠가는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터미네이터처럼 미래의 확실한 계시를 받아 ‘알파고’를 부수거나 개발자를 죽일 수 없으니 그건 몇 대 후손에게 맡기기로 하죠.
아내는 이번 대국을 무척 긍정적으로 보고 있더군요. IT는 가능성으로만 머물렀던 인공지능을 현실로 입증했고 사람과의 공존영역을 넓혔다는 것입니다. 바둑도 자존심은 상했지만 구글못지 않게 바둑열기를 모을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요즘 개인용 웨어러블 PC (구글 안경 등)와 자율주행 자동차를 보면 작아지면서도 강력해지는 H/W 기반 위에서 인공지능이 가져다 줄 편리함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장난감 수준의 PC가 20년이 지난 지금 대체한 사무실 인력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몹시 무거워집니다. 6~70년 세대는 한 직장/직종을 평생 가져갈 수 있었고 그대로 은퇴해 노년을 보내는 것이 공식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런 인생경로가 불가능합니다. 10년 후에 사회인이 되는 아이들이라면 더더욱 미래의 직업이 불안해집니다.
알파고의 수준을 확인한 지금은 사라질 직업이 더 이상 가십거리가 아닙니다.
20년 후에는 기본적인 데이터 수집가공하는 반복직업은 완전히 사라질테고 방대한 지식기반Knowledge Base으로 의사결정규칙Decision Rule으로 대체할 수 있는 고급(지식)직업도 대부분 대체될 것입니다. 위의 목록에는 안 나와 있지만 의사/약사도 대부분 대체될 직업입니다.
특히 이번 알파고처럼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컴퓨터의 자원(연산능력과 정보)을 이용한다면 대체될 직업은 더 많아집니다.
에이 무슨~ 하실 분은 인공지능이 단 4시간 만에 학습한 결과를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높아진 생산성만큼 사람의 급여, 복지, 여가가 늘어나면 좋겠지만 지금까지의 '부의 집중'을 보면 그럴 리가 없죠. 특히 사람을 저가의 교체부품으로 여기는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럴 리가 없죠.
그래서 인공지능의 현실과 미래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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